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렇게 바보가 아니랍니다 !"

정광설 2008.11.21 10:13 조회 수 : 414



출근길에 들려오는 라디오 소리에, 해도 너무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능 끝난 우리의 청소년들이,
요즘의 경기 한파로 기업들의 후원이 끊기는 바람에,
수능 끝난 우리의 청소년들이 예년에 누릴 수 있었던 문화활동의 기회가 끊어져 갈데가 없어졌고,
할 일이 없어 오전에 학교가서 출석체크하고 어지로 붙잡혀 시간 보내다,
오후에 끝나면, 갈데가 없어서 PC방에나 가고, 할일이 없어 방황을 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어느 어머니와 어느 학생의 인터뷰로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친절도 보이고 있었다.

방송을 들으면서,
"왜 약을 보름이나 먹었는데도 일하기 싫어하는 마음이 안 없어지냐?"고, "약 제대로 준 것 맞냐?"고,
항의쪼로,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이야기하던 어느 30대 중반의 환자 생각이 겹쳐 떠올랐다.

그 사람은 그러니까 환자라서 그렇다 해도, 우리의 청소년들을 싸잡아서,
기업이 나서서 음악회나 문화행사를 마련해 주지 않으면,
할 일 없어 방황할 수 밖에 없는 존재들로 취급해도 되는 것일까?

기업들이 조금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치사하게 청소년들에 대한 기여를 접는 바람에,
우리의 아들 딸들이 갈 곳을 못찿아 방황하게 만드니,
이 책임을 어찌할꺼냐는 식의 논조로 들렸다.

내가 삐딱한 마음으로 들어서 그런 것이라면 천만다행이고, 나 하나가 마음의 자세를 바꾸면 된다지만,
혹시라도 이것이 사회전반이 공감하는 생각의 흐름이라면,
이러한, 무책임하게 누군가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식의, 피해의식에 푹 젖은 접근방식과 사고의 흐름이,
과연 우리의 청소년들을 바로 평가하고, 제대로 돕고,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북돋우는 태도라고 볼 수 있을 것인가?

세계적인 위인들의 위인전을 보면,
많은 분들이 십대 초반에 스스로의 인생 전반에 대한 입지와 그의 실천계획을 세워,
평생을 통해 십대 초반의 이상과 계획을 실천하다 보니 오늘을 이루었다는 회고의 말들을 흔히 접할 수 있는데,

수능 끝난 우리의 아들 딸들의 나이가 십대 후반인 것을 알고나 하는소리들인가,
아니면 그들은 나이 값을 할 가능성이 애초에 없다고 생각을 하는 것인가?

우리의 자녀들은,
기업이나 어른들이 이벤트성 문화 행사를 마련해 주지 않으면,
자기가 혼자서는 문화적인 사고나 활동을 할 수 없고,  
자기에게 갑자기 주어진 충분한 시간을 주체하지 못해,
피씨방에나 가서 시간 죽이거나, 불건전한  일들로,
일탈의 가능성이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존재들이라고 누가 규정한 것인가?

우리의 아이들이 그렇게 바보인 줄 아는가?
누가 그렇게, 우리의 귀한, 이 나라, 이 민족의 장래를 책임져야할 존재들인,
우리의 아들 딸들을, 바보스럽게 자기 인생을 전혀 관리할 수 조차 없는 존재라고 말하는가?

누가, 무슨 자격으로, 어떤 근거로, 우리의 아들 딸들을,
누군가가 시간 보낼 바람직한 일거리를 안 만들어 줘서 피씨방에 갈수 밖에 없었으니,
그 책임은, 그로인해 곁길로 들어선 책임이,
기성세대에, 얄팍한 상술로 기여금을 끊은 기업에 있다고 피해의식을 심어주고 부추긴단 말인가?



"나는그렇게 바보가 아니랍니다!"하는, 어느 수능 끝낸 남학생의 외침이 들려오는 것 같다.

"나는 그렇게 차려준 밥상만을 기대하는 못난이는 아니랍니다!"하는,
 어느 수능 끝낸 여학생의 외침이 들려오는 것 같다.

"나는 그렇게 내 책임을 도외시하고, 누군가를 원망하는 사람이 아니랍니다!"하는,  
어느 수능 끝낸 남녀학생들의 외침이 들려오는 것 같다.

"우리 청소년들을 위한답시고,
청소년들의 인격과, 우리들의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감을 짓밟는 발상을 삼가해 주십시요!"하는,
지각있는 우리의 아들 딸들의 외침이 들려오는 것 같다.

"차려준 밥이나 먹고, 차려준 놀이판에서 재롱이나 떨고,
그냥 시간을 주면 할 일 몰라 어슬렁 대는 애완동물 같은 존재로 우리를 취급하지 말아주십시요!"하는,
장래 이 나라를 짊어질 내일의 간성들의 외침이 들려오는 것 같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책임지고,
어른들이 만들어준 문화 이벤트의 기회를 적절히 스스로 선택할 줄 알며,
어려운 때는 오히려 어른들의 어려움을 도울 수 있는, 현실을 바로 보고, 바른 길이 무엇인지,
옳은 일이 무엇인지를 헤아릴 수 있는 나이에 다다른, 인격의 소유자로 대접해 주십시요!"라는,
이미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도 훨씬 속이 꽉 찬, 바른 생각을 가진 청소년들의 외침이 들려오는 것 같다.

"엄청난 착각에 빠진거든지, 아니면 스스로의 이익을 위해서,
더 이상 우리 청소년들을 나약하고, 자기 앞가림도 못하고, 무책임하고,
잠시만 그냥두면 한없는 일탈의 수렁으로 빠져들 수 밖에 없는 못난이로 취급하지 말아주십시요!"라는,
이미 지성이 갖춰진 우리의 자랑스런 후손들의 외침이 들려오는 것 같다.



나도 같이 외쳐본다.  
"말할 수 있는 자리에 있다고 함부로 말하지 마십시요!
우리의 아이는 그렇게 바보가 아니랍니다!"라고........




















@#*+ㄱㄷㅈㅊ0충
(이창0 동문에 의해 충청00에 편집돼 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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