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구축(驅逐)한다 했던가?
요즘은 방법이 목적을 구축하고,
물건이 값이 좀 나간다는 이유로, 사람을 물건에 필요한 자로 만들고,
숨겨진 질서를 헤아려 알아 밝혀내는 방법이랄 수 있는 과학이,
과학적이 아니라는 이유를 들어 본래의 질서를 부인하고,
마치 모든 이가 추구해야할 가치가 방법에 있는듯,
공부 배우는 방법을 고수하기 위해, 공부 배우기를 거부하기를 조금도 두려워하지 아니하고,
공부 가르치는 방법이 마음에 안든다고, 그 선생님의 선생임을 능멸하기를 서슴치 않고,
오히려 이런 짓을 행함을 큰소리 치고 자랑스레 주장까지 하는 세상이니,
이 어찌 비 본질이 본질을 앞서고, 주객이 전도된, 본말이 전도된 세상이라 일컫지 않을 수 있을 것인가!
유산 나눠 줄 생각은 안하고, 건강하기까지 해서, 어느 세월에 유산 받아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으랴 하는 마음에,
유산을 빨리 받을 마음으로 아비를 빨리 세상 뜨게 억지로 도와준(?) 자의 인권도 인권이라고 주장하면서,
자신이 인륜 파괴자인 줄은 생각하지 못하고, 인권 옹호자인 줄로 착각하는 정도가 아니라,
머리를 빳빳이 들고 주장하는 자들이 득세하는 세상이니이 어찌 말세지말이라 하지 않을 수 있으리요!
이럴 때 일 수록 정신을 바짝 차리고, 선현들의 가르침을 되새겨 보며,
바른 길, 마땅히 인간으로서 걸어야 할 길에 대한 배움의 마음을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며,
혹세무민의 영혼을 갉아먹는 소리를 분별해 낼 수 있는 지혜를 갈고 닦음에 게으르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말고, 바른 길이 아니면, 길을 내서 가는 한이 있어도 바름을 잃지 않는 것이,
근본을 잊지 않고, 본질을 잃지 않는 자세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왜냐하면 나의 삶이 그만큼 소중하고, 존귀함 때문인 것이다.
존귀함이 유지되기 위한 당연한 노릇이기 때문인 것이다.
틀린 것을 옳다 하고, 그른 것을 바르다 하며, 아닌 것을 이다 하는 것 만이 혹세무민이 아니라,
조금 중요한 것에 지나지 않는 변방의 비본질 적인 것을, 마치 그것이 본질인 양 호도하는,
이것이야 말로 양의 탈을 쓰고, 사실에 입각한 접근방식으로 우리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양심을 마비시키며, 정의를 왜곡시키는 진짜 무서운 혹세무민이요,
사람을, 우리가 속한 공동체를 파멸로 몰고갈 수 있는 암적인 현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되지도 않은 것, 몰라도 아무 상관없는 잡것들에게 현혹되어,
진짜 필요하고 중요한 지혜를 키우는 일을, 지혜를 터득하도록 가르치고 배우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이 파괴를 목적으로하는 세력의 침탈로 부터 우리의 소중한 가치를 지킬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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