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어리광! 아내의 어린냥!

정광설 2008.05.09 08:46 조회 수 : 1330



  "애들은 아프고 나면 어려진다!"는 어른들의 말씀을 들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퇴행'이란 정신기제에 의해 설명될 수 있는, 아이들이 어려움에 부딪쳤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아이들 나름대로의 생존전략의 한 형태란 것이었다.

  아이들 뿐 만 아니라 어른들도 병이 들거나 가족이 병이 들어, 여러가지로 스트레스
쌓이고 힘들게 되면 퇴행의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병원에서 환자끼리 소란이 인다거
나 간호사와 환자나 그 가족들이 언성을 높이고 섭섭해하는 것들을 보면, "왜 주사를
빨리 안 뽑아주냐!"라든지, "왜 뜨거운 물을 빨리 안 주냐!"같은, 조금만 참고 양보하
면 별 문제 되지 않을 일 들도 문제로 대두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렇게, 살면서 어떤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을 때, 더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 할까, 나
이와 처지에 맞지 않는 어린 반응을 보이는 것을 퇴행(退行)이라 한다.


  이 퇴행이란 현상은 병적 심리현상이라 볼 수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지극히 정상적
인 심리작용으로서, 우리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활력과 살 맛을 재충전하는 지름길
이 되기도 한다.

  이놈 저놈 육두문자 써 가며 호떡 집에 불난 듯 시끄럽게 떠들며 소란을 떨던 한 무리
의 신사들이, 회식 끝나고 신발 신고 헤어지면서 인사하는 것 보면, 언제 그렇게 난장
판으로 떠들던 사람들인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정원장 잘가. 다음에 만나. 건강 조심
하구."한다 든지, "어이 김교수. 세미나 잘해."하고 격려하는등, "아니! 이 사람들이
아까 그렇게 엉망으로, 꼭 장바닥의 애들처럼 떠들던 사람들 맞나?"하는 생각이 들 정
도로, 젊잖은 모습으로 원위치(?)되어 헤어지는 것을 볼 수 있는 경우가 있다.

  모임이 끝나고 돌아가면서, "모처럼 어린시절 친구들 만나서 싫컷 떠들었더니 스트
레스가 싹 풀렸네. 다음 달에 또 나와야지!"하고 흐뭇함에 젖어들 수 있는 것이 바로
퇴행이 난무(?)하는, 그래서 상대 배우자에게 그렇게 혼나고 핍박(?)받으면서도 기를
쓰고 참석하고야 마는, 어린시절로의 회귀(퇴행)가 공인되고 허용되는 마당인 동창회
인 것이다.

  건강한 사회적 퇴행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교수입네, 원장입네 하고, 젊잖떨고 사느라 억눌렸던 정서가, 한바탕 어린 짓거리 하
면서, 우물 청소하듯 청소되고 재 충전되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나 뭐니 뭐니해도 이러한 퇴행현상이, 가장 난무하고, 또 그래야 하는 인간관계
는 부부사이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남편은 아내에게 맘놓고 어리광 부리며, 사랑받고, 위로받고, 보호받는 느낌을 통해,
어머님의 품과 사랑을 느끼면서 깊은 안정감과 평안함을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루의 피로가 풀리는 것은 보너스이고......

  "아니 어른이 이 무슨 나이답지 않은 짓 이예요!!"하고 남편의 말도 안되는 유치찬란
한 어리광을 거부하면, 그 다음 부터는, 경직된, 재미 하나도 없는, 젊잖은 남편하고
평생 살아야 하는 것이다.


  "여보ㅡㅇ"하고 다가오는 아내에게, "징그럽게 여보가 뭐야 여보가! 아직 나이도 어
리면서."하고, 본인이 신혼초에 초대한 친구들 앞에서 아내의 애교스런 말씨를 면박준
것은 까맣게 잊고, "나는 평생 아내에게 "여보" 소리 한번 못들어 본 못난 사람입니다!"
하고 고민하는 분이 있었다.

