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은 죄악인가, 아니면 보약인가?

정광설 2008.05.03 13:45 조회 수 : 709



오늘 진료를 하면서 이런 일이 있었다.  

젊은 친구인데, 평소에 말하는 것이나 행동하는 것이 완전히 FM인 청년인데,
진료를 시작하자 마자, "이번 주는 참 어려웠습니다. 범법행위를 몇번 저질렀습니다."고 말하는 것 이었다.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어머니 카드로 몰래 물건을 주문했다가  들통이 나서 취소하는 일이 있었고,
또 차를 아버지 허락 안받고 몰고 나간적이 있었다고 하면서,  


어두운 표정으로, "나는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는 게 있어요."라며,
자신을 작은 충동조차도 이기지 못하는, 문제있는 존재로 규정하고 있었다.


세상에 내면에서 올라오는 충동을 항상 이기기만 하는 사람도 있을까?
충동을 이길 자신이 없으니, 아예 충동이 생기지 않게 원인을 제거하거나 그런 환경을 피해 무인도에 가서 살면,
그럴 수도 없겠지만, 그럴 수 있다손 쳐도,그게 과연 바람직한 인간으로서의 삶이라 말할 수 있을까?


세상에 충동을 전적으로 통제하고 이기는 사람도 없겠지만,  
전적으로 충동에 지배 당하고, 항상 지기만 하는 사람도 없는 법이다.  
그가 사람인 한에는 말이다.


무슨 의미냐 하면,
충동은 이기고 지고의 대상이 아니라, 조정하고 다스리고 활용할 대상이고,
동기 유발이고,  변화의 원천적 계기일 수 있으며, 또 그렇게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현상인 것이다.


엄마 몰래 뭘 좀 하려다 들켜서 혼났으면, "엄마 속 좀 썩여 드렸는데, 지금 반성하고 하고 있습니다.
앞으론 절대로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지 결심했어요." 하면 될 일을,


"범법행위를 했다! 나는 충동을 못이기는 사람이다!" 하고 스스로 규정 지으면,
스스로 만든 올무에 걸려서, 후회와  좌절과 스스로를 평가절하 함으로,  
삶이 불행의 나락으로 빠져드는,  사탄이 즐거워하는 결과를 낳게 되고마는 것이다.


충동이 없으면 아무 변화가 일어날 수 없다.
그냥 본능의 지시대로 움직이다, 졸(拙)하게 되는 짐승의 길을 갈 뿐인 것이다.


충동을 거부하는데 힘을 뺏길 것이 아니라,
잘 다스리고 적절한 강도와 속도로 나의 발전과 바람직한 변화를 일구어 내는,
아름다운 의욕과 소망으로 승화시키는 노력에 촛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허무라는 병처럼 무서운 병이 없다고 들 한다.  
타버린 불꽃 처럼, 아무런 충동도 변화도 없는 것이 우리의 바라는 바가 되서야 되겠는가?


충동에 지는사람으로 스스로를 규정하고,  그 올가미에 걸려있거나,
충동에 질까봐 두려워서  피할 생각에만  머물지 말고,
충동의 에너지를 조절하고, 활용하여, 스스로의 삶을 활기차게 영위할 각오를 다지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충동을 죄악시하여 도망다니지 말고,
보약으로 승화시켜 활기찬 삶을 이루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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