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적으로 분명한 것은, 언젠가는 틀림없이 죽는다는 사실 아닐까요?  그렇다면
60년 후에 죽으나 지금 죽으나 죽기는 매일반인데, 꼭 그렇게 기다렸다 죽을 필요가
있을까요?  차라리 지금 죽는게 나은 것 아닐까요?"


  며칠전 20대 후반의 청년이 조심 조심 한 말이다. 말은 다소 더듬으며, 조심스럽게
하고는 있지만, 그 말에 대한 생각은 확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죽는다는 것 보다, 좀 더 확실한 것은, 지금 살아있다는 사실이 아닐까? 언제올지
모르는 죽음을 생각하기 보다, 지금 살아있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인지하고,  열심히
살 노릇을 궁리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하고 대답하니,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런게 있었나?"하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다.


  항상 내담자들과 대화를 하면서 느끼는 점이지만, '무엇을 보느냐' 의 자세가 정말
중요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죽음을 바라보며, 죽음으로 점점 다가가는, 죽음보다도 더 고통스런 나날들을, 왜
궂이 60년이나 계속 고통스럽게 경험해야만 하느냐!"라고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을 살아있는 것으로 보지 않고, 어제 보다 하루 죽음과 더 가까워진 것으로  보면
서, 어제 보다 더 공포를 경험하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다.

  새날을 기대하고, 오늘은 어떠한 일이 있을까, 오늘은 어떤 일을 할까를 생각하며,
흥분과 환희로 오늘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니 어차피 죽을게 뻔한 것을, 오늘
또 버티고 살아있는게 무슨 의미가 그렇게 있다고 이 고생해야 하나?" 하고 생각하며,
오늘을 맞고 있는 것이다.

  천당과 지옥의 차이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해 본다.


  죽음이야 어차피 만나기로 되어 있으니, 언제 만나게 되든지 그때까지는 사는 것 처럼
살고, 보람있고 의미있게 살며, 이웃에게 유익을 끼치는 삶을 살다가, 때가 되어 죽음이
찾아오게 되면, 그땐 그때까지 원없이, 흡족하고, 행복하게, 잘 살아온 것을 감사하며,
"모든 인생이 가는 그 길을 받아들이리라!"하는 생각을 다시금 해본다.


  있는 것을 보는 것과, 없는 것을 보는 것에는 이런 천국과 지옥의 차이가 있는 것이다.

  있을 것을 기대하며, 그때를 위해 준비하는 삶과,  

  없어질 것을 생각하고, 지금 있어봐야 어차피 없어질 것 이니까,
  없는 것이나 매일반이지 하고 생각하며 사는 삶의 차이가,

  이렇게나 큰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나는 무엇을 보며 살고 있나?

  죽는다는 사실보다 더 더욱 분명한 것은 오늘 살아있다는 것이며,

  그 오늘을 다스리고 운용할 책임과 권리가 나에게 있다는 사실을 되새기며,

  "이 오늘도 신나는, 최고의 하루로 살아야지!"하는 마음으로 출근길에 오른다.



                               오늘이여! 축복일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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