  그분의 아내는, 결혼 초에 자기가 어린냥 부리며, 남편에게 여보라고 했다가 무안당한
것이 안 잊혀져서, 도저히 '여보'소리가 안 나온다고 말씀하고 계셨다.

  오늘은 꼭 여보라고 부를 것을 의사와 약속, 결심하고 서울로 올라가던 길에, 교통사
고로 남편만 돌아가셨다고, 다음 면담 약속 시간에 의사가 기다릴까봐 연락해 주시면서,
"그 말 한마디가, 그게 뭐 어렵다고, 그딴 여보 소리 한 마디 못하고, 그리 한스럽게 세
상버리게 했나 너무 가슴 아픕니다."하고 전화해 주신 분 생각이 난다.


  남편은 아내에게 어리광 부릴 권리가 있다!

  남편은 아내에게 어리광 부릴 의무가 있다!!

  이 두가지 권리와 의무를, 적절하게 버무려서 발휘할 수 있는 슬기를 터득할 책임도
남편에게 있다!


  아내는 남편에게 어린냥 부릴 권리가 있다!

  아내는 남편에게 어린냥 부릴 의무가 있다!!

  이 두가지 권리와 의무를 적절히 버무려 발휘함으로써 부부의 화기애애함과, 가정의
행복을 일구어 내는 슬기를 터득할 책임이 아내에게 있다!


  서로에게 어린 모습을 보이기도, 서로의 어린 모습을 잘 받아주기도 하면서, 가정이
동창회 보다 훨씬 더 재미있고, 스트레스 확확, 팍팍 풀리는 곳이 되도록 노력하고 이
룰 책임과 특권이 부부 모두에게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0ㄱㄷㅈㅊ

