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아시겠어요?" Vs "저 아무개입니다."

정광설 2008.08.27 11:04 조회 수 : 508



어느 대학 교수의 이야기다.
평소 학교다닐 때도, 오다 가다 교회에서 마주쳤을 때도,
그냥 목례나 하던지, 아니면 고개를 숙이고 지나가서,
인사를 안 한건지, 못 보고 지나친 건지,
헷갈리던 학생이 있었단다.
직접 전공 제자가 아니고,
이웃 전공을 공부하는 학생이라 그러나 보다 하고 지냈다는 것이다.



몇년 후, 마주칠 일이 있었는데,
아마 그동안 외국에 유학을 갔었다는 것 같았는데,
한번도 그래본 적 없었던 반가운 인사를 하더라는 것 이었다.



"안녕하세요? 교수님, 저 아시겠어요?"
순간 이걸 뭐라 대답해야 하나, 당황이 되었단다.

"네 알구 말구요.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외국 다녀 오셨다구요?"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너 누구니?  너 나하고 친하니?"그럴수도 없고,

"어 ㅡ어, 응"하면서 얼버무리고 있는데,



상대는 이 교수가 자기를 알고 모르고 와는 관계없이,
당연히 자기를 잘알 것 이라는 전제 하에 말 하는 듯,
자기가 외국에서 교수님 분야를 공부했다는 얘기와,
앞으로 많은 도움 부탁한다는 말을 하더란다.(분위기를 보니 꿩새 운 것 같았다.)


"싫어!"할 수도 없고,
그냥 또 "어ㅡ어,"하고 얼버무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에게 묻는 것 이었다.
아랫 사람이, "저 아시겠어요?"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어른이, "자네 나 알겠나?"하고 물어도 당황되고,
어릴적 친구가, 오랬만에 만난 동창이, "나 누군지 알어?"하고 물어도 난감할 때가 많은데,
하물며, "아랫 것(?)이! 이 무슨 망발!"하고 얘기하니,
웃으며 노여움이 조금 풀리는 것 같았다.



일단 나를 먼저 밝히고,
그다음 "저, 기억하시겠습니까?"하고 묻는 것이 순서일 것 같다.


고등학교 은사셨던 것 같으면, "저 아무 고등학교 몇회 졸업생 누구입니다.
몇년도에 고3 이었습니다."하고 말씀드리면,


기억을 하시던지, 아니면 기억하는 척이라도 할 수 있으면서,
반갑게 인사 나누고, 덕담 나누고, 어색하지 않게 헤어질 수 있는 것이다.



몇십년 만에 만나서 내 이름을 기억하는 친구가,
나는 부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


원채 사람 이름을 이상하게도, 다른 사안에 비해,
특출(?)나게 잘 잊어먹는 나로서는,
"내 이름 기억하겠니?"하는 질문처럼 곤혹스럽고 어색한 질문이 없다.


그래서 나는 꼭 미리 "나 몇회 누구야!"하고,
내 이름을 먼저 이야기 한다.
그러면 상대가,
나를 혹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그것이 불편한 사항이 아닐수 있기 때문이다.



폐일언하고,
특히 아랫 사람이 윗 어른에게,
"나(나나 저나 매일반이다.) 아시겠어요?"하는 결례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저는 누구 누구 입니다."
"어느분 자손 누구 입니다."
"어디 졸업생 누구입니다."  등 등,


상대를 당황시키지 않고,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사회생활의 중요한 요령중의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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