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는 뻔한 소리다!"

정광설 2008.06.09 08:40 조회 수 : 538



열정적으로 설교하시는 목사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며,
뉘우침과 깨달음에 감사하다가,


불현듯 "참 뻔한 소리를 열심히도 말씀하시고 계시네!"하는,
불경한(?) 생각이 들었다.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의 늪에 빠져 어려움을 겪고,
그 상대가 자기만 맘 편하게 사라져 버린 후에,
말할 수 없는 심적 고통에 휩싸인 젊은 여성과 대화를 하며,


"나도 참 뻔한 소리를 열심히 얘기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돌아가신 아버님께서, 돌아가시기 불과 얼마 전 까지도,
이 못난 막내 아들에게 신신당부 하시던 뻔한 소리가 떠 오른다.


"사람은 본업에 충실해야 한다!  
항상 자리 지키고, 환자에게 친절히, 최선을 다해라!
본업에 충실할 때, 비로서 깊은 안정이 가능한 것이야!"


잊을 수 없는 귀한 말씀이고,
가끔 폼 잡고, 특히 고3수험생 들에게 써먹는 말이고,
생각하면 할수록 꼭 맞는 말씀이고, 진리라는 생각이 든다.


학생은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
군인은 명령을 목숨을 바쳐 수행할 각오로 무장해야 한다!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고, 결혼생활에 성실해야 한다!
아내는 남편을 사랑하고, 가정의 지킴이가 되야 한다!


자녀는 사랑으로 돌보며,
욕심의  대상으로 보지 말고,
옳바르게 클 수 있도록 양육해야 한다!


참 뻔한 소리가 많기도 하다!


그런데,
"뻔한 소리 또 하네!"하고 흘려버리면,
"너나 잘 하세요!"하고 흘려버리면,


귀에 못 밖힌,
듣기 싫은, 뻔한 소리에 지나지 않지만,


귀담아 듣고,
"네! 감사합니다!"하고 순종하면,


피가 되고 살이 되어,
나의 삶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드는, 진리가 닮겨있음을 깨닫게 된다.


아들이 결혼하고 싶은 여성을 아비에게 인사시키겠다고 통보(?)를 해왔다.
얼마나 기다렸던 통보인지 모른다.


처음 만나는,
고대하던 그 며느리 후보에게,
어떤 뻔한 말로 축복할 것 인가를 생각하니 가슴이 설렌다.


"서로 사랑하고,
어려움을 극복하며,
아름답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도록 해라! 하고 그럴듯하게 축복해야지!"라고 생각하다가,  
생각이 너무 진부하고 뻔한 소리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바라는 마음은,

이 진부하고 뻔한, 그러나 그 속에 담겨있는 진리를,
귀담아 듣고 그 진의를 깨달아 나의 것으로 하면,
귀한 삶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이 아비의 뻔한 소리를 감사함으로 받아들이는 저들이 됐으면 하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특별하고 화끈한 진리는 없는 것 같다.
성현들의 책을 읽어 봐도,
요즘 유명하다는 명사들의 책을 읽어 봐도,  


성경의 말씀을 보아도,
다 아는(?) 얘기고, 뻔한 소리 뿐이다.


진리는 특별나지도,
화끈하지도 않고,
단지, "옳고, 바른, 가르침 일 뿐이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특별난 것을 찿아 헤메며,
옆에 놓여있는 진리를 걸리적 거린다고 차버리고 있지는 않은지,
나를 되돌아 보며 출근길에 오른다.


"오늘도 뻔한 소리 좀 해 볼거나!?"하면서 말이다.


  


































@#$+0ㄱㄷㅈㅊ
   (지난 6월의 어느 날,  
    느닷없이 통보하여 아비의 마음을 설레게 하더니,
    어느덧 결혼하고도 한달도 더 지난 아들 내외가,
    행복한 하루 하루를 일구어 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때의 생각을 정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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