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하는 엄마 :
마땅히 행할 바를 아이에게 가르쳐, 나이가 들어서도 이에서 떠나지 않을 수 있도록 아이를 양육하는 엄마,
자식을 초달(楚撻)하지 아니하는 부모는 자식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채찍은 아이의 영혼을 구하느니라!"라는 말씀의 진의를 깨달아 자식을 바른 길로 인도하고,
능력은 아이 스스로 키울 수 있도록 돕는 엄마.
자식의 가격이 높아지는 데에 신경을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식의 인격이 함양되는 것에 마음을 다하는 엄마.
사육하는 엄마 :
"제발 내 말대로만,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해다오!"하면서,
마음에 드는 비싼 물건 만들기 위해 온갖 정성 다 하는 사육사의 정성을 자녀에 대한 사랑으로 착각하고,
자식은 엄마의 간청을 못이겨 허락하는, 엄마를 시종으로 대하는 패륜을 저지르도록 촉구하고 가르치는 엄마,
자식을 고급 브랜드의 소 키워서 품평회에서 좋은 등급 받듯이 비싼 물건 만들려고 애쓰는,
자식을 그런 짐승 취급하면서도, 그것을 더할 수 없는 엄마의 희생인 줄로 착각하는 자가당착에 빠져있는 엄마.
인형극 연출자와 엄마를 혼동하는 엄마 :
인형극을 연출할 때, 실에 매달린 인형 조정하듯 자기 뜻대로 자식을 휘두르는 엄마.
답답하다고 아이를 밀쳐내고, 자신이 아이의 자리에 들어가 대신 살아주는 엄마.
아들이 자기 아내와 사는 것을 일거수 일투족 그 과정을 조정하는 엄마,
딸이 자기 남편과 사는 것을 알아서 조정해주는 엄마(마치 내 남편 대하듯).
방관자인 엄마 :
낳았으면 엄마인 줄 생각하며, 자식의 문제를 그냥 구경하는 엄마.
건들지 않고, 방해하지 않고, 원하는 것 형편에 따라 가능한 들어주고,
일절 관여하지 않는 것을 자랑인 줄 아는 엄마.
23살난 딸이 대인관계 힘들다고 집에만 있고, 학교도 때려치고,
자고 일어나는 것도 자연의 섭리(?)대로 순종(?)하며 무위도식 하는 것이 안타까워 애를 태우며,
"제발 내가 시키는 대로라도 좀 해다오!"사정하면서,
중학교 때의 왕따가 이 아이의 병의 원인이라고 노래하듯 되뇌이며,
"이 아이를 어떻게든 고쳐주세요!"를 간청하는 엄마에게,
본인이 안하면서 못한다고 하는 한에는 안될 수 밖에 없고,
또 뜻한대로 다 이룰 수 없는 것이 인간의 유한한 능력인 것이니,
안되면 할 수 없음을 받아들이는 마음을 먼저 갖는 것이 중요함을 이야기하며,
엄마의 여러 형태에 대한 의견을 나누어 보았다.
"나는 세번째 유형이었네요!"하고 쓴 웃음을 지으며, 양육하는 엄마가 될 것을 다짐하고 돌아가는,
그 마음 무거운 엄마의 등을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기운을 보태드린다.
사육자나 시종이나 방관자가 아닌, 엄마이실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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