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패륜아가 좋아, 천하의 나쁜 놈이 좋아?

정광설 2008.06.06 00:17 조회 수 : 545



"원장님. 아내와 엄마가 물에 빠지면 누굴 건지실 꺼예요?"
언젠가 어느 라디오 프로에 나갔을 때,
노래 나가는 틈에 진행자가 나에게 던진 질문이었다.


"그건 질문이 틀렸는데요."라고 대답하니,
그 얘기도 모르고 있었냐고, 답답하다는 듯 웃으며 얘기를 해주었다.


어느 부인이 남편에게, "나하고 당신 엄마하고 물에 떠내려 가면 당신 누구를 구할꺼야?"하고 물었단다.
그렇지 않아도 효자인 남편은 들을 것도 없다는 듯, "아니 그걸 질문이라고 해? 어머니는 한 분 밖에 안 계시고,
마누라는 또 얻으면 되는데, 당연히 엄마를 구해야지."하고 대답을 하였단다.


그럴줄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그렇게 쉽게 대답하는 남편이 미워 몇날 며칠을 고민하다가,
어느 정신과엘 가서 해결을 보았다는 것이다.


"걱정하지 말고 수영을 배우세요."라는 정신과 의사의 말에,
"그렇구나!!!"하고 해결책을 얻고 그뒤로 수영을 열심히 배우고 있다나.....



우스게 소리로 그 분은 말씀하면서,
재치있는 정신과 의사의 조언을 평가하는 눈치였다.


내가 그 수영을 배우라는 조언에 대해,
부정적이고, 말도 안되는 소리라는 반응을 보이자,
의아한 듯이 나를 바라보는 것 이었다.



내 여자를 구하기 위해 날 낳아서 키워주신 어머니를 포기하면,
그는 두말 할 것 없는 천하에 없는 패륜아요,


나에게 인생을 바친 여인을 "또 얻으며 되지 뭐!"하고,
그냥 죽게 내버려 두는 자는 천하에 없는 나쁜놈이니,


그 질문은,
"당신은 천하에 없는 패륜아와, 천하에 없는 나쁜놈과,
둘 중 뭘 더 좋아해요?  뭘 선택할껀데요?"하는 질문이나 다름 없는데,


이것을 지적하고, "그런 생각을 애초에 하지 않도록 조언해야지,
잘못된 질문에 놀아나면 되겠는가!"가 내 의견임을 정색을 하고 얘기하는 바람에,
웃자고 한 얘기가 나로 인해 분위기가 썰렁해진 적이 있었다.



농담도 농담할 만한 것을 갖고 하는거지,
금기사항은 농담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내 어머니와 내 아내는,
그 어느 누구도 포기할 수 없는,
모두가 나의 생명처럼,
아니 나의 생명보다 더 중요하게 대접 받아야 될 대상들이다.


미리 누굴 선택하는 생각을 하면,
엄마를 구하고 아내는 죽게 놔두겠다고 생각하는 그 사람을,
남편이라고 믿고 모든 것을 바치며 살 수 있겠는가?


아내 때문에 엄마를 죽게 버려두겠다는,
인두껍을 쓴 짐승만도 못한 놈을,
날 구한다고 했다고, "내 남편 최고!"하며 좋아할 것인가?


엄마도 버린다는 사람이,
언제 나보다 좋은 사람 생겨 나를 버릴지 알 수 없는 것 아니겠는가?



오래전 지리산 뱀사골에서의 아픈 기억처럼,
극한 상황을 만났을 때는,
그때 나름대로 최선을 다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얼마전의 중국의 지진 때에도,
아내를 사랑한다고 말하고 죽어가는 남편이나,
아기가 숨쉴 틈을 만들어 주고 자신은 죽어간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어찌 그러한 상황을, 웃음의 재료삼아 머리에 올릴 수 있으며,
미리 선택을 해놓는다는 발상을 해도 되는 것 인지를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어떠한 반응을 보일 것인지는, 극한 상황이 닥쳐 봐야 알 것이고,
그전에 언제 무슨 상황이 와도 미련과 후회함이 없을 수 있도록,
있을 때 잘해야 할 것이다.


"어느 정도 하면 잘하는 것!"이라는 기준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나의 모든 마음과 정성을 다바쳐, 최선을 다한다면,
그 정도에 관계없이, 이미 잘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인생 길에서 특별한 축복으로 얻은 이 귀한 만남을 감사하며,
최선을 다해 아름답게 가꾸고 일구는 마음으로,
엄마를, 아내를, 남편을, 아이를, 이웃을,


그리고 하나 하나의 만남의 대상을,
대접하며 살아갈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























@#*0+ㅈㄳ$


작성자 : ???  at 2008-09-04 18:12 Mod.  Del.
생각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송규정
2008-08-30 14:07 좋은글 잘읽었구~~ 어제 군포 문영호 내과에 가서 정광설이 자네 얘기 잠깐 나누었다네... 우리는 모두 서대전 초등학교  
      

仁山김형중
2008-08-30 14:40 서대전 눔들이 왜이리 똑똑혀???
지금이라두 서대전으루 이사갈까?
손자라두 잘 키우게???ㅎㅎㅎㅎㅎ  





나세 답이 나오지 않는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판단하기 힘든 본질적인 문제를 우스갯소리로 치부해 버리다니 허허..ㅠㅠ 08.09.02  |  박쥐도새다 저런상황이면 하하의 답이 정답이구만요...언젠가 무도에서 그랫죠..유재석이랑 노홍철이 물에 빠지면 누굴 구할꺼냐는 질문에 하하가 한말...유재석을 구하고 홍철이랑 같이 죽겟다...왠지 멋진거 같은데...물론 실제상황이 벌어지면 어떨지 모르겟지만...만일 저런상황이면 어머니부터 구하고...죽더라도 아내를 구하러 물에들어가야...그게 남자 아닐까요? 08.09.01  |  쓰레빠군 잘 봤습니다 ('')(..) 08.09.01  |  오호라 명언이십니다.. 제발 말도 안되는 질문들은 안하면 좋겠군요. 08.09.01  |  때니쩡 사람들 이거 읽으면서 추천도 안 누르다니;;; 삭막한 세상 살면서 간만에 긴 생각의 여운을 느끼게 한 글인거 같습니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08.09.01  |  어머니짬뽕드세요 간만에 답글 쓰려고 로긴 헙니다. 탱이님,,좋은글 잘 보고 있습니다.자주자주 영양가 있는 글들 올려 주세요.저는 짬뽕 주문하러 갑니다. 08.09.01  |  ㉿【 快 男 】™ 언제부터인가 불만을 가지게 되었으나 무어라 정리할 수 없었던 질문에 대한 답을 여기서 얻어 갑니다. 삶에 대한 진지함이 느껴지는 글이네요. 좋은 글 고맙습니다. ^^ 08.08.31  |  엘리제 마음에 새기고 갑니다. 08.08.31  |  팬더 있을때 잘하라는 말들...옆에 늘 있을때 소중함을 잘 모르거든요...좋은글 잘 보았네요..^^ 08.08.31  |  팬더 있을때 잘하라는 말들...옆에 늘 있을때 소중함을 잘 모르거든요...좋은글 잘 보았네요..^^ 08.08.31  |  titicat 감사하게 잘 읽고 갑니다. 08.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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