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비난 받으러 온 것이 아니다!

정광설 2009.04.20 17:32 조회 수 : 376



듣다보니 아내를 고용한 줄로 생각하고 있는 듯 한 느낌을 주는 분 이었다.

아내이기 때문에,
내가 필요한 것은 인내하며 도와주는 것이 옳고,
아내의 요구를, 내가 회사에서도 어렵고 몸도 피곤하기 때문에 거절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에 푹 젖어 있었다.

아내가 외동 아들인 나에게 시집와서,
결혼초부터 내가 직장서 힘들어 하면서 대학원까지 다니는 것하며,
시부모 및 시집 일 챙기는 것에 헌신적으로 노력해 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자신은 남에게 싫은 소리를 못하는 내성적이고 여린 성격이라,
회사에서 윗 사람의 부당한 과도한 지시에 이의 제기도 못하고 시키는 대로 다 하고,
또 핀잔듣는 것은 싫어하는 성격이라 밤 늦게까지 남아서라도 다 처리해야 퇴근하는 성격이라는 것 이었다.

그것도 아내는 이해를 못하고 싫어한다는 것 이었다.



어느새 세월이 흘러, 또 그렇게 열심히 하다보니까 진급도 되서 과장 쯤 되니까,
위 아래 사람들에게 시달리고, 일은 더 많아졌는데, 성격상 싫은 소리를 못해서 일을 "차라리 내가 하고 말지!"하고,
밤 늦게까지 일하다 파김치가 되서 돌아온 자신에게 아내는 이것 저것 요구에다, 잠자리까지 요구하니,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서 마음을 닫아버렸다는 것 이었다.

그래서 따로 자면서 남남처럼 지내는 지가 7ㅡ8년 되었다는 것 이었다.



"내가 너무 힘들어서 응원을 청했는데, 아내는 자기도 이제는 지쳤다면서 나의 요구를 거절하였다.
그런 사람을 어떻게 아내 대접할 수 있겠냐? 내가 마음이 닫힐 수 밖에 더 있겠냐?"
"물론 아내가 헌신적으로 노력한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렇게 일언지하에 거부할 수 있단 말이냐?
나의 마음이 닫혀서 내가 먼저 가까이 갈 생각은 없다. 그리고 당도 있어서......."



내가 필요로 할 때 아내가 도움을 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고,
피곤한 나에게 아내가 뭔가 요구를 하는 것은,
너무도 남편의 형편을 도외시하는, 있을 수 없는 문제라는 이야기였다.



의사인 내가 듣기에는,
아내를 아내로서 대접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사람 다루는 것 처럼 느껴진다고 하니까,

"나는 여기에 비난 받으러 온 것이 아닙니다. 그런 소리를 듣기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평소에도 그런 소리는 많이 들었습니다. 지난번 다니던 병원에서는 외동아들 신드롬이라던데,
나를 질책하지 마십시요! 그런 소리는 듣기 원하지 않습니다.  
그런 것이 도움이라면, 그런 도움은 받기 싫습니다."하고 의사의 말을 자르고 이야기하는 것 이었다.



남에게 싫은 소리 못하고 부담주기 어려워, 회사 일을 혼자 도맡아 하느라 퇴근도 못한다던 사람이,
의사의 말을 단호하게 자르고 들어와서는, 기대하지 않은, 자신이 듣기 싫은 말은 삼가하라고,
일방적으로, 반말만 아닐뿐이지, 거의 명령하듯 자기의 요구를 분명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 이었다.



의사의 권위는 원래 있지도 않았던 것 같이,
마치 의사는 당연히 자신의 마음에 드는 소리만 해야되는 것 처럼 반응하고 있는 것 이었다.

그러면서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자신의 할 말 잘 못하는 성격에 대한 교정과, 금간 부부간의 신뢰회복이라고 이야기하는 것 이었다.

그러면서 자기가 원하는, 자기가 익숙한 방법으로,
이제까지 그 자신이 행해오던 익숙한 스타일로 의사도 하라는 것 이었다.



앞으로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시간을 가지고 노력하기로 하고 두가지를 이야기하였다.

첫째는, 자신의 요구를 아주 분명하게(무례하다 할 정도로) 표현하고,
           이야기를 잘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라고,

그리고 두번째는, 이제까지의 방법으로는 잘 안돼서 도움을 요청하러 왔으면서,
            본인이 익숙한 이제까지의 방식을 고수하는 것은 변화를 추구하는 자세일 수 없다는 것을.....



"내 마음에 들게 의사 노릇해라!"라고 요구하는 경우를 종종 만나게 된다.

백번 옳은 말씀이다.
의사는 환자의 마음에 들게 진료하는 의사일 수 있어야 하는 것이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것이 "감기 좀 잘 치료해 주세요."해서,
감기가 잘 치료돼서,
기침도 그치고 열도 내려, 평상시의 건강을 회복하게 되는 것이 환자의 마음에 드는 것 이어야지,

"아프지 않게 주사 놓을 것 이며,
주사는 아프니까, 아무리 의사인 당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선다해도 절대로 놓지 말것이며,
특히 항생제는 나쁜 것 이라니까, 절대로 폐렴이 되었어도 놓지 말고,
방안에다 가습기를 틀라느니, 식사를 제때에 챙겨먹으라느니 식의 잔소리는,
당신이 안해도 집에서도 싫컷 듣는 것이니까 하지 마시오!"하면,

그것이 정당한 환자의 의사에 대한 요구가 아닌 것 이라는 것을 이야기 했다.

또한 처음 만난, 소개 받고 기대를 가지고 찿아와서 만난, 그 의사가 말을 이제 막 시작하려는 판인데,
딱 자르고, 듣기 싫다는 소리를, 그런 식의 도움이라면 필요없다고 똑부러지게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것은,
자기 의사 표현이 분명하고, 그럴 능력이 충분히 있는 분 아니겠냐고 이야기 하였다.

원래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분이어선지,
알아듣는 표정과 몸가짐의 반응을 보이고 다음을 약속하고 진료를 끝냈다.



그런식으로는 도움받기를 거부한다는 말이 귀에 남아 쟁쟁거린다.

어느 부인의, "나는 고치고 싶지 않아요! 행복해지고 싶지 않아요!
오직 복수하고 싶을 뿐 이예요!"하던 말이 동시에 떠오른다



문제 해결을 하고자 마음을 먹었을 때는,
이제까지의 문제에 대한 접근 방법, 방식에서 벋어나려는 노력이 우선 필요한 것이 아닐까?

나는 남의 눈의 티는 잘 볼 수 있어도, 내  눈 속의 들보는 못보는 것 처럼,
내가 익숙한 도식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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