이미영 알았지만 늘 잊어 버리네요.잘해왔는데 요즘 육두문자쓰는 남편, 남앞에서 말고 나앞에서만 하는 남편, 다른데가서 용감히 해보라고 쪼잔하고 비겁하다고 수준이 안맞다고 비웃었네요.불쌍한 울남편 내앞 아니면 어디서 그런 욕해보나! 오늘 오면 맞다고 맞장구 쳐줄께요. 돈버는 기계.아내에게 대우못받는 여보! 미안합니다. 안아드릴께요. 08.10.10  |  김여사 지혜로운 글이네요..많이 배우고 갑니다.^^ 08.10.10  |  배병윤 잘 보고 갑니다. ^^ 08.10.10  |  작성자에 의해서 삭제되었습니다.  신유미 옥경아 꼭 이렇게 해야하니 정신차려라 알바비 몇푼에 네이름에 똥칠하는 짓 고마해라 보기 안쓰럽다 08.10.10  |  눈물아멈춰 개인적으론 어리광부릴땐 부릴줄아는 남자가 좋아요 남자라고 우울하지 않으란법없고 남자라고 속상하지 않으란법도 없으니까 08.10.10  |  vertigo 시적인 리듬과 산문적인 경쾌함 그리고 소소한 일상에서 발견한 빛나는 지혜. 매력적이면서 술술 읽히는, 본받고 싶은 글이네요. 아고라에 이런 글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08.10.10  |  아로미 어리광=애교면 이건뭐 나엗한 애정표현& 남자가 섹시한거구요..그러니 서비스도 달라지고 그런 재미로 산다는 여자도 많음.울나라 남자들이 애교가 많은 편이라.그런데 어리광=진짜 아기짓.내가 뭘 해도 엄마처럼 이뻐해라.이건 ㅜㅜ 08.10.09  |  jm choe 남편으로서 자기할거 하고 그다음에 어린양 해야 봐줄만하지... 08.10.09  |  아덴 어리광도 분위기 봐가며 정도껏 해야지 와이프를 지 엄마로 착각하면 정말 밥맛 떨어집니다... 08.10.09  |  공감의미소 맞는 말인 거 같아요. 남편이 어디가서 어린광 부리겠습니까.. 마누라 아니면.. ^^ 08.10.09  |  다짱 강추요 08.10.09  |  동글네 호호호..여보는 무슨 여보...자기라고 않하면,휴일 날 국물도 음써요. 08.10.09  |  가을 태클은 아니구.. 자꾸만 젊잖떨다, 젊잖은 이런글씨가 눈에띄어요 ㅜㅜ 오늘게다가 한글날인뎅.. 점잖다 가 표준말이고 점잔을 빼다 뭐 이런식으로 쓰지않나요;; 어쨌든 내용은 정말 좋은글이네요~ 잘 읽고 갑니다~ 08.10.09  |   영감탱이 어려서 제일 싫었던 순간이 받아쓰기 였는데, 드디어 뽀록이 나고 말았군요. 감사합니다. 지도하신 대로 고쳤는데 맞았나 조심스럽군요. 맹세컨데 한글을 모독헐 의사는 조금도 없었고 실력이 없어서 였지 마음은 아니랍니다. 감사합니다! 08.10.09 |    에궁 ㅎㅎㅎㅎ 지적을 대하는 이 여유. 영감님(^^) 답습니다.^^ 신랑까지 애 취급하며 애 셋을 키운다고 주장하는 제 아내에게도 보여줘야겠습니다.^^ 08.10.10  |  Magaret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08.10.09  |  sweet 잘 읽었어요 ㅎ ^^* 08.10.09  |   sweet 저희 어머닌 부부 싸움하시면 아버지께 여봉~~~하시던데 다 그게 효력이 있긴 하더라구요 ㅋㅋ 아버진 금세 마음이 풀리셔요. 그것보면 참..아무것도 아닌데 화를 많이 내고 사는거 같기도 하고 ㅜㅜ 08.10.09  |  민대성 저도 결혼하면 한번 해보아야 겟네요~~^^ 08.10.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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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 흠~~ 08.10.09  |  1분대기조 정말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생활의 지식이라고나 할까...!눈이 번쩍 뜨이네요영감탱이님의 글에는 인간미가 물씬 풍기는게 너무 좋습니다. 08.10.09  |  냐냐 경계가 풀리는 관계가 되는 순간 어쩔 수 없는 거죠. 부모 형제간이나.. 부부간이나. 사실 연인간에도 자꾸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게다가 남자는 10살이 많아도 동갑이어도 결국 애는 애더라는 ㅋㅋ 결혼하면 큰 아들 된다면서요 ㅋ 08.10.09  |  코알라 그래도 적당히 해야 이쁘죠....어리광이 심하면 짜증나더라구요 ㅋ 08.10.09  |  퓨엔 정말 반성해야겠는데요? 저도 신랑 어리광 잘 안받아주는 편인데 ^^ 덩치큰 사람이 귀엽지도 않으면서 애기짓 하는거 비기싫더라구요 ㅋㅋ느끼하다고 해야하나. 하여간 이제 좀 노력해야 겠어요.남자들 대범한 척해도 더 잘 삐지고,더 스트레스 잘 받는거 같아요. 08.10.09  |  동원참치 글쎄..여자들은 연상남이랑 결혼 할때 자기가 어리광부릴수 있고 기댈수 있을것같아서 결혼하는데 말이야.. 연상남..뭐..