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관념@

정광설 2009.02.24 09:48 조회 수 : 464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떤 문제를 보는 왜곡된 생각과 시각, 그에 따르는 행동, 습관에 젖어 그 습관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그 습관이 인격의 한 부분으로 변하여 그런 경향, 성격 즉, 어떤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으로 고착되어,
그 고정관념이 자신이 겪는 여러가지 심리적 갈등의 원인이 됨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사실과 원리를 모르고 지내는 사람들에게, 그러한 고정관념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고, 알려줌으로써, 왜곡되고, 환자의 인생에 있어서 큰 가시같은 역할을 해온, 바로 그 고정관념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는 사람을 정신과 의사라고 말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고정관념으로 인해 생기는 문제들을 발견하고, 그것이 문제인 줄도 모르고 있는 환자에게, 자신의 문제를 깨닫고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려면, 당연히 정신과 의사 자신이 고정관념에서 자유할 수 있고, 민감하게 그런 문제를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자질이 있어야 할 것이다.


스스로 생각할 때, 환자의 호소에 몰입할 줄도 알고, 그래도 곧 잘 왜곡된 고정관념을 찿아내어 도움을 주고 있다고 평소에 생각하고 있던,  나의 우매함과 교만을 무너뜨리고, 나의 실체를 발견하고, 반성하며, 나를 다시 한번 냉정하게 되돌아 보게하는, 나의 뒤틀린 고착된 고정관념을 발견하게 하는 사건이 있었다.


그것도 일주일 사이에 두번씩이나 있었다.
그것도 두번째는 부끄럽기 짝이 없는, 교만하고, 바보스럽고, 어리석은, 고정관념의 전형이었다.




그 첫번째는 진료실의 책상 배치 문제였다.


개업할 때 스승님께서 환자의 시선을 편안하게 해주기 위해, 나의 등 쪽을 붉은 빛이 도는 살색과 가까운 벽돌로 인테리어 하도록 권고하셔서, 그대로 따르고 지난 25년여를 지내왔다.


환자가 진료실에 들어오는 것은 나의 왼 쪽으로 들어와 마주 앉도록 디자인 되었었다.  이 진료실의 배치가 변할수도 있다는 생각은 지난 25년동안 한번도 든적이 없이, 그 자리, 그 모습, 그 배치 상태를 지켜왔다.병원을 이사하고 진료실 크기가 작아져 좁고 불편해졌어도, 그 구도의 변화는 생각 밖에 있었다.  내 진료실의 도면은 고정된 것 이었던 것이다.


조금 움직이기라도 하면 큰일이라도 날 듯, 아니 그럴수 있다는 생각조차 안해보고 지내왔던 것이다.  진료실이 비좁아 환자와 들어오고 나가는 과정에서, 배웅하려고 문을 열어주다가 서로 부딪치는 경우까지 있었음에도, 그냥 웃고 조심하며, 책상 위치를 좀 바꾸어, 평소 안 쓰이는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아예 해볼 생각조차 안 해봤던 것이다.


저 지난주인가, 어떤 환자 보호자가 원장님 앉은 자리에 수맥이 흐른다고, 자리를 옮기라고, 여기 넓은 자리 놔두고 왜 그쪽에 궂이 앉아 있냐고,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이야기 하는 바람에, 무슨 소리냐고 이것은 우리 선생님이 디자인 해 주신건데 무슨 소리냐고, 일고의 여지도 없다는 듯이 응답을 하였지만, 그동안 한번 이사하느라 방이 좁아져서, 애초에 선생님께서 권유하셨을 때 와는 사정이 달라진 것은 생각도 안해봤던 것이다.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현상태에서의 개선을 모색하기 보다는 작은 평수를 원망하고, 공용면적이 크게 설계된 건물임을 원망하며, 불편한 것을 숙명(?)인 줄 알고 지내왔던 것이다.


오래 다니던 환자들이 책상 위치가 달라진 것을 보며, 더 좋다는 , 더 넓어지고 좋다는 반응을 보일 때 마다, 고정관념을 남에게서만 찿을 줄 알았지, 정작 나 자신은 제대로 돌아보지 않고 살아오면서, 마치 다알고 유연히 대처하는 줄로 착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한주간이었다.


성경 말씀의,
남의 눈의 티는 보면서,
정작 자기  눈속의 들보는 보지 못하는,
어리석고 악한 이에 대한 꾸짖음의 말씀이,
바로 나에게 하신 말씀임을 깨닫고 반성하게 만드는 한주간이었다.



그리고는 얼마나 됐다고, 오늘은 정신과 의사들 모임에 가서, 또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무산 시켰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보다는 욕되게 하는 우를 범했다는 생각을 떨쳐버리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고 만 것 이었다.


종교와 정신건강이라는 쉽지않은 주제에 대하여, 열심히 준비해온 강사의 수고와 열심히 강의해준 것에 대한 고마움은 표하지도 않은채, 갑자기 도움말을 의뢰받아 당황했다고는 하더래도, 일반적인 종교와 정신건강과의 관계랄까 서로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야기를 한 마당에, 내가 기독교인이고 하나님 믿는 사람이라는, 나를 아는 사람이면 대개 아는 이야기를, 이런 저런 안해도 좋았을 말을 늘어놓아, 선배님들께는 결례를, 동료나 후배들에게는 도움 보다는 누만 끼쳤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생각해 보면, 종교 이야기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내가 기독교인이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객관적이지도 못하고, 오히려 하나님이 제일 싫어하고 미워하시는 교만만을 떤 꼴이 되고 말았다.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여러 종교에 대한 신심이, 정신건강과 어떤 관계, 영향이 있을까를 연구한 것에 대한 주제발표와는, 격에 어울리지도 않는 나의 주관적인 기독교관만을, 그나마도 제대로 피력하지도 못하고, 마치 "니들이 종교에 대해 뭘 알아?"하는 식의, 교만과 자만에 가득찬 행동을 보인 것 같아 마음이 너무 무겁고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생각할수록 부끄럽고 죄송하고 미안한 생각이 멈추질 않는다.
그러니 어찌한단 말인가?  이미 흘러간 물이고, 엎질러진 물이 되어버린 것을.....


기회를 무산시킨 것 뿐만이 아니라, 인간의 기본적 심성으로 신성이랄까, 종교적인 성향과 경향에 대해 좋은 의견이 나눠질 수 있는 기회는 놓치고, 오히려 기독교에 대하여, 하나님이라는 존재에 대하여 반감만을 부추긴 꼴이 되지나 않았을까 하는 생각만 드는 것이다.




언제나 철이 들고,
스스로를 냉정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바라보며 스스로를 제어할 수 있는사람이 될 수 있단 말인가?


쏟은 물에 대한 교훈을 다시 한번 마음 깊이 되새기며,
앞으로 진력을 다하여 사려깊게 행동하는 사람이 될 결심을 다진다.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정작 중요한 것은 놓치고,
고정관념만 부여잡고 있는 어리석은 자가 더 이상은 안되어야 겠다는 결심을, 반성과 함께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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