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쁜짓 !

정광설 2009.02.26 12:04 조회 수 : 460



  "이쁜 짓ㅡ"하고 깔깔대면서, 이뻐 죽겠다는 듯 얼굴을 부비고 뽀뽀하며 자랑스레
드러내 보이는, 별로 이쁘지 않은 아이를 보고, 차마 이쁘다 소리가 안나와, "아이고!
고 놈, 눈도 참 크고 맑네!"식으로 스리슬쩍 넘어가며 상대 기분을 맞춰준 경험이 누구
에게나 다 있으리라.

  별로 이쁘지도 않은 아이가, 별로 이뻐보이지도 않는 짓을 이쁜 짓이라고 했을 때,
그래도 그것이 이뻐보이는 것은, 아니 적어도 미워보이지 않는 것은, 그것이 이쁜짓이
라는, 이쁜짓이고자 하는 마음이 담긴 행위이기 때문이리라.

  평상시에 본인이 의도하거나, 무심결이거나, 이쁜 짓 하는 아이와 별로 그렇지 않은
아이는, 같은 자식이라도 정이 가는 것이 사뭇 다른 것은 어느 부모나 공통적으로 느끼
는 감정일 것이다.

  그래서 본능적으로도, "배냇 짓"이라는 것을 해서, 엄마의 긍정적 관심을 불러일으키
게 끔, 얼굴이 웃는 모습으로 찌그러지는 현상이 있는 것이다.


  이런 이쁜짓이 가장 필요한 경우는 부부사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30중반의 주부이다. 이런 저런 얘기 끝에 이쁜짓에 대해 이야기 하며, 남편에게 이쁜
짓을 무엇을, 어떻게 했나를 물으니 별로 생각나는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원하는 반찬이 무엇인지, 이것 할려는데 생각이 어떤지, 이거하고 저거하고 둘 중에
오늘 저녁에는 뭐가 좋겠는지, 남편에게 물어서 해본 적이 있는냐는 질문에, 결혼 10
년이 넘는 동안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을 그때서야 비로서 발견했는지, "어머 어머! 그러
고 보니 한 번도 물어본 적이 없네요!"하면서 자기도 놀라는 것이었다.


  "오늘 저녁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라는 이쁜짓의 공격(?)을 받은 남편(아내)이, 이
따가 퇴근 후에 있을 수 있는 여러가지 재미있는 일들을 상상하며, 기쁘게, 힘있게, 활
력 넘치게, 괜히 삥긋 삥긋 웃어 주위 사람들에게 놀림 당하며, 그 놀림 마져 기분 좋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며 잘 지내게 되지 않겠는가?

  이따가 얼마나 좋을 것이냐가 중요하다기 보다는, 그때까지의 시간이, 과정이, 행복
이란 보너스로 꽉 찰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오늘 꼭 한번 해봐야겠네요!"하고 웃으며 나가는 그 주부의 웃음이, 나도 덩달아 기
분이 좋아지게 만드는 전염력을 발휘하는 것을 느끼며, "이쁜짓을 할려고 맘만 먹어도,
이렇게 주위 사람까지도 행복하게 만드는 전염력을 발휘할 수도 있구나!"하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환자에게 이쁜짓을 권하기만 할께 아니라, 나도 이쁜 짓해서 사랑받는 남편이 되어
야지!"라는 야무진 생각에 희죽거려 본다.

  직원들 안보게, 몰래! ㅎㅎㅎ





















@#$+0ㅅㄱㄷㅈ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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