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니까, 사람들 반응이 제각각이다.
그냥 추워졌다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금방이라도 얼어죽는 것 처럼, 덜덜 떨며 호들갑을 떠는 경우도 있다.
똑같이 주어진 환경의 변화에 대한 반응이,
참으로 여러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개인차가 있는 것이다.
진료를 하다보면,
"그만한 신경도 안쓰고 사는 사람도 있나요?"하면서,
신경이 쓰이고 마음이 상해서,
그 영향으로 신체적 또는 심리적인,
어려움이 생길 수 있는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고,
몸에 분명히 무슨 이상이 있어서 라고 생각하고, 그 생각에 매달리거나,
아니면 증상 그 자체에만 매달리는 경우를 흔히 접할 수 있다.
30대 중반의 여자 환자가 있다.
벌써 상당기간 외래진료를 받고 있고,
가끔 어려움을 느낄 때면, 와서 상담도 하고, 약도 쓰고 있다.
오늘도 근 한달여 만에 방문하였다
"그 동안은 잘 지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가슴이 두근거리고,
머리가 짓누르고 무겁고, 아랫배도 싸르르하고 찌뿌둥한 것이 힘들다."
별일은 없었는데 괜히 그렇다는 것 이었다.
이야기 하던 말미에,
며칠전에 신경을 쓴 일이 좀 있긴 있었단다.
"하지만 그만한 신경 안쓰고 사는 사람도 있냐?" 하면서,
"남들도 다 쓰는 신경이니까, 나의 증상과는 무관한 것 아니냐!" 하는 자세다.
실제로 증상이, 신경을 쓰면서 동시에 나타나기 시작했는데도,
연관을 지어서 생각하는 데에는 익숙하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원인을 밝혀내고,
그 원인이 되는 요인들을 조절하고, 적응해서,
증상 자체가 일어나는 것을 예방해야 하는데,
예방에는 익숙치 않고,
증상 그 자체에 매달리고, 힘들어 하고,
증상이 조금 들해지면 마음 놓았다가,
언제 또 그런 증상이 와서 괴롭힐까 하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내게 되는 것이다.
다음부터는, 어려움이 생기면,
그 즈음해서 생활속에 있었던 변화를 두루두루 살펴볼 것을,
단단히 약속하고 돌아가셨다.
맨발로 작은 돌을 밟았을 때 발바닥이 더 아프고,
작은 돌에 걸렸을 때 넘어지는 법이다.
사소한 일이 심리적인 변화를 더 잘 일으킬 수도 있고,
치사하고 챙피해서 말도 못하고,
속으로 끙끙 거리다 보면 곪아서 큰 고통을 느끼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사소한 일이라도, 개인차가 있어서,
남에겐 별 것 아니어도 나에겐 고통스러울 수가 있음을 생각하고,
심리적인 작은 변화화, 신체적인 고통 사이의,
상관관계를 밝히고 감지하는데 익숙해지면,
원인을 제거하고 조절하는 능력이 커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