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초반의 여성이시다. 정신분열증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이다.
하루는 기분 좋은 얼굴로 진료실에 들어와,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고, 그 음성의 지시대로, 집판 돈 전부를 식구하고 상의는 해보지도 않고, 통장 채 헌금했다고 말하는 것 이었다.
보호자 없이 혼자다니는 분이라, 이걸 어떻게 하나 하고 걱정하고 있는데, 몇주일 후에, 이번에는 머리속에서, 도로 달라고 하라고 해서, 교회에 가서 내 통장 달라고 하니, 보관했었다면서 주더라고 말하는 것 이었다.
정신분열이란 병은,
어느 병이나 그렇기는 하지만,
특별히 천차만별한 모습을 지니고 있어서,
때로는 한달을 입원실에서 같이 살다시피 하면서 관찰해도,
진단을 확신을 갖고 내리기 힘든 경우도 있다.
이 정신분열증을 확실하게 진단내릴 수 있게 하는 증상이 조정망상이다.
무엇인가가 나를 영향주고 있고,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시키고, 조절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넘어서,
확고히 믿는 것이다.(망상)
나의 개인적 경험으로는,
옛날에는 "텔레파시가 날 지배하려 든다!" 소리를 많이 했는데,
요즘은 "하나님이 시킨다.",
"성령의 목소리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따라서 병적인 증상인지,
신앙적 체험인지를 구분하는 것은,
치료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 말할 수 있다.
본인은,
환자이기 때문에,
자신의 문제를 객관화 시켜 생각할 능력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에,
환자의 상태를 감안하지 않고,
신앙적인 관점에서만 접근하다 보면,
신앙적으로도 은혜롭지 못하고,
치료적으로도 실기하는 결과를 낳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정신병적인 문제가 있을 경우,
보다 객관적이고, 치료와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냉철하게 문제를 보고, 도움을 주고자 하는, 일관된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