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샤! 그러니 아빠한테 잘해! 알았찌?"

정광설 2008.05.30 08:34 조회 수 : 564


  "짜쌰! 아빠한테 잘해. 나도 이제 지하철서 자리 양보 받는 군번이 됐단말야. 언제까
지나 아빠는 수퍼맨이고 만능해결사가 아니란 말야. 나도 이제 늙었다구!"


  "저 앉으라구요?"  첫번째도 아니고 두번째다. 첨에는 그 사람 눈에 문제가 좀 있을
수 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그냥 웃고 넘어 갔는데, 오늘 두번째 당하고 나니 확실한
거다. 분명히 나한테 이야기한 것이 맞는 것이다.

  그 30대 초반의, 언뜻 보아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참하게 생긴 여성의 눈에는, 분명코
내가 자리를 양보할 만 하게 보인 것이 분명하다. 그 많큼 늙어 보였거나, 힘들어 보였
으리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가 케오 펀치 한 방 맞은 듯한 심정이다.

  당황이 되어 고맙다는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왜 일껀 양보해줘도 안 앉지?"하고 자
못 이상스레 보는 것 같은 느낌에, 상대방 얼굴도 제대로 못보고 금방 내릴꺼란 소리만
세번은 한 것 같다.


  좀 당황스럽긴 했어도, 기분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물론 반갑거나 흐믓한 것은
절대로 아니었다. 참으로 묘한 기분이었다. 울지도 웃지도 못한다는게 이런 기분이 아
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한 것은, 내가 거울 속에서 나를 보고, 내가 나에 대해서 느끼는 것과, 남이 나를
보고 느끼는 것이 많이 다르고 앞으로 점점 더 해갈 거라는 것이다. 나의 느낌을 고집
할수록 더욱 추비해질 것이고 말이다.

  그리고 보니 몇년 전에 오랫만에 온 환자가, "아이고 원장님 파싹 늙었네!"한 것이,
그냥 순진한 시골 할머니의 반갑다는 살짝 결례의 말씀이 아니라, 마음에 때가 들낀,
진솔한 사람의 눈에 보인 진실이었던 것이다.

  남의 얘기가 이제는 내  얘기가 된 것이다.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 자리 양보가 고마
워 넙죽 받게 되리라! 그래도 "요즘 젊은 것들은 자리 양보할 줄도 몰라!"하며, 노염타
고 삐치는 노인은 되지 말자고 다짐해 본다.


  집에 오니, 아버지는 여전히 의지의 대상이지, 보호의 대상으로 보는 눈치는 전혀없다.

  첫번째 양보받은 사건은 나도 지들과 같이 웃어 넘겼지만, 오늘은 별난 해프닝으로  
웃어 넘길 기분이 아닌데, 이눔들이 눈치를 못채는지 안채는지 아랑곳 안하고 있다.


  혼자 방구석에 앉아서, 천정 쳐다보며 그냥 외쳐 본다.

  "짜샤!  아빠 또 양보 받았다구."

  "진짜 이제 늙은거라니까!" 

  "그러니 아빠한테 잘해! 알았찌......?!"























@

8반윤홍중
2008-08-04 13:06 아니 이게 누구여!광설이 엉아자녀!아니 정신괄 전공한,엉아는 사람을 볼때 정신먼저 볼꺼지?울 홈피에 내가 마니 리플을 다런는디 엉아는 내가 돈줄로 알갠네?근디 비오기 전에는 삼선짬뽕이 생각 나는게 돈거지?비오는날 미친년이 도라다니드시 마려!내 도망간 마누라도 비나 눈만 오려면 개지랄병을 했거든,그덕분에 우울증 약을 2년 넘게 먹언는데도 먹다 말다 먹다 말다 항게 안나떠만!야글 머그면 매일매일 정신이 혼미해서 잠만 와서 잔댜!그래서 우울증환자가 치료가 평생간댜!울 홈피에 정신과 야기좀 마니 올려?아참 내가 재경 8반 반장이 됭건 아나?대전에 팔반칭구들한테 내가 재경8반 반장되따고 소문좀 내줘?ㅎㅎㅎㅋㅋ  
    

효철
2008-08-04 13:26 그려...
내가 어릴적 울아버지한테 잘 못알아들이신다고 퉁명스럽게 대답하던걸
내가 지금 당하고 잇다네..  
    

박재하
2008-08-04 16:04 광설아! 반갑다. 세월이 널 어떻게 해놨는지 궁금하고나. 근디 내 머리속엔 언제나 속살 허연 정송제로 남아있다.  
    

정광설
2008-08-04 18:50 컴맹을 벗어나 보려구 괄시를 무릎쓰고 딸에게, 간호원에게 사사받아 컴퓨터 열고 들어와 글짜 올릴 줄 알게 된지 어언 3개월여 만에 이 홈피 까지 무사히 뚫고 들어올 수 있었던 광설이의 수고를 쪼끔 알아주면 고맙겄습니다!  보고싶은 친구들!  짧은 글의 말이 진실이야!  이제 아버지를 닮아 대머리에, 반백에, 누구든지 할아버지라고 부르는데 전혀 부담안줄 정도는 된 상태야.  그게 무슨 상관이람.. 그래도 재하 말씀 처럼 마음속엔 그냥 친구인 것을...앞으로 종종 들러서, 중늙은이(우리 아버지 말씀)의 단상들을 좀 올려 볼까 해. 보기는 어려워도 글로 보자구... 더위에 몸들 챙기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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