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무대로,
농산물을 밭떼기로 사서, 도시에 파는 일을 하는 여성이다.
그 계통에선 거의 전국적으로 명성이 알려진 베테랑이다.


오랫만에 방문하여 부모에 대한 원망을 한다.
맏딸인데, 일 하라고 학교도 못가게 해서 겨우 초등학교 밖에 못 나오게 하고는,


이제 나이 들어서는, 맨날 나만 의지하고, 병원에만 다니고....
부모가 밉고, 원망스럽다는 것이다.


그 계기는 초등학교 다니는 딸이 제공을 하였다.
이제 4학년이 되며, 영어를 시작해서,
깝죽대며 엄마에게 영어로 뭐라 쏼라 쏼라 하는데,


나는 전혀 알아들을수가 없으니, 엄마 체면이 말도 아니고,
영어를가르칠 수도, 도와줄 수도, 대꾸할 수도 없으니,
나를 공부 안시킨 부모가 더욱 원망스럽다는 것이다.


내가 중 1때,
영어 좀 배웠다고,
엄마에게 영어로 뭐라 말 건넸다가,


"엄마는 옛날 일제시대에,
영어라고는 알파벳 조금 배우다 끝나서 영어 잘 모르니,
너는 영어 열심히 배우고, 엄마에게는 자존심 상하게 까불지 마라.


엄마는 엄마 잘하는 것 할테니,
너는 너 잘하는 것 자꾸 키우도록 해라."하고,
나무람 겸 격려의 말씀을 하시던 어머님의 말씀이 생각나서 그 분께 말씀을 드렸다.


엄마는 엄마 분야에서 전문가인 것을, 아이에게 당당하게 이야기하면서,
"너는 영어 공부 열심히 하고, 엄마는 엄마 일 열심히 해서,
돈 많이 벌어서, 우리 딸 공부 뒷바라지 해줄께!"가 되면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데,
"나는 딸 보다도 영어를 못하니!"로 생각하러 들면, 둘 다 어려워 짐을 이야기 하였다.


나는 미분 적분 풀줄 몰라도,
정신과 의사하는데 아무 지장 없음도 이야기 하였다.


옛날 그 시절에는 그렇게 엄마를 돕는 것이 생활이었다.
그래서 이렇게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의 잣대에 비춰 과거의 삶을 후회하기 보다,
지금 각자 할 수 있는 것을 기쁨으로 하고 사는 삶이 되어야 함을 다시 한번 느꼈다.


자녀 많큼 알아야, 자녀의 엄마 노릇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녀는 선생님이 가르치고,
엄마는 뒷받침하고 잘한다고 격려해 주면 된다.


아이 많큼 모른다고 자존심 상하지 말고,
"청출어람이라, 내 자식 훌륭하구나! 누굴 닮았대?!" 칭찬하며 흐뭇해 하면 되는 것이다.


"엄마는 새벽에 일어나 밥하고, 너는 일찍 일어나 공부하고,
그래야 공평하고, 서로에게 부끄럽지 않겠지?"하고,
초등학교 2학년 아들에게, 정색을 하고 말씀하시던 우리 어머님의 말씀이 생각나서,
그분께도 그리 이야기 하였다.


자식  많큼 알아야, 아이에게 체면이 서는 것이 아니라,
어미보다 더 아는 것이 많은걸 진심으로 기뻐해 주면 되는 것이다.


조건이 엄마를 엄마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는 본래 엄마인 것이다.


그리고 그 분이 좋은 머리를 받고 태어나,
전국을 계산기도 없이 누비고 다닐 수 있는 총명함에 대하여,
엄마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

댓글 0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4 사람은 몰이의 대상이 아니어야 한다! [12] 정광설 2008.06.18 451
203 남편은 학생, 아내는 직원? 정광설 2008.06.17 508
202 왜곡된, 과대평가의 결과는? @ [8] 정광설 2008.06.16 429
201 유전, 교육, 깨달음의 차이는? @ 정광설 2008.06.16 441
200 보다 분명한 것은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이 아니라, 지금 살아있다는 것이다! [8] 정광설 2008.06.14 396
199 고급 인간!? Vs 하급 인간!? @ 정광설 2008.06.13 433
198 초자아 공백(Superego Lacunae).....폭력의 통제되지 않는 분출!@ [6] 정광설 2008.06.12 935
» 못 배운 것 한하지 말고, 할줄 아는것 당당해 하며 살자! 정광설 2008.06.11 458
196 "나는 이 집의 공용 리모콘에 지나지 않아요!" [8] 정광설 2008.06.10 505
195 "진리는 뻔한 소리다!" 정광설 2008.06.09 5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