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은 반드시 차등 지급해야 한다?!@

정광설 2008.05.21 23:20 조회 수 : 509

나는 자녀 넷을 키우면서,
그야말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용돈을 균등하게 준적이 없다.



거의 절대적으로,
똑같이 주면 안된다는 생각을
내가 하는 것은 물론,
아이들에게도,
언감생심, 똑같기를  바라는 것은,
말도 안되고,
있을 수 없는 일 이라고 가르쳤다.



동시에,
용돈을 더 받을 수 밖에 없는,
운명을 받고 태어난 것에 대한 책임도,
반드시 져야함을,
서열 상위자에게는 강조 하였다.



형제 자매는,
세상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처럼,
서로 평등하고,
균등한 대접을 받을 수 없는 운명으로,
태어난 관계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인격의 기본적 가치가 불평등한 것이 아니라,
삶의 처해진 상황이 불평등하다는 의미이다.



성경에
"형제는 위급한 때를 위해 있나니..." 하는 말씀이 있는데,
이런 불공평한 말이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있을 수 있다.
위급할 때 도움이 되면,
그것은 대단히 고마운 일 이고,
감사할 일이며,
아무나  의례껏 할 수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형제는 극히 당연하다 못해,
그를 위해 있다는 말씀이다.
특별한 인간관계이기 때문에,
그 특별함을 표현하신 말씀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



두살 차이 인데,
평생 무임승차로 언니 소리 듣는 것이,
당연하기만 해선 안됨을  수시로 강조하며,
동생은 동생임을 잊지 말고,
오빠나 언니는,
오빠 언니 노릇을  확실히 해야 함을 항시 강조하였다.



어느날 배꼽을 쥐고 웃으면서도,
재미도 있고,
뿌듯한 일을 만났다.



7살인 언니가,
5살짜리 여동생 유아원 소풍이라고,
용돈을 동생에게 500원 인가를 주면서,
"언니가 용돈 줄테니까  맛 있는거 사먹어."하는 것을 목격한 것 이었다.



아까워서 부들 부들 떠는 모습이 분명한데,
말로는 의젓하게 언니 노릇을 하고 있는 것 이었다.
언니가 있어 얼마나 행복하냐고,
주위에서 신나겠다고 추어 주니,
동생은 평소에 뜯기던 것은 다 잊고,
"언니 고마워!"하며,
발음도 분명치 않은 어린 목소리로,
언니의 피같은 용돈이 자기에게 주어진 것이 믿기지 않는 듯,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고
폭소를 금할 수 없었다.



물론 뒷구멍으로,
아버지가 동생에게 준 용돈보다
훨씬 더 큰 금액을
특별 보너스로 주어서
언니 노릇으로 인한 축복을 맘껏 경험하고,
계속 언니 노릇 할 수 있는 자금을 뒷받침 해 주었지만,



그래도 어린나이에,
언니로서의 책임감을 느끼고,
부들 부들 떨면서라도 동생에게 용돈을 줄 수 있을 만큼,
세뇌(?)가 효과를 나타낸 것이 기뻤다.



피의 서열은,
그 어떤 가치보다도 중요한,
반드시 지켜져야 할,
인간이 가진 덕목이요,
가치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사소한 잘 잘못을 공평무사 하게 판가름 하느라,
형과 동생을,
단순 평등의 장에 놓고,
잘 잘못을 헤아리게 되면,
잘 잘못은 비록 가려질른지는 모르겠지만,
자칫 피의 서열의 권위가 회손될 수도 있음을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병은 고치고 사람을 죽이는 우를 범하는 격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형이기 때문에,
용돈을 더 받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형이기 때문에,
동생의 어려움을 돕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동생이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에서 형이,
형뒤로 동생을 보호하는 것은 당연하다.



형이라는 이유만으로,
동생이 형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형을 돕는 것은 당연하다.



피의서열이 지켜지며,
위기에 서로 돕는 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지극히 당연히 이루어져야 하는
필연적인 인간의 도리이고,
인간의 모습이라는 의미이다.



단순 평등이나,
단순 정의라는 이름으로
어찌보면 더욱 중요한 가치일 수 있는
피의 서열의 중요성이 훼손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부모가 절대적으로
윗 서열은,
윗 서열로서의 권위를 보장 해주고,
아랫 서열은,
철저하게 아랫 서열의 도리를 가르치고,
윗 사람은,
군림이 아니라,
아랫 사람을 사랑하고,
보호해야 함을 가르치는 것이,
부모의 큰 임무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래야 부모가 그들을 떠난 뒤에도,
안보이게 되었을 때에도,
그들의 관계가 유지될 수 있고,



부모를 모르는 후손들도,
그들의 관계를 보며,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에 없는 노부모들과의 관계를,
생각할 수 있게 되고,
연결될 수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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