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했으면 죽기까지 했을까?"하고,  젊은 죽음을 안타까워 하다가도,

나라를 위해 싸우다 전사하여,
물속에 잠겨있으면서 까지도 기관포에서 손을 떼지 못하고,
산화하신 영령들 앞에서는 결코 볼 수 없었던,

한가닥 한다는 유명인사(?)들과 그들을 취재(?)하는 카메라들이 펼치는 자살한 이에 대한 기림과,
영화를 찍는 건지 애도를 하는 건지가 사뭇 불분명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오열 속의 인터뷰(왜 그런 흐느끼는 인터뷰가 뉴스로 나와야 하는지,
지금까지도 나는 납득이 잘 안되지만)장면을 보면서,

"이건 아닌데! 이래서는 안되는데!"하는 생각을 안할 수 없다.


살고 죽음은,
인간 영역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을 해본다.


인간에게 주어진 기회이고 권리는, 살아있는 과정의 운영이지,
시작과 끝을 스스로 결정하는 것 이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원칙은 원칙으로 존재할 수 있어야 원칙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너희가 아이 없는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괴로운지 알아?"하면서,
인공수정 할  때, 선택받지 못하고 폐기되는 수정난에 대해서는 무시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과,
그 수정난도, 수태된 생명으로서의 최소한의 대접을 받아야 할 것 아니냐는 주장과의 부딪침을,
본적이 있다.


너무도 당당히,
선택받지 못한 것의 폐기를,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주장하는 논리에서,


"생명의 시작에 대한 태도가 이래도 될 것인가?" 하는,
생각을 가졌던 기억이 난다.


"너는 살아봐야, 너를 위해서도 비극이니, 차라리 너를 죽여주는 것이 너를 도와주는 것일꺼야!"하고,
선천성 장애를 갖고 태어난 자식의 목숨을 끊은 엄마의 기사를 기억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이라면 누구나 항상 부딪치는 원론적인 문제이겠지만,


죽음을 결정할 수 있다고, 죽음을 내 뜻대로 결정해도 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은,
골치가 아퍼도 하지 않으면 안될 문제이고,


특히 요즘처럼 비인간적이고 탈(?)인간적인,
생각과 정서와 행동 양식이 득세하는 시기에 있어서는,
더욱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자살이 정신의학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느냐는,
학술적인, 통계에 입각한 분석, 설명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으로,
자살이란 생각과 그의 결행을 어떻게 볼 것 인가와,
그래서 자살에 대한 태도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의 문제가,
더 중요한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죽음을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도 있을까?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면, 힘든 것도 없이 심심풀이로 죽음을 생각할까?
정말 정말 어려워서, "정말 죽어야 하나? 이젠 정말 죽는 길 밖엔 없단 말인가?"하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그땐 정말 죽을 것 같았어요. 차라리 죽을까 생각했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그때 왜 그렇게까지 생각했을까 싶은데도요!"하는 말을 들을 때가 있다.


그렇다!

등산을 하다 보면, 끝인 것 같은데 또 산봉우리가 나타나고,
죽을 맛 이었는데, 겨우 오르고 나니 더 죽을 맛이 기다리고,
"누가 이딴데 오자고 했어!"하고 외치며 죽기 살기로 끝내 정상에 다 다르니,
아까의 죽을 맛이, 꿀맛으로 고백하게 됨을 경험한 적이 있다.


인생이 마치 그런 것 아닐까?
내가 자의로 선택하여, 스스로 존재하며 시작된 길은 아닐지라도,
되돌릴 수 없고, 포기해서도 안되는, 앞으로 갈 수 밖에 없는 과정의 연속이지만,
죽기살기(?)로, 죽을 힘을 다해 살려고 노력하고,


그래서 살았을 때, 살아 남았을 때,
그때의 죽을 것 같았던 그 일들이, 삶의 보람으로 다가오며,
나를 뿌듯하게 해주는 것을 경험하는 것이, 인간의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이해 죽음을 택할 수 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는 죽음의 소식을 대하며,



어떤 이유로도,

자살이,

용인되고,

미화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된다.



죽을 수 도 있음을 알면서도, 기차길로, 급류속으로, 전장으로 향하는,
그리고 거기서, 이웃을 위해, 가족을 위해, 나라와 민족을 위해, 죽음을 선택하는,
그 갸륵하고, 거룩하고, 감사하지 않을 수 없는 죽음보다도, 더 슬프게, 더 안타깝게, 더 기리는 모습을,


아직 판단력이 덜 성숙한 우리의 자녀들이 보면서,
무엇을 생각하게 되고,
무엇을 배우게 될 것 인가를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죽기를 다해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고, 또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것 아닐까?


"입시지옥이 없는 곳에서 살고 싶어요!"하고 벌써 십수년 전에 자살한,
어느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의 사건이 생각난다.


그 아이는 지금 어느곳에 있을까?    




























@#$*+ㄱㄷㅈ0
o미르o 좋은글 감사합니다! 08.09.19  |  endrmfrp 참으로 어려운... 답을 내릴 수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찬성입니다. 08.09.19  |  던-힐 영감님의 글들을 보면....연륜이 가득 묻어있습니다.... 많이 배웁니다...꾸벅. 08.09.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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