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내 감정의 정체는 ?@#$+0ㅅㄱㄷㅈㅊ

정광설 2009.03.03 17:38 조회 수 : 391

감정은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이,
감정의 모습이 같다고 해서 같은 감정이 아니고,
따라서 같은 방식으로 다루어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환자와의 대화중에 들었다.


아니 감정은 분명히 같은 감정이지만,
그것을 대하는, 다루는 원칙이 아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대화 중 생각하게 되었다.


20대 후반의 영리해 보이는, 예쁜 얼굴의 소유자이다. 키도 늘씬하다.
요즘 사람들이 소위 말하는 얼짱이고, 몸짱인 조건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다.


엄마랑 함께와서 진료실에는 들어와 앉았는데,
어떻게 왔느냐는 의사의 물음에 할말이 없어서 무슨 말을 해야하나를 그때부터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대화가 계속 되면서 특징적으로 드러나는 현상은,
10번 정도 의사가 질문을 하면 7번 정도는 엄마가 대신 총알(?)처럼 대답을 하는 것 이었다.


왜 딸에게 한 질문을 엄마가 대답하냐고 했드니,
딸이 대답을 안해서 자신도 기다리다가 답답해서, 엄마가 아는 바를 말한 것 이라고 말하는 것 이었다.


실은 의사의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대답을 했으면서.......


어머니의 이미 내려가지고 온 진단은 우울증이었다.


엄마가 아이를 정신과에 달래서 데리고 온 목적은, 아이가 우울한 것을 치료받아서,
우울이 없어지면 좀 의욕이 생기고, 사는 목적이랄까, 뭔가를 할 생각이 좀 나지 않겠느냐는 것 이었다.


딸은 원래 학교다닐 때도 낮에는 빌빌하다가 저녁이 되면 정신이 들고, 밤중에는 나가기도 좋아하고 그랬는데,
낮에는 이상하게 나가기도 싫고 의욕도 없고 사람도 만나기가 싫어한다는 것 이었다.


낮과 밤이 바뀐 것 같은 이야기였다.


그런데 본론으로 돌아가서 하루 종일 정신을 못차리고 우울해하고 그런다고 염려하는 것 이었다.


본인도 다소 우울한 것을 시인하며,
그래서 별로 내키지는 않지만 외국에 가서 뭔가라도 공부를 해볼까 하는 생각도 하는 중 이라는 말이었다.


목표는 전혀(?), 뭘 해야할 것 인지에 대한 감도 없는 상태에서,
외국에라도 한번 나가서, 뭔가라도 해볼까 하고 있는 것 이었다.  


죽기 살기로, 머리를 싸매고, 전력투구를 해도,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얻기가 힘든 것이 공부이고, 특히 외국 유학일텐데,
심심풀이 따콩 씹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훼방하는 아주 중요한 것이,
바로 우울중이라는 생각을, 엄마도 딸도 공히 갖고 있는 것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 이었다.


그리고 간절한 눈빛으로 의사를 보면서,
이 우울을 차료하면 좋아질 것 이라는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이었다.


증상은 같은 우울증상일지라도,

치료의 대상인 우울과,
극복의 대상인 우울과,
다스림의 대상인 우울이 있을 수 있지 않겠냐는 의사의 말에,

다행스럽게도 의사의 견해를 이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
우울이라고 다 치료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이다.
우울이라고 다 치료해도 되는 것은 아닌 것이다.


우울증이란 병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우울해서 세상 살기 싫은 것 하고,


세상 사는 의미는 생각해 보지도 않고, 생각할 필요도 전혀 느끼지 않으면서,
세상은 그냥 내가 하고 싶은 것, 마음에 드는 것 하고 사는 것이, 인간의 당연한 삶인줄 알고,


어려서부터 누군가가(주로 엄마였지만) 이런 저런 도움으로 앞 길 터주면, 그 길 맘에 드네 안드네 틱틱거리며,
걸어주고, 살아와준 성격 배경에서 발생된, 사는 것이 마음에 안들어 우울해진 것은,
약으로, 의사가, 도와서 치료해 줄 수 있는 우울과는 그 정체가 다른 것이다.


이야기가 진행 되어지면서,
의사의 견해에 대하여 상당히 공감하는 것을 느끼며,
다행이라는 마음으로 다음에 만날것을 약속하고 헤어졌다.


병적 현상으로 발생한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의 변화 때문에,
나의 삶이 곤경에 빠지고, 진행이 제대로 안되고, 보람을 못 느끼는 것인지,


나의 삶에 대한 옳바른 자세의 미확립으로 인해 발생한,
스스로 자초한 어려움에 대한 투정으로 일어난 감정의 변화인지에 대한 고찰이, 통찰이 필요한 것이다.


불편한 감정을 없앨 수 있는 것이 성공이 아니라,
그런 감정이 생기게 된 원리를 알고, 그 증상 속에 들어 있는 진짜 의미를 깨달아,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변화와, 인격의 성숙과, 가치관의 정립과,
소중하기 짝이 없는 자신의 삶에 임하는 자세의 바로 세움(회복)이 중요한 것이다.


편한 것이 선한 것이 아니고, 재미있는 것이 삶의 보람이 아니듯,


불편한 감정이 없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감정의 발생 비밀을 깨닫고, 그런 감정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깨달아,
본질적으로 바른 길을 찿고, 그 길을 가는 인생이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인생을 추구하고,
그렇지 못할 때 좌절과 실망과 우울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인고의 세월을 인내로 극복하면서, 가슴이 터져버릴듯한 감정의 어려움을 극복하면서도,
마땅히 해야할 바를 이루기 위해 전심을 다하는 인생이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기왕에 한번 살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지도 모르는 인생, "편한게 좋찮아!"가 아니라,
기왕에 한번 밖에 주어지지 않은 인생인데, 보람있는 인간으로서의,


멸망당하는, 죽임당하기 위해 태어난 짐승과는 다른,
진짜 인간다운 삶을 일구고, 가도 가야하는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하면서 살아야 옳은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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