쩝그닥.. 08.10.09  |  마스터플랜 나 좋은생각 책 읽을때 왼쪽꺼는 잘 안읽고 오른쪽꺼만 읽는데....딱딱한글 싫어서....ㅎㅎ 08.10.09  |  자유 좋은글입니다. 사족 하나 붙이자면 애들은 아프고 나면 어려지는 게 아니라 재롱이 하나씩 늘어난다고 하죠. 아픈 뒤에 영글어진다는... 고 부분의 오류만 수정하시면 너무 좋습니다. 08.10.09  |  Since1989 추천하고 싶어지는 글이었다. 08.10.09  |   깐다르바 과연 추천을 했을까? 하는 고민에 빠지게 하는 뎃글이였다. 08.10.09  |  보헤미안 진짜 가끔가다 애교부리고 어리광부리듯이 여자친구에게 장난치면 확실히 더 좋아지더군요!!전화 받는 목소리나 써비스???가 달라져요.ㅋㅋㅋㅋ 08.10.09  |  한김코로 좋은 글이네요 그렇지만 무엇이든 적당히..ㅎㅎ어리광도 도가 지나치면.. 08.10.09  |   보헤미안 ㅇㅇ 적당히!!!ㅋㅋㅋ 08.10.09  |  푸할할 그렇죠.. 저도 34가장인데.. 어떤때는 집에가서 아내에게 회사이야기하며 욕도 하고싶고, 어리광도 부리고 싶고 그런데.. 이눔의 아내는 안받아 주네요.. 그래서 요즘 말을 잘 안합니다. 뭐 이야기 해봐야 반응도 없고, 가장이 책임감 없어 보인다고 해서, 내 입장에서는 아내를 항상 보호해야하는 아버지 같은 사람으로 살아야되니 이제는 아내가 여자로도 안보입ㄴ디ㅏ. 그냥 내가 책임져야할 무거운 짐덩어리 정도로만 느껴지죠.. 솔찍히 집에 들어가기 싫습니다. 그렇다고 딴여자가 눈에 들어오는것도 아니고, 다 짐덩어리들로만 느껴져서리. 다 싫습니다. 휴... 딸만 아니었다면.. 벌써 이혼했을텐데... 참 앞으로 어떻게 평생을 살아야할지 08.10.09  |   아로미 충분히 이해갑니다.사람은 자기맘을 알아주는것이 가장 필요한 존재이거든요.오늘 본 책에서 무슨 말할때 그래서 그런거야?이러저러했구나라고 해야한다던데.비폭력대화법이란 책입니다. 권해보세요.그 책.아내분이 지혜가 없으시네요. 08.10.09  |   관리인 이해감. 그럴땐 연기를 하세요. 새벽에 방구석에 앉아서 엉엉 우세요. ㅋㅋ 서비스가 달라집니다. 08.10.09  |   햇님과달님 곪아터지기 전에 상담받아 보세요. 여자로 안보인다... 아내되시는 분 입장에서도 슬픈일... 부부는 서로 측은지심으로 살면 별 무리없다고 생각합니다만. 08.10.09  |   은밀기동대 위험한 발언이군요. 님같은 사람이 한순간 충동적으로 다른 여자 만날 가능성이 크네요. 08.10.09  |  하늘그림 부인이 남편에게 어리광부리구 받아조야지 먼 소리세여? 08.10.09  |   o미르o 부인만 남편에게 어리광 부려야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남편도 가끔은 부인한테 어리광 부리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서로서로 그렇게 사는게 더 좋죠. 어리광 부릴줄 모르는 남자는 어리광을 잘 받아주기도 어려운 법입니다... 08.10.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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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천무후 넘 팍팍하시네. 남편이 어리광부리는것도 마냥 말없이 점잖기만 한것보다 사는데 재미는 있더군요. ㅋㅋ 08.10.09  |   옥수수 맞아요. 우리는 서로 어리광 부리고 받아주는데...그러니까 완전 닭살 커플이 되더라구요. --; 08.10.09  |  햇님과달님 어린아이의 퇴행현상과 노인의 퇴행현상에 대해선 알았지만 그 외의 사람에게도 있는 현상이군요. 어린아이의 정상적인 퇴행현상에 대해 부모님들은 짜증을 내거나 걱정하는데 그럴 땐 받아주어야한다고 하더군요. 어른들도 받아주어야하는군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우리 신랑 가끔 술먹고 여보~그러는데 그것도 퇴행현상? 08.10.09  |  성희롱 여봉~ 08.10.09  |  아이라꼬 이리 좋은 글엔 댓글이 별로 없구나 ;; 08.10.09  |   TRX_Grizzly 딴지걸수 있는 여지가 없어서 그렇겠죠. 08.10.09  |   116-901 정답 인정 ^----------^ 08.10.09  |   babybu 정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08.10.09  |  혼수상태 좋은 글이네요. 여러가지로 생각해보게 합니다







작성자 : simon  at 2008-10-08 11:14 Mod.  Del.
healthy re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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