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다고 내가 행복해 질 줄 알고?"

정광설 2008.05.11 23:19 조회 수 : 651


그는 오늘도 진땀을 흘리며,
"이래서 내가 운전하기 싫다고 한겁니다. 고속도로는 정말 나오기 싫어요.
왜 운전들을 저렇게, 교통법규를 어기면서 까지 위험하게 과속하는지 모르겠어요."라고,
있는대로 투덜대고 짜증을 내면서 운전하고 있었다.


차는 4차로의 고속도로를 2차로에서 시속 95km에서 100km 사이를 유지하며 달리고 있었다.  
다른 차 들은 이 차 뒤에서 쫙ㅡ 갈림 현상이 일어나며,
지나가는 차들마다 번쩍 거리거나  빵! 빵! 크락션을 울리거나,
추월하고는 갑자기 그의 차 앞으로 느닷없이 들어오기도 하는 바람에,
깜짝 놀랄만 한, 위태롭기 그지 없는 상황이 계속 일어나고 있었다.


식구들은 익히 그의 그런 성격을 아는지라,
찍 소리 못하고, 하나도 화기애애 하지 않은 상태로,
하계휴가의 목적지를 향하여 그냥 조용히 창밖만 바라 보고 있을 뿐 이었다.


그는 2차로는 승용차의 주행차선인 것이 당연한 권리이기 때문에,
절대로 교통법규를 어기고 과속하는 차들에게 차로를 양보할 맘은 눈꼽 만큼도 없었다.


나들이가 아니라, 고난과 인내를 시험하고, 인내를 훈련하는 특수훈련을 받고 난 사람처럼,
여행 후의 뒷 맛은, 울화통과, 왕짜증과, 온몸의 결리고 아픔 뿐 이었고,
이러면서까지 돈쓰고 놀러 가자고 난리 친 아내가 불가사의하게 느껴진다고 아내를 핀잔 주었다가,
아내의 짜증이 폭발하는데(이 아내도 터졌다 하면 한 성격함)에 결정적인 기폭제를 제공하기 일수 였다.


결혼하고 20여년 동안 이 부부가 차로 여행한게,
근거리, 원거리 합해서 한손으로  꼽을 정도이고, 거의 100%, "그 끝은 왕짜증이였더라!"였다.


내 맘에 안들 수는 있다.
그래서 그냥 싫을 수는 있다.
그러나, 그러니까 그게 내가 상대를 미워하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내 맘에 안드는 것은 나쁜 것이다!"는 아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내 맘에 안드는 것은 나쁜 것이다!"는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비록 내가 맞는 생각을 갖고 있을지라도,
나와 의견이나 선호하는 바가 다른 상대의 생각도, 틀리지 않은 것 일 수가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나와 다른 것은, 둘중 하나가 틀린 것 이고,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안 틀렸으니,  
그렇다면 니가 틀린 것이 아니냐, 그런데 윗 사람이라고 힘이 좀 세다고 억지주장을 하냐!"고 생각하면서,
화를 내고, 울화가 치밀고, 이기지 못하여 한으로 쟁이고 하는 문제는,  
그럴만 해서가  아니라,  내 생각이 너무 경직되어서,
내 생각과 다른 상황에 대하여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한데에서 기인한,  
거의 내가 불쿼서 고생을 더욱 더 사서하는 문제인  것이다.




"스트레스 자가증폭형"이라고 이름을 붙여 설명할만 하다.

5개의 스트레스 원인이 있다고 가정 한다면,  
냇물에 조약돌이 서 있으면 물보라가 크게 일어나듯,
내 경직된 성격이 그 스트레스 원인과 부딪쳐, 스트레스를 줄이고 무마하기는 커녕,
더욱 증폭시켜, 한 15개쯤 스트레스 있는 것 같은 어려움으로 긁어 부스럼 만들어서, 
정작 본인은 그 15개의 스트레스가 불러일으키는 어려움을 몽땅 겪는 것이다.
그리곤 너무 힘들다고 스트레스 준 사람이나, 상황을 원망하는 것이다.


원인이 없는 것은 아니나,  
원인을 자신도 모르게(무의식적인 반응 패턴이라, 본인이 일부러 의도적으로 힘들게 문제를 꼬는것 하고는 다름),
훨씬 더 증폭시켜,  그 증폭된 것 때문에 원래 힘들만 한 것 보다 더욱 힘들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사소한, 있을 수 있는 성격 차이로,
사내, 못사내 하면서 결혼생활을 절벽으로 몰고 가는 경우를 볼 때나,
혼자만의 세계로 몰입하며 마음의 문을 아예 닫아버리고,
그 불행의 원인을 모두 원인 제공자의 탓으로 돌리며,
정작, 회복의 기회는 놓쳐버리는 분들을 대할 때 마다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어려움을 근본적으로 없애는 노력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고,  
또한 생각보다 오랜 시간과 생각밖의 크나 큰 노력이 필요한 일 일수 있다.


그러나, 그보다 효율적이고 효과가 속히 나타나는 것은,
내가, 스스로를 더 힘들게 만드는 부분을 발견하여 보완하는 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본인의 성격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그 성격으로 자신이 세상과 어떻게 부딪치고 반응하고 있는 지에 대한 관심을 갖는 것이 급선무이다.


본인의 이러한 특성을 지적하면,
"내가 무슨 잘못이 있다고, 나 보고만 뭐라고 하냐!"면서,
"도와달라고 병원왔더니, 나만 야단친다!"고 불평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중요한 것은,
누구 잘못이 더 크냐를 증명하는 것 보다,
불편을 줄이고, 불행을 날려 보내고, 행복한 관계를 회복하는 일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말 안듣는 상대가 바뀌기를 기다리느라 홧병 들고 머리 세질 것이 아니라,
내가 유연성을 확보하여, "말 못하는 미물과 잘 지내기도 하는 데, 사람하고 못하겠어!"라는 마음으로,
바람직한 변화를 일구어 내는 데 촛점을 맞추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수 있는것이다.


불행은,
상황과 조건의 어려움에서 비롯되기도 하지만,
더 많은 경우, 내 성격의 경직성으로  인해 작은 불행이 커질 수 있음을 깨닫고,
적어도, 불행을 증폭시키는 바보스런 삶이 되어선 안될 것 이다!



자칫, "그런다고 내가 행복해질 줄 알구?"라고 외치며,
나의 유연하지 못한, 스트레스를 증폭시키는 성격과 적응패턴을,
놓치는 날이면 큰일 날세라 꼭 붙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를 돌이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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