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촛점을 어디에?

정광설 2008.05.25 21:30 조회 수 : 486



부인은 낮에 머리를 곱게 파마하고, 다듬고는, 남편이 퇴근하기만을 기다렸다.
아침에 머리가 부시시한 것이 보기 싫다는 남편의 말이 마음에 걸려서,
아깝지만 거금을 투자해서 파마 잘한다고 소문난 집을 특별히 소개받고 가서 파마를 하고 왔던 것이다.


자신이 보기에도, 확실히 파마가 잘 나와서 기분이 좋았다.
"암만 봐도 인물은 괞찮아!"하는 생각에,
"앞으로는 너무 아끼지만 말고, 남편 말대로 좀 가꾸어야 겠구나!"하면서 남편을 기다린 것 이었다.


남편은 평소와 다름없이 퇴근하고 선, 밥부터 찿는 것 이었다.
남편 앞을, 괜히, 몇번 왔다 갔다 해도, 이 무심한 남편은,
"왜 달라는 밥은 안주고, 어지럽게 왔다 갔다 하고 난리야!"하며 짜증이다.


이쯤되면, 낙제직전이다.


"나 어때?"

"뭐가 어때?"

"내 머리. 어때 괞찮아?"

"어 머리했네. 그거 얼마짜리야?"


이쯤되면, 오늘 저녁 이 집에는 일이 나도 큰 일이 나고,
일이 안나면, 더 큰 일을 잉태하는 원한의 밤이 될 것이 틀림없다.
그나마 조금 남아 있던 정을 완전히 똑 떨어지게 하는 효과가, 확실히 있는 대화니까 말이다.


이 남편이 퇴근하면서 막바로,
"아니 당신 머리했네!   야!!  몰라볼 뻔 했어! 앞으로는 자주해.  
이쁘고 좋네! 당신 이제봤더니 아직 젊네!(입에 침 안발라도 됨)"했으면 더 말할나위 없었겠지만,


부인이, "내 머리 어때?"했을 때 만 이라도 부인이 원하는 반응을 보였으면 낙제는 면했을텐데,  
한마디로 촛점이 어긋난 것이다.


대화의 촛점은, 상대에 대한 관심의 정도에 비례하는 것 같다.


상대가 돈 쓰는 것을 자랑하기 좋아하는 친구라면,
" 어머 너 비싼데서 했나 보구나. 부티난다 얘."하면,
그 친구는 만족해 할 것이다.


칼럼 쓴 것을 좀 봐달라고 했더니, 글 내용이 어떻더라는 말 대신에,
맞춤법 타령이나 하고 있으면 영 핀트를 못 맞추는 것이다.


사회생활에서는 물론이고 좀 가깝다고 생각하는 대인관계에서 흔히 범하기 쉬운,
어찌 생각하면 결례와 같은 것이다.


상대가 말을 할 때는,
그가 듣기를 원하는 방향으로 들으려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 생각이 흘러가는, 내가 듣기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
상대가 전하고자 하는 뜻이 무엇인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즉 대화의 촛점을 잘 맞춰야 한다는 의미이다.


열심히 반응을 하면서도 피잔만 듣고, 인정을 못받는 경우의 상당수가,  
이 대화시의 촛점 문제인 것을 느끼게 된다.


대화시에는 '소리'를 듣지 말고,
'내가 아는 그 말의 의미'를 듣지 말고,
'그 사람'을 들으려고, 그 사람의 의미를 들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 사람의 말 소리가 아니라,
그 말에 담겨있는,
그 사람의 '마음'을 들으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대화를 잘하면 인정을 받게 된다!

대화를 잘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화를 잘하면 신뢰받는 사회인이 될 수 있다!

대화를 잘하면 사랑받는 아내, 사랑받는 남편이 될 수 있다!

상대의 마음에, 여하이 촛점을 잘 맞추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대화의 촛점을 제대로 못맞추면 이 반대 효과가 확실히 나타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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