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집의 공용 리모콘에 지나지 않아요!"

정광설 2008.06.10 09:06 조회 수 : 505

  '엄마'라는 말은 마음의 고향이고, 생명의 원천이란 생각을 떠 올리게 한다.

  '아내'라는 말은 마음의 안식처이고, 언제든지 나를 받아주고, 평안을 보장하는, 기댈 수 있는 언덕이란 느낌을 준다.

  이것이 당연한 줄 생각하고, 마음껏 엄마와, 아내를, 내 멋대로, 수호천사의 위치에 올려 놓고 부려먹는 사이,
정작 그 아내이고 엄마인, 그 존재는, 스스로를 수호천사이고, 해결사이고, 이 집안을 지탱하는 귀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자부심과 보람과는 관계없이, "나는 우리 식구의 리모콘일 뿐 입니다!"하는, 자조 속에 빠져있는 것을 모르고 있었음을 알게 됐다.


  40대 초반의 주부가 여러 스트레스 증상을 호소하여, 면담하고 몇가지 검사를 하는 중 들은 말이다.
쓸쓸한 웃음을 지으며, "나는 리모콘이예요. 그런 얘기 친구들 만나면 많이 해요."하면서, 아직 그것도 모르냐는 듯
나를 쳐다보는 그 얼굴을 대하며, "이건 아닌데!"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요즘 여권 신장이 어떻느니 하면서, 여성들의 법적 권리향상은 다소 있었을런지는 몰라도,
제일 중요한 여성인, 우리의 아내요, 엄마인 여성들에 대해서는, 말없이 자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을,
당연하게만 여겼지, 정작 신경을 제대로 못써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주부들을 일에서 벗어나게 하여, 놀이동산으로 보내자는 얘기가 아니다.

  주부들의 역할이 당연한 것 이전에, 우리의 삶을 가능케 하는, 절대적으로 중요하고, 고마운 일 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하고, 그러한 마음을 먹고, 먹도록 가르치고, 그것을 표현하고, 실천해야 겠다는 것이다.


  조국이, 잊지 않고, 나라를 위해 산화한, 고맙기 한량없는 선열들의 유해를 찿아 안장해 드리고,
고마운 마음을 항시 되새길 때, 나도 언제든지, 그분들 처럼, 조국과 민족을 위해 죽을 수 있는
마음이 있을 수  있게 되는 것 아니겠는가?

  마찬가지 아닐까?

  엄마의 고마움을 알면서, 고마운 표정으로 엄마에게 부탁하는 것과,
"이 정도도 못해 줄려면, 어머니! 왜 날 나셨수?" 하는 표정으로, 종 부리듯 시키는 것은,
다르고, 또 다르게 받아들여 져야 할 것이다.


  "이것도 못할꺼면, 왜 결혼했어?" 하고, 필요한 것 시키기 위해, 편한 생활 하기 위해, 결혼한 것 으로 착각하고,
아내를 부리러 들면, 아내가 이렇게 말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리모콘이냐.......???!!!"

  얼마나 큰 소리를 치고, 경제권을 갖고, 하고 싶은 대로 친구 만나고, 엔조이하고 등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깨닫고, 진정한 가족과 가정을 회복하는 것이, 이 시대의 가장 급한 당면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내 아내는 혼자 쓸쓸히 웃으며, "나는 리모콘인데 뭘..."하고 있지 않은지 아내를 바로 살펴야 겠다.

  나는 우리 엄마가 보람보다는, "나는 리모콘인데 뭘..."라면서 자조의 웃음을 짓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필 줄 아는 자녀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가깝다고 생각하면서, 그냥 내 생각대로 편히 써먹고만 있는 것은 아닌지, 나의 자세를 돌아봐야 할 것이다!  





















@#$ *+ㄱㄷㅈㅊ0     

댓글 8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4 사람은 몰이의 대상이 아니어야 한다! [12] 정광설 2008.06.18 451
203 남편은 학생, 아내는 직원? 정광설 2008.06.17 508
202 왜곡된, 과대평가의 결과는? @ [8] 정광설 2008.06.16 429
201 유전, 교육, 깨달음의 차이는? @ 정광설 2008.06.16 441
200 보다 분명한 것은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이 아니라, 지금 살아있다는 것이다! [8] 정광설 2008.06.14 396
199 고급 인간!? Vs 하급 인간!? @ 정광설 2008.06.13 433
198 초자아 공백(Superego Lacunae).....폭력의 통제되지 않는 분출!@ [6] 정광설 2008.06.12 935
197 못 배운 것 한하지 말고, 할줄 아는것 당당해 하며 살자! 정광설 2008.06.11 458
» "나는 이 집의 공용 리모콘에 지나지 않아요!" [8] 정광설 2008.06.10 505
195 "진리는 뻔한 소리다!" 정광설 2008.06.09 5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