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사랑하는 것과, 자식의 종 노릇 하는 것은 다르다.
엄마는 종이 아니어야 한다.
자식이 엄마를 종 대하듯 하도록 해서는 안된다.


엄마는 어른이어야 한다.
어른은 가르침을 베풀고, 아이가 설혹 싫어도,
엄마의 말을 따르지 않을 수 없는 권위가 있어야 한다.


종은 시키는 대로 하는 존재이고, 이견이 있어, 의견을 피력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할 수 없는 무력한 존재이다.
아무리 옳고, 좋은 소리도, 종의 생각은,
주인에게 받아들여 지지 않으면 효과가 없는 것이다.


어른의 의견과, 가르침은 다르다.
아이가 원하지 않을지라도, 아이에 대한 구속력이 있고, 강제함이 있고,
따르지 않으면 안되는 당위성이 있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종은 어른이 아닌 것이다.
종은 종이지, 어른일 수는 없는 것이다.




아이가 세상에 태어난지 한달만에 남편을 사별하고 엄마 홀로 애지중지 키운 아이가,
자기 맘에 안 든다고 집안 물건들을 부수고, 화분을 깨고, 컴퓨터 집어 던져 부수고,


겨우 초빙해온 상담 선생님을 우산으로 머리 패서 쫓아버리고도,
분이 안풀려 씩씩 거리며 잠 못드는 아이를,


그래도 잠은 재워야 되지 않겠냐 면서, 아이 등을 긁어주고 다독거려 재우면서,
"그래도 참고 사랑으로 대해야지..."하며, 스스로를 달래려 애쓰는 엄마를 보며 든 생각이다.



아이에게 엄마는 절대적인 보호자이고,
끝 간데 없는 사랑과 희생의 공급자이고,
생명과 생존의 원천이고,
스트레스 해소의 최후의 보루일 수도 있으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엄마는 아이가 맨 처음 만난 어른이고,
맨 마지막 까지의 어른이란 것이다.


어른은 아이가 어른을 어른으로 인정해서 어른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이의 허락과 동의가 있어서 어른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 아이의 진정한 어른이라는,
어른으로서의 소명의식을 갖고 어른 노릇을 행함으로 가능한 것이다.
적어도 내 핏줄에 있어서는 그러한 것이고, 그래야 하는 것이다.



나는 내가 낳은 아이의 어른인가?

내 아이의 종 노릇 하느라 애쓰면서, 사랑인 줄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허허벌판 무지공터에서 종을 거느리고, "어디로 가는 것이 옳을까?"를 고민하는 아이와,
어른의 손을 꼭 잡고, "어디든지 인도하시는 대도 따라갈께요!"라며 어른을 바라보는 아이를 생각해 보자.


누가 평안하고 행복할까?

아이는 어른이 되기 위해,

어른이 될 때 까지,

어른이 필요한 것이다.



어른의 인도가 없으면,

어른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이 개인의 성숙이고,

인류의 역사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어른이 어른 노릇하고,

필요할 때 단호한 결정을 내려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엄마를 종으로 대하는 것보다,

더 큰 패륜이 없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나는 사랑인 줄로 착각하고,

실제로는 패륜을 조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것이다.



엄마는 어른이어야 한다.

엄마는 엄마여야 한다.

아이의 종이 되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내 욕심으로,

내 아이를 패륜의 파멸로 인도함인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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