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기 싫어? 간단해! 하지마!"


공부하란다고 신경질 부리는 학생이 오면 가끔 쓰는 말이다.
공부 안 할 권리도, 있다면 있는 거니까 정 하기 싫으면 안해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하면,
공부하기 싫어, 엄마하고 실갱이 하다 온 친구들이 고마워 하기 보다는,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나!"하고 어처구니 없다는 듯 쳐다보기 일 수 이다.


가끔은, 진짜로 반가워 하며 응원군을 만나서 기쁜 듯 엄마 쳐다 보며,
"봐라!" 하는 식으로 "이젠 진짜로 공부 안해도 되지?"라는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런 아이에게 왜 엄마들은, "제발 공부 좀 해 주십소사!"라고 사정하는지 모르겠다.


으아한 듯 쳐다 보는 아이들은 버릇이 잘못든 것이다.


오냐 오냐 달래고, 지가 당연히 할 것도 폼잡고 하고, 해 주듯 하고,  
차려준 밥 먹고 착하다 소리 들으며, 그게 당연한 줄 잘못 키워진 경우라 볼 수 있고,
그래도 그런 경우는 자신의 문제를 깨달을 가능성이 얼마라도 있지만,


공부 안해도 된다는 걸,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아이들은 정말 난감함을 느끼게 된다.
아이들 공부만 그런 것이 아니라 어른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어짜피 할 일이고 또 그 직장 때문에 먹고 살고 있으면서 직장 불평이 입에 달려있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간단하다!, 그만두면 된다!" 그런데 그럴 수 없는 것을 누구보다 본인이 더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그만둘 형편도 아니고, 그럴 능력도 없는 것이다.


같은 일을, 툴툴거리며 마지못해 억지로 하는 것과,
기왕에 할 일, 즐겁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자고 달려들어 하는 사람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이다.  
그 일을 끝내고 느끼는 피로의 정도가 다를 뿐만 아니라, 그 피곤에 대한 주관적 느낌이 사뭇 다른 것이다.


축구동우회 멤버가 돼서, 신나게 한 게임, 풀 타임을 뛰었을 때,
그 피로도를 과학적으로 측량한다면, 상당한 중노동을 한 경우 이상으로 나올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짜증이 나는 것이 아니라 온 몸에 활력과 기쁨이 가득할 것이다.


그러나, 노동, 그것도 별로 원치 않는 것을 억지로 했을 때라면,
피로의 과학적 데이터는 비슷할 지 몰라도 그 기분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차이가 날 것이다.


직장이나 대인관계에서도, 바로 이렇듯 억지로 하는 마음의 상태에 자신을 스스로 갖다 놓고,  
동료를, 가족을, 사회를, 국가를, 운명을 원망하며,
하루 하루를, 피해의식에 사로 잡혀, 불행한 나날을 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간단하다!  

하기 싫으면, 안하면 된다!  

그러나, 안하면 안된다 싶으면, 기왕에 할꺼면, 최선을 다하도록 노력하자.

열심히 하다 보면, 싫던 것이 좋아지는 효과가 생기기도 하는 것이다.

공부도, 일도, 사람 관계도,  다 해당이 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부부간에 있어서, 아닌 말로 이왕 살기로 작정한 마당이면,
죽기 살기로, 상대의 맘을 사로잡는 노력을 하는 것이, 현명한 삶의 태도일 것이다.  


결혼은 해놓고, 깨작 깨작 상대의 험을 뜯으며, 상대를 기분 나쁘게 곤욕스럽게 하면,
결국, 그 효과는 나에게 가장 진하게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싫으면, 그만두는게 옳다는 말이 아니라, 기왕 할 일이면 최선을 다하자는 의미로 드리는 말씀이다.


이렇게 일하고 싶어도 일 할 수 없어 애타는 사람을 생각하면,  
비록 힘들고 불평거리가 있을 지라도 일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고마음을 느낄수 있을 것이다.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일을 사랑하려 노력하고, 자신의 삶을 보람있게 일구어 가는 것은,
싫고 좋고의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집중하여 최선을 다하여,
원하는 바를 제대로 이루기 위하여 여하히 노력하느냐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

댓글 0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4 '사람(人間)'급 인생(人生)! 정광설 2008.05.07 698
113 '개(犬)'급 인생(人生)! 정광설 2008.05.07 779
112 '돌(石)'급 인생(人生)! 정광설 2008.05.07 866
111 "어머니! 저 친정 갔다 올께요, 내 남편 밥해주지 마세요! 뜨거운 맛 좀 보게요!" 정광설 2008.05.06 1246
110 "아버지! 보험료 밀리셨는데요! ㅋㅋ" 정광설 2008.05.05 1006
109 "누구든지 나타날려면 나타나라! ㅎㅎㅎ" 정광설 2008.05.05 671
108 "너만 일 있냐? 나도 있어! 그래?, 그럼 우리 각자 알아서 놀자!!" 정광설 2008.05.05 745
107 당신 덕분이요 ! Vs 제발 방해 좀 말아라 ! 정광설 2008.05.05 643
106 샌드위치 ... 이젠 내 차례! "그러니 나보고 어쩌란 말이야!!!" @#*0 @ 정광설 2008.05.05 560
» "싫으면? 간단해! 그만 두면 돼! 이왕 할 꺼면 최선을 다하고!" 정광설 2008.05.04 6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