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

정광설 2009.04.10 12:08 조회 수 : 305



사순절 새벽기도를 통하여 세가지의 만남이 있었다.


첫번째의 만남은 '회의와의 만남'이었다.

             스스로 내린 결심과 결단에 대한 의심의 마음이었다.

             전혀 만나고 싶지 않고, 찿아오지 않았으면 하는 것 인데,
             언제든지 내가 무슨 중요한 결심을 하고 실행에 옮길려고 할 때면,
             어김없이 찿아오던 놈인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찿아온 것 이었다.

             평소에는 스스로를 꽤나 신뢰한다고 생각하면서 살아왔는데,
             어려움을 당해봐야 그가 진정한 친구인지를 알 수 있다더니,

             평소의 생활 흐름과는 다소 다른, 어느 정도의 수면 감소와, 어느 정도의 절제와,
             어느 정도의 통제된 생활에 대한 결정 앞에서,

             그 동안 끄떡 없는 듯 서있던 자기신뢰의 상이,
             허상으로 바뀌는 듯한, 무너질 듯이 흔들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기쁨은, 진정한 기쁨은, 깊고 충분히 안정된 신뢰에 그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라 생각해 볼 때,
             겨우 이 정도의 충분치 못한 자기신뢰를 바탕으로,
             이 험한 세상에서 기쁨을 누리는 인생을 언감생심 기대했다는 것은,
             한마디로 웃기는 발상이 아니었나 하는 자조적인 생각이 들게 하는 흔들림이었다.



두번째의 만남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진짜로 원하지 않았는데도 궂이 찿아온 '갈등과의 만남'이었다.

             "조금만 더 잦으면, 조금만 더 쉬었으면, 쪼끔만 더 눈을 감고 있을 수만 있었으면..." 하는,
             말초적 만족감을 유지하고 싶은 생리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싶은 욕망과,

             내가 스스로 내린 결심과 결정을 지켜야 한다는 이지적인 마음과,

             오늘은 또 어떤 귀한 말씀으로 은혜를 부어주실려나 하는,
             영적 호기심과 기대와 갈급함의 충돌로 야기된 갈등과의 만남이었다.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더니,
             갈등보다도 더 마음을 뒤집어 놓고, 기분 나쁘게 만드는 것은,

             옆에서 실실 웃으며, "니가 그러면 그렇지! 개근은 무슨 개근!  정근만 해도 훌륭한 거여!"하면서,
             "아마 안될껄..."하고 쳐다보고 있는 것만 같은 자기불신의 마음이었다.

             그러나 이와같은 자기불신이 불러온 영적 불안정과,
             육체적 욕구 충족과 이성적 결단의 충돌로 야기된 불안과 갈등을 누르고, 이기고, 담대히 물리치고,

             세상의 한가운데에서, 자기신뢰와 말씀을 사모하는 열정을 바로 세우고, 북돋우어,
             승리의 기쁨을 누릴수 있었던 것은 또 다른 하나의 만남인,



세번째의 만남인, 진짜 감사하고 소중한 '말씀과의 만남'이었다.


             "주님!  새벽에 은혜를 주옵소서!"
             "주님! 새벽에 기쁨을 주옵소서!"
             "주님!  느헤미야의 영성을 닮게 하옵소서!"하고 선창하시는 주의 종의 말씀을 따라,

             작은 목소리로, 평소 잘 안하던 짓 할 때의 쑥스러움을 담아서 따라하던 것이,
             어느날부터인가 내 마음 속 저 깊은 곳에서부터,

             기쁨과 감사와 그날 새벽의 말씀에 대한 궁금함이 담겨져 힘을 갖고 울려나오고,
             그 목소리가 날이 갈수록 더 더 크게 터져나오는 벅참을 느끼게 되었다.

             구호를 따라 되뇌이는 것이 아니라,
             어느새 그 구호가 나의 소망이고 기도인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러더니 언젠가 부터는, 이미 받은 은혜와 기쁨을 감사드리는 외침이 되었고,
             감사하게도 느헤미야의 모습이 저 멀리 보이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내 곁에 가깝게,
             그 숨결이 느껴지는 듯한, 친숙한 느낌으로,
             "느헤미야를 닮게 하옵소서!"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니가 과연 할 수 있겠어?"하고 기세 등등하게 나타나,
             나를 덮어 씌울 듯 내 머리 꼭대기에서 내려다 보던 사탄의 영이,
             저리 멀찍이 나가 떨어져 약 올라하는 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


             잠 마귀는, 게으름의 영은,
             케오되어 널부러져 있는, 정통으로 케오펀치 맞은 권투 선수처럼 처량한 눈으로,
             그러나 권토중래를 다짐하고 곱 씹는 듯한 얼굴로, 나의 기쁘고 감사해하는 마음을 노려보고 있음을 느낀다.

             그러나 사순절 새벽기도 시간의 귀한 은혜의 말씀과의 만남이,
             나의 영혼을 깨끗게 하여 주시고, 영혼의 건강을 회복시켜 주셨음으로,
             능히 사탄의 계략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을 믿는다.



말씀과의 만남으로 인한 자기신뢰의 회복과,
영적갈등으로 부터의 해방과,
말씀을 더욱 사모하고, 말씀 가운데 말씀대로 사는 기쁨을 누리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나의 몸과 마음과 영혼을 다하여 나를 제물로 드리는 산제사의 삶이 오늘 이후의 나의 삶일 수 있기를 기도 드린다.



이번 사순절 새벽기도를 통하여 주신 말씀과의 만남이,

모세가 광야에서 하나님을 만나뵌 것 같은,

베드로가 갈릴리 바닷가에서 예수님을 만난 것 같은,

사울이 다메섹으로 악을 행하러 가던 중 살아계신 예수님을 만나 바울로 변하였던 것 같은 사건으로 나에게 역사하셔서,

저들이 경험했던 변화가, 회복이, 승리함이 나에게도 일어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한다.




"주여!  새벽에 은혜 주심을 감사드리옵나이다!"

"주여!  새벽에 기쁨 주심을 감사드리옵나이다!"

"주여!  느헤미야를 닮게하시오니 감사와 찬양과 영광과, 이 몸과 마음과 영혼을 주께 드리나이다!"

"나의 기도와 헌신을 받아주시옵소서!"

"주님 안에서 기쁨을 누리며 사는 인생이게 하옵소서!"

"이 세상의 한가운데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며,
기쁘게 사는 인생의 모습이 어떠한 것 인지를 보이며 살 수 있는, 승리하는 삶이 되게 하옵소서!"


"아멘!"

















@ㄱ+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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