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마스 선물 뭐주랴?", "뭐든지 얘기 해봐!"
엄마는 기분파였다. 없는 형편이라, 평소에는 모든 면에서 넉넉하지 못했지만, 가
끔 발동되는 엄마의 화끈한 선심(?)은 우리들 5남매에게는 요즘 말로 하면, 스트레
스 화끈하게 푸는 이벤트였고, 아버지에게는 미치고 팔짝 뛸, 괜한(?) 짓 이었다. 그
런데 그날은 왠지 아버지도 빙그시 웃고만 계셨다.
형들과 누나들은 이것 저것, 물건도, 돈도 요구하였다.(물론 적당한 선에서 캇트 됐
지만) 그런데 5살 짜리 막내는 뜬금없이, "나는 아버지!"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날, 아이는 아버지 무등타고 집 앞에 있는 후암시장에 가서 갖고 싶은 것
다 사달랠 수 있었다.
아버지는, 막내의 잔머리를 야단치기 보다는 아이의 천재성(선천적 통빡?)에 흐뭇
해 하며 사달라는 것 다 사주셨다.
딴건 몰라도 그날 아버지가 크게 웃으며 기뻐하시던 모습과, 형들과 누나들의 날 비
기싫은(?), 놀랬다는 눈초리로 약올라하던 모습은 눈에 잡힐 듯 아련히 기억 속에 남
아있다.
그리운, 세상 물정 모르고 마냥 행복하기만 했던 어린시절의 한토막 기억이다. 아이
의 겁(?)없는 잔머리 굴림을 웃으며 받아주신 아버님의 베품이, 훗날 아이의 자신감
형성에 얼마나 큰, 긍정적 영향을 주었는지.......
감사할 뿐이다!
@$+0ㄱㄷㅈ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