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언제 집에 와?"

정광설 2008.08.27 15:53 조회 수 : 569


사람이 상황을 인식하는 것과, 동물이 상황의 자극을 감지하는 것은,
사뭇 다른 의미라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동물의 상황 감지에는,
그 상황의 의미나, 윤리적 가치나, 철학적 깊이나,
신앙적 숭고함 등은 있을 수 없고,
오직 생존에 유리한 방향, 조건 만이 있을 뿐이라 생각된다.


그냥 자극을 본능과 학습의 결과에 의해 형성된 테두리 안에서 받아들이고,
반응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어떤 의미냐 와는 관계없이,
설정되어 있는 조건과 맞으면 그런거고, 안 맞으면 아닌거인 것이다.



사람은 생각하고,
두루 헤아려 판별이 가능한 존재이기 때문에,
어떤 상황을 인식하는 방식이,
짐승처럼 조건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또한 아니어야 할 것이다.



"아빠! 집에 언제 와?"하고,
막둥이가 어느날 아침 일찍 출근을 하려는데,
자다가 말고, 아빠 떠드는 소리에 잠이 깼는지, 웅얼거리며 잠짓 비슷하게 하는소리였다.


그순간 나는,
"아이쿠 큰 실수를 했구나!  이를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아이를 끌어 않고 볼에 뽀뽀를 하면서,
"그래 오늘은 아빠가 꼭 ㄹㄷㄹㅇ데리고 갈께! 잘자!"하고,
등을 다독 거려주니, 흐뭇한 웃음을 지으며,
"응"하면서, 못다한 꿈나라로 다시 살며시 빠져드는 것 이었다.



서울서 수련받으면서 일주일에 한번 집으로 퇴근하면,
온 가족이 역전까지 마중나와 시끌벅적한 재회를 축하하며,
"가자!"하면, "가자ㅡ아"하고 크게 외치면서,
아이들이 앞장서서 가는 곳이 있었다.(그 이후로는 그와 같은 환영은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었다!!)
패스트 푸드점ㄹㄷㄹㅇ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빠를 기다린 건지,
햄버거를 만날 것을 고대한 건지, 헷갈리는 면도 있지만, 하옇튼 그랬었다.
너무 맛있게들  잘먹고 행복해들 하였다.


사실 더 낳고 싶었지만,
큰 놈이 학교에서 형제가 네명이면 야만인 가족이라고 놀린다고 해서,
7자녀의 꿈을, 눈물을 머금고 접을 수 밖에 없었지만,


네명 데리고 ㄹㄷㄹㅇ가서,
아빠 엄마까지, 6명이 퍼(?)먹기엔,
수련의 봉급으로는 만만치 않은 금액이었지만,


어린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이,
우리 부부의 노후에 결정적이란 진리(?)를 일찌감치 터득한,
나의 주장에 의해 거의 매주일, 행복한 햄버거 파티는 수련기간 내내 계속 되었던 것이다.



아빠가 수련을 마치고 집에 오게 되면,
더 자주 먹으러 갈 줄로 생각했었나보다. 막내는...(2년반짜리)


아빠는 대전에서 청주로 출퇴근하느라,
그것도 초보운전이라서 빌빌거리고 가자면,
새벽같이 출근해서 길이 들 붐빌 때 시내 빠져야 하고,
저녁에는 그래도 그 초보기사를 전폭적으로 신뢰하며, 차 태워 달라고 대기하고 있는,
우리 큰딸(? 실은 아내^^)과 그의 네 똘마니들을 데리고, 진땀 흘리며 동네 드라이빙 하느라,
집에 오고서도 몇달을 ㄹㄷㄹㅇ에 못 데리고 갔었던 것 이었다.



아이는 아이가 설정해 놓은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니,
아버지가 가끔 눈앞에 알짱거려도 집에 온 것으로 인식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왜곡된 인식인 것이다.


스스로 설정한 인식의 조건이 왜곡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인식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니까 그렇게,
"아버지는 집에 아직 안왔다."로 인식한 것이다.


사실보다,
스스로 설정한, 왜곡된 인식조건이 더 영향이 큰 것이다.


아버지의 잘못이었다.
그것까지 헤아렸어야 했다.
그러게 이제 겨우 두돌 반 지난 어린아이 아닌가!


이 아이가 아버지의 새 직장에의 적응,
초보운전자의 긴장,
개업을 할 껀가, 아니면 봉직의사를 계속할 껀가의  고민과 갈등과 시간 없음을 어찌 알 수 있었겠는가!



문제는 이러한 인식 양식이 어른에서 나타날 때 이다.
실제상황을 헤아리고, 분별하여, 의미를 깨닫고,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설정한 조건에 의해서,
그 조건이 왜곡된 조건이고, 전제인 것은 도외시 한채,
스스로 설정한 결과로 직행하는 인식 씨스템을 독창적(?)으로 개발하여 갖고 사는,
어른들,
남편들,
아내들,
직장상사,
직장 종업원 등 등이 문제인 것이다.



한 마디로 자유하지 못한 것이다.
훨씬 더 고등한,
훨 훨 날 수 있는 고등의 분별능력의 가능성을 부여받고 태어난 존재가,
거의 짐승수준의 인식양식을 고집하고, 그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꼭 붙잡고 늘어지는 어른들이 문제인 것이다.



겉의 나이는 불혹을 넘기고,
지천명의 나이를 넘겼지만,
불혹과 지천명은 다 그럴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럴수 있는 사람의 이야기 일 뿐이고,


우리집 막내가, 그ㅡ때 하던 이야기 처럼,
스스로 설정해 놓은 틀에 갖혀,
인간적인 성숙을 스스로 가로막고,
갇혀사는 사람들이,
생각밖으로 많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나는 나도 모르게,
내가 설정해 놓은 틀에 갖혀있는 것은 아닌지,
내 마음 속을 ,
내 생각 속을 ,
내 가치관의 틀 속 을 헤집어 본다.



사람으로 태어나, 짐승처럼 살아서는 안되겠기 때문이다!







































@#$*+ㄱㄷㅈ0

댓글 0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84 행복은 향기 같아서...0 정광설 2008.08.28 599
283 영감탱이의 꼴통 이야기!0 정광설 2008.08.28 431
282 떼논 당상!0 정광설 2008.08.28 534
281 깨달음은 축복이랍니다!!!0 정광설 2008.08.28 336
280 초조해 하지 마세요!0 정광설 2008.08.28 478
279 있는 것을 보시는군요!0 [1] 정광설 2008.08.28 548
278 방법을 정하기 보다,자아를 굳게하세요!0 정광설 2008.08.28 472
277 아이를 위해서라도 미안해 하지 마세요! 당당하세요!0 정광설 2008.08.28 411
276 문제가 아닌걸 문제로 보면 문제가 될 수 있다!(우울증 자가진단하고 고민하는아고라 답글에서)0 정광설 2008.08.28 436
» "아빠! 언제 집에 와?" 정광설 2008.08.27 5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