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경험하는 현상과 인간이 쓰는 단어인 사실이라는 말의 차이는 무엇일까?

우리는 흔히 사실이라는 말을 하고,
그것을 근거로 의견을 펴기도, 주장하는 것의 근거자료로 제시하기도 한다.

사실이라는 말을 쓰거나, 좀 큰소리로 "그런 사실이 있었어!"하고 말을 할 때는, 그것이 대단히 객관적이어서,
모든 사람이 그 사실이 객관적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수용하고 믿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의식의 밑바닥에 깔고 사실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진짜 사실이라는 것이 있기는 한 것일까?
누가봐도 그 사실을 사실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사실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똑같은 상황을, 사실을, 함께 시차도 두지않고 같이 가서 보고 온,
이스라엘의 정탐꾼들이 서로 다른 보고를 한 것은 어떻게 된 것일까?

그들에게 사실은 어떤 것이었던 것일까?

남의 나라 역사를 가지고 왈가왈부 얘기할 것 없이, 임진왜란 직전에 왜국에 가서,
똑같은 사실을, 똑같이, 시차를 두지 않고 함께 보고 온 두 당파 사람들의 보고가 서로 달랐던 것은,
그래서 종국에는 전란을 대비하지 못하고 역사에 길이 남을 치욕을 자초한 것은 어인 연유에서일까?



어떻게 이 역사적 사실을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그들에게 사실은 과연 있었던 것일까?



먼 옜날로 돌아갈 것도 없이,
이 쪽 당사자의 의견에는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는, 한번도 이쪽 이야기에는 귀를 기울인 적이 없는 집단을,
대화 파트너라고 시종 일관되게 주장하며, 그 집단이 행한 원자폭탄 실험과 미사일 발사라는 '사실'을 보고 난 후에도,

국가를 그들로 부터 지키고,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위치에 있는 소위 지도자들의 의견이,
다소 정도가 아니라 극명하게 서로 다른 것은, 저들 중 누군가의 귀나 눈이 나쁘기 때문일 것인가?

세계 유수의 대학에서 수업한,
자칭 타칭 그 분야의 전문가이고 석학 소리를 듣는 분들의 사실에 입각한 견해를, 바보스런 헛소리라 말할 것인가?


요즘 시중에 나도는, 사람을 짜증나게 하고, 고인을 욕보이게만 하는 이야기들 처럼,
은밀한 일이라면 같은 사실을 본 것이 아닌게지 하고 생각할 수도 있을 수 있겠지만,


전 세계 사람들이 동시에 똑같은 것을 보고, 거의 비슷한 견해를 말하는데도,
전혀 엉뚱한, 저분(?)들의 심기를 상하게 해서 좋을 것이 없다는 식의,

그들이 마음이 상해서 더 심한 짓이라도 하는 날이면 어떻게 역사와 민족 앞에 그 책임을 질려고,
무책임하기 짝이 없게 그분(?)들을 욕하고, 화낼만한 결정을 내리려고 하느냐는 이상한 논리로,

한번도 이쪽하고 타협할 생각이 없었던 집단의 노여움 사지 않는 것에 목을 달아매는 듯한,
자다가 일어나 봉창 두드리는 듯한 소리를,
말이라고, 사실에 입각한 견해라고 말하고 있는 저 석학들은 바보란 말인가?

말할 때의 열정이나, 민족의 앞 날을 걱정하는 모습이나, 그동안의 삶의 발자취를 보았을 때,
진실한 모습을 보여왔고, 분명한 신분의 사람으로서, 분명 사기꾼이 아님은 확실한 것인데,

사기꾼 보다 더한 사기같은 말을 소신있게 피력하고 있으니,
이들이 같은 사실을 본것이 과연 사실인가 하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동시에 드는 생각은, "과연 사실이라는 것이 있기는 있는 것일까?"하는 의문이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의 사실로 보는가,
아니면 그 사실을 내가 보고싶은 대로 보고,

내가 본 그것을, 내가 보았다고 생각하는 그것을, 사실을 본 것 이라고 생각하고, 사실이라고 믿고,
그 자기가 보고싶은 대로 보고, 자기 마음대로 인식한 그것을, 사실이라고, 진실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희대의 사기꾼이 아니라는 전제하에서 말이다.



그렇다면 사실이 있다는 말이 맞기는 맞는 말인가?

사실언어와 해석언어에 대한 말씀을 들으며 든 생각이다.



사람은 어려서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고, 본 그대로를 말한다는 말씀이었다.
어린아이들은 그래서 솔직한 것이라는 것이다.

있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고, 본 그것을 아직 생각이 별로 발달하고 복잡해지지 않은 연고로,
본 그대로를 별다른 사심없이 표현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냥 의미 없이 있는 그대로를 표현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사실에 의미를 부여하고, 해석을 가미하여 말하는 '해석의 언어'라는 말씀이었다.

로보트가 있는 현상을 보고하듯이, 사진기가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인화지에 옮겨 놓듯이,
현상을 말이라는 수단으로 그대로 옮겨 놓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에 사람의 철학과 윤리와 가치를 담아,
해석하여 하는 말이 더 중요한 것이라는 말씀으로 이해가 되었다.

전적으로 동의하고 공감하고, 백번 옳고 귀한 말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그 사실에 대한 해석이, 왜곡된 생각과 마음과 인식의 틀안에 갖혀있게 되면,
그리고 스스로 어른이라고, 자신의 말이 어른의 말이고, 배운 자의 말이고, 앞선 자의 말이고,
이끄는 자의 말이라고 믿고, 그리고 그렇게 행사한다면,

이는 차라리 어린아이만도 못한, 혹세무민하는 자요, 뭇 따르는 자들을 어려움의 수렁으로 인도하는 악한 인도자요,
전쟁을 불러들이고 국가와 민족을 파멸과 치욕으로 이끌었던, 저 어리석은 조상들의 전철을 따르는 것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 해석 이전에 마음의 방향이, 생각의 바름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게 되었다.



사실은 있는 것인가?

사실은 있다!

사실은 있어야 한다!

그 사실을 사실대로 볼 수 있고, 바르게 해석하여 말을 함으로써,
그 말로 인한 유익을 두루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마음을 다져본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항상 마음의 방향이 옳은 곳을 향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사실을 바르게 보고, 바른 해석을 말로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리라 다짐한다.

그 사실을 바로보고, 바로 인식하고, 바로 해석해서,
바로 말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함을 다시 한 번 다짐해 본다.

왜곡된 해석언어를 쓰지 않는 사람일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한다.

바른 마음과 바른 자세로 세상을 보며, 사실을 사실대로 보고 인식하며,
그 사실의 유익한 면을 밝히 보며 감사하는 인생일 수 있기를 위해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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