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인건 알겠는데, 죄책감은 없네요! @

정광설 2008.05.27 00:00 조회 수 : 450

20대 중반의 대학생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에 다니는 학생으로,

지금은 휴학을 하고 알바를 하고 있는 중이다.

아주 성실하고, 예의 바르고, 생각하는 것이,

요즘 젊은이로서는 보기 어려울 정도로,

옳바르다는 느낌을 주는 청년이다.


그런데 부모님 카드를 훔쳐서,

물건 주문했다 들키고,

큰 소리 조금 듣고 넘어갔는데,

삐딱한 마음이 들어,

또 동생 것 훔쳐서,

또 물건 구입했다가,

또 들켜서, 취소한 얘기를 하는 중 이었다.


이 일이 있기 전에,

나와 진지하게, 바람직한 앞으로의 계획을,

함께 이야기 할 때와 표정이 전혀 다르지 않아,

내가 물어봤다.

"지금 그런 얘기 하면서 잘못했다는 생각 말고,

그로 인한 어려운 감정이 느껴지나?"고 물으니,

솔직히 잘못이라는 생각은 드는데,

감정은 아무 변화를 못 느끼겠다는 것 이었다.


글쎄!  

마치  감정 넣지 않고,  

밋밋하게 책을 읽고 있는 느낌이랄까?


생각하기에는,

괴로운 느낌이 있어야 맞을 것 같은데,

아무렇지도 않다는 것이다.


배의 신 맛을 못 본 사람이,

배맛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나 할까?


잘못과 함께 따라 붙는,

아픔의 경험이 없어서,

아픔을 미쳐 몸으로는 익히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건 나쁜거예요. 다시 그러면 혼나요. 혼나면 괴롭죠?  

그러니 또 그러면 안되요. 알았죠? 아이 착하지!"하고,

훌륭히, 교양있게, 인도적인 교육을 마치고 나면,

아이는 '잘못했으니까'라 든지,

'잘못이라는 건가 보다' 하고,

배우고 넘어가게 될 수 밖에 없다.


그 잘못에 따르는 아픔과, 불이익은 경험해 보지 못한채.....


그리고,

말로는, "예"했지만,

하나도 불편하거나, 아프거나, 괴로운 것 없는데,

왜 그러면 안된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아직은 그것이 잘못이라는 것을 분별할 수 있는,

정신적 성숙이 이루어지기 전이기 때문이다.

어린시절의 신체적, 감정적, 정신적 아픔의 경험을 통해서,

"다시는 이러한 아픔을 당하지 말아야지!"하고,

어렸을 때는 뭐가 뭔지 모르면서도,

일단 아픔을 피할 수 있는 요령을 익히고,

나이 들어, 옳고 그름을 판별할 수 있을만한,

정신적 성숙이 이루어 졌을 때에야,

비로서, 그 아픔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을 수 있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마땅이 행할 바'를 아이에게 가르쳐야 하는 것이다.


아이가 이해하고, 접수해서,

아이가 분별할 수 있어 행할 바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등은 채찍을 위해 있나니, 채찍은 아이의 영혼을 구하느니라" 하는,

말씀의 의미처럼,

뭔지 모르고 습득하고,

나이가 들어 분별력이 생기면서 더욱 공고해지는 것이다.


벌을 받아 봤어야, 그에 따른 아픔이 있을 수 있을 것 아닌가?

그것이 꼭 체벌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잘못된 행동이나, 마음가짐과 일치되는,

어려움과 아픔의 경험이,  

그 아이가 또 다시 그런 잘못을 범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데,

진정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다 컷으니 어떻게 하나요?"하는 청년에게,

스스로 벌하여,

아픔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보라고 권유하였다.

깊은 묵상을 통하든지,

운동을 통하든지,

오래 매달리기, 오래 달리기등,

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찿아서,

잘못을 통감하는 노력을,

이제는 스스로 할 수 밖에  없다는 조언을 해주었다.


"다음에도 또 똑같은 행동을 할 것 같습니다."라고 대답하면서도,

스스로도 한심함을 느끼는 것 같았다.


벌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벌이 없으면,

교육도 없고, 교정도 없고, 인간성도 없는 것이다.

내 감정에 휩싸인,

비 교육적 분풀이가 문제이지,

아이의 앞날을 생각하는,

사려깊은, 아이에게 걸맞는 벌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그래야 아이가, '마땅히 행 할 바'를 배우게 되고,

나이가 들어서도, 이에서 떠나지 않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무엇이든, 일방적인 것은, 위험할 때가 많은 것 같다.

자녀교육에선 특히 그러한 것 같다.

어른의 일방적인,

어른의 입장만을 고려한 것도 문제지만,

어른의 일방적인,

아이 입장만을 배려하는 것도,

마찬가지의 오류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자녀가,

나와 또 다른,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이고,

나에게 그 바른 양육의 의무가 있음을 늘 염두에 두고,

오른쪽으로나, 왼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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