내 눈의 티부터 없애는 노력이 관건이다!

정광설 2004.12.08 16:36 조회 수 : 1432



면담을 하다보면, 환자들로부터 불평을 듣는 경우가 더러있다.
특히 고부간에,  부부간에 갈등이 있어서 고생하고 있는 주부들의 경우,
종종, "선생님은 남편이 속썩여서 왔는데, 왜 나만 뭐라고 하세요?"하고,
다소 원망섞인 볼멘 항의를 하는 경우가 있다.


대인관계에 있어서 어느 일방만이 전적으로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특히 어려서부터 서로 다른 환경에서, 서로 다를 수밖에 없는 가치관이 형성된 후,
어른이 되어 만났을 때, 내 입장에선 내가 옳지만,
상대 입장에 서 보면, 또 그 입장도 이해될 수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따라서 법적인 판단과는 또 달리,
어려움을 해소하고 극복하고 도와주는 입장에 있는 의사로서,
남편이나 시부모의 잘못을 인정하고 같이 입을 모아 성토하기를 기대하는 분들께,
쉽게 동조하기도 어렵고 또 실제로 대단한 어려움 가운데 있는 분들의 요구를,
나 몰라라 하기도 힘들고, 어려움을 느낄 때가 많이 있다.


성경 말씀에,
"형제의 눈속에 있는 티는 보며, 네 눈속에 있는 들보는 보지 못하느냐!"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고 성찰해야 함을 교훈하신 귀절이 있다.


대인관계에서 불편을 느낄 때 크고 작음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서로에게 각각 문제가 있을 수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설혹 상대의 눈에 들보가 있고, 내 눈에는 티 밖에 없다 생각해 보자.
나는 상대 눈 속의 들보 때문에 괴로운가, 아니면 내 눈 속의 티 때문에  괴로운 것인가?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세상을 살아가노라면 무수한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고,
이때에 중요한 관점은 이러한 어려움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극복하며,
참다운, 보람있는 삶을 이룩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일 것이다.


따라서 불편한 원인이 없기만을 기대할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의 적응력을 키우고 회복력을 키우고 또 융통성을 넓혀나가는 노력이 필요하고,
우선 내 눈 속의 들보를, 또는 그것이 작은 티 일지라도, 내 눈속의 티부터 제거해서,
내 눈을 먼저 밝게, 맑게 만드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정신과에서의 면담치료란,
무엇보다도 스스로를 돌이켜보고, 스스로의 문제를 찾고,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는 잠재력을 발견하고 극대화시키는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비단 정신과 의사와의 면담에서 뿐 아니라 어려움을 함께 상의하는 모든 경우에,
나의 힘듬에 동조하고, 나와 함께 적(?)을 성토하길 원하는 자세보다는,


나의 이런 상황을 듣고 어떻게 생각되는가, 나에게 어떤 문제가 있음을 발견했는가,
내가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편하게 할 수 있어서 그 결과가 나에게까지 미칠 수 있겠는가 하는,
좀 냉정하고 유연해지는 자세를 갖도록 노력함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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