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란해서요........

2003.04.16 00:02

정광설 조회 수:813

저희집은 그냥 평범했습니다.
경제적으로는 약간 부족한 듯 했지만
항상 믿고 뒷바라지 해주시는 부모님께 늘 감사했습니다.

아버지가 5년 전쯤 보증을 섰다 잘 못되는 바람에 고생을 꽤나 하고 있는 중 입니다.
아직도.. 그 빚을 떠 안고 살고 있으니까요.
이렇게 생각하니 꽤 기네요..
그냥 저냥 지나가버린 세월이였는데...

고등학생이여서 그런지 그땐 아무 말씀도 안 하셨는데
대학에 입학하고 나니까 말씀하시더군요.

전... 집과는 먼곳에 대학을 다녀...다행히 기숙사 생활을
해서 돈은 많이 줄일 수 있었습니다.
차비 만원을 포함해, 먹고.. 쓰고.. 2만원으로 일주일 용돈은 3만원이였습니다.

그래도 불만이 없었습니다.
애쓰시는 부모님 생각에도 그렇지만 그냥 원래 성격이 돈 쓰는걸 별루 안 좋아해서 그런지.. 괜찮았습니다.

결국 올해 그렇게 집을 넘기지 않으려 했는데...
우체통에 넘쳐나는 독촉장, 신용불량자 경고 장에 법원 출두 명렁 서를 이기지 못하고 집을 팔았습니다.

한.. 삼천 오백에 넘긴 것 같습니다.
그래도 빚을 다 못 갚았습니다.

그냥 눈물이 납니다.
엄마 아빠는 고생만 하셨는데... 아무 잘못 하신 것 없이 정도 많고... 남한테 피해 한번 준것이 없는데 왜 이렇게 됐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집은..엄마가 태어나고 자란 동네고...외할머니가 돌아 가신곳.. 제 모든 세월을 보낸 곳이기도 하죠.
그래서 그런지 집에 대한 애착이 큽니다.

엄마는 요즘 계속 우시기만 합니다.

저는 옆에서 울지 말라고 차갑게 말하지만.. 저도 이런 저런 생각에 마음이 무척이나 심란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누구에게 특별히 하고 싶지도... 않고..
그냥 답답한 마음에 글을 올립니다.
누군가는 읽어 주겠지 하는 맘에서...

드디어 내일 모레 이사합니다.
15만원짜리...
보증금도 없이 한달에 15만원만 내면 됩니다.
왠지 빚이 조금 남았다는 기분에 홀가분하기도 하지만...
전 왠지 대책 없는 사람으로 보입니다. 제가요...

2년제를 졸업하고 일년은 일하다 시험을 봤는데 잘 안 됐습니다.
그 형편에 그런걸 했다니.. 웃깁니다.
더그런건.... 올해 백수였습니다.
스트레스때문에..많이 안돼 보였는지.. 집에서 좀 쉬라고 한 것이 그냥 저냥 흘러가고
시험에 대한 미련때문에 올해 다시 보려 지금 공부하고 있습니다.
돈도 안 벌구요...
한달에 16만원은 쓰는것같습니다. 차비랑 밥값...
거기다... 학원비 18만원...
그런 돈 생각을 하면 답답해서 죽을 지경입니다.
열심히 하면 되지.. 라는 생각을 하지만
맘이 잘 잡히지가 않습니다.

친구들 만나는 것도 솔직히 꺼려 집니다.
자연 스레 돈을 써야 하니까요...
자꾸 숫자로 계산하는 제가 어떨땐 두렵습니다.
돈 쓰는 일이 가장 두렵고 죄송한 일이 되버렸습니다...

전 사람들이 심란해서 잠도 안 온다는 말이 무엇인지 알듯도 합니다.

긍정적으로..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스스로 그렇게 타일러 보지만 가슴속에 무언가 꽉 들어 찬 기분입니다.
제가 이런 상황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것이 너무 싫고
밉습니다.

지금 제 큰 바람은 엄마가 울지 않고.. 아빠가 고생하시지 않는것인데... 너무 큰 소원일까요...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제가 잘 버텨 나갈 수 있을지.........

한때는 집에 들어 오기 싫을만큼 모든 상황이 싫었지만...

잘 하고 싶습니다.

너무 답답해서 ... 좀 길었죠....

이렇게 누군가에게 이야기도 하고.. 울고 나니 기분이 좀 후련해지는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런 글 올려서.....

    

* steelblue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4-03-13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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