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정광설 2009.04.27 11:06 조회 수 : 386


"생긴 것 하고 다르게 인상이 좋네!"하는 소리를 들었을 때,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이즈음에 와서야 조금씩 알것 만 같다. 그 말의 의미가 내 마음을 두드리는 것을 느낀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분 들이나, 길이나 지하철 등에서 스쳐지나며 보게되는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느껴지는 인상이,
호감을 느끼게 되는 강도가 생긴 것 과는 뭔가 다른 것이 있음을 느낀다.
잘 생겼으면 좋고, 못생겼으면 안좋고의, 단순 산술적(?) 과학적(?) 예측과는 다른 것이 있음을 느끼게 된다.

동그랗고 갸름한 동양 미인형이라고 다 호감이 가는 것도 아니고,
서구식으로 늘씬하게 선이 굵고 분명하게 세련되게 생겼다고 꼭 호감이 느껴지는 것도 아닌 그 무엇이 있음을 느낀다.

정신의학에서 이런 현상을, 이런 어떤 선입견에 의해 생기는 인간관계에서의 느낌을 설명할 때 도입한,
무의식이나 전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기에는 무엇인가가 부족한,  어려운 무엇인가가 있는 것을 느낀다.



지금 내가 느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그들을 보고 내가 느끼는 것을 의미하고,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서 나오는, 발하여지는 그 무엇인가가 있음을 느끼고, 그것에 대한 생각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내 마음의 창고에 들어있는 자료들과, 살면서 부딪치는 생활 중의 사람이나 사건들 사이에  발생하는,
여러가지 심리적인 반응이나 그로인해 야기되는  행동 양상이,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으로,  
컴퓨터가 다 알아서 계산하고 정리해서 결과물 내듯이 내가 느끼게 되는 그런 것 말고,

그 사람에게서 풍겨나오는 무엇인가가 있어서, 그것이 나로 하여금, 내 의사나, 과거의 경험이나,
지금 추구하고 있는 생각등과 관계없이, 나를 그렇게 느끼게 만드는 무엇인가가 있음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다.

빛인 것도 같고, 냄새라는 말은 어떨지하는 생각도 들고, 향기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단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그런 것을 풍기는 사람들을 때로는 만나곤 하는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혹자는 그런 것을 그 사람이 주는 '분위기'라고 표현하기도 하는 것 같다.

아침 일찍 출근하는 아내의 정기사(?)로서의 임무수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중, 여학교 앞 건널목에서
신호 대기를 하고 있는데, 친구와 무슨 이야기인지 도란도란 웃음 띤 얼굴로 이야기하며 지나가는
여학생들을 보다가 문뜩 든 생각이다.

생긴 것이 동양 미인형도 아니고, 서양 미인형도 아닌 것 같고(미녀 품평회 심사위원은 안해봤지만서도),
눈에 띄일 만하게 잘생긴 얼굴도 아닌데, 내 눈에 그 서로 바라보고 웃으며 이야기하는 그 모습에서
말할 수 없이 강력한 무엇인가가 풍겨져 옴을 느낀 것 이었다.

무엇인가 나를 기분 좋게 만드는, 편안함이랄까, 흐뭇함이랄까, 아름다움이랄까,
무엇이라고 딱히 꼬집어 설명할 수 없는 기분 좋은 느낌이, 그 오가는 웃음 속에서 마구 마구 풍겨져 나와서,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나의 입가에 미소가, 그 여학생들을 닮은 미소가 지어지게 만드는 힘이 작용하는 것을
느꼈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신호가 들어와 건널목을 한참 벗어나, 그 이상했던 나의 반응을 생각하며 글로 옮겨 보는 지금은,
그때로 부터 한참이나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 여학생들의 얼굴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으나,
그때 느꼈던, 그 따듯하고 푸근하며 정감어린, 옆의 친구를 쳐다보며 이야기 하는 모습에서 풍겼던 그 향기가
지금도 나는 듯하고, 그 흐뭇하고 편안한 , 절로 미소짓게 만드는 그 기분은, 지금도 그 여운이 남아
즐기기에 충분함이니, 이것이 과연 무엇일까하는 의문이 드는 것이다.



내미지상(內美之像)이라 했던가?  

마음이 고운 때문이리라!



기분이 그냥 좋은 말초적인 만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쁨과 평안을 전하고, 평화의 느낌을 확산 시키며,
사랑을 서로 나눔이 더욱 풍성해져, 세상을 행복하게 변화시킬수 있는 향기, 분위기를 풍길 수 있는
사람일 수 있기 위해, 나의 속사람을 더욱 갈고 닦고 일깨우는 노력을, 바른 가치를 마음에 받아들이는
노력에 진력을 다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돼새겨 본다.

아름다운 웃음으로, 우정과 평안의 분위기를 길 가면서도 마구 이리저리 남발하여,
그 파편에 얻어맞는 바람에, 고맙게도 깨달음의 한 자락을 밞을 수 있었던 이 행복한 아침에,
지금은 그 얼굴도 떠오르지 않는 그 여학생에게 고마워 하는 내 마음을 보낸다.

일상의 생활 중 스쳐 지나치는 사소한 일에서도 깨닫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음을 다시 한 번 각성하며,
앞으로도 정신 바짝 차리고, 그냥 내 눈 앞을 스쳐 지나가는 진리를 꼭 붙잡고 놓치지 않으리라 하는 각오를 다지며,
오늘도 배울 것이, 깨달을 것이 무진장 널려있는 나의 터를 향해 출근길에 오른다.



"어디 먹을 것은 없나?"하고 침 흘리며 여기 저기 기웃거리는 배고픈 하이에나의 슬픈 눈동자가 아닌,
"어디 이 지친 내 영혼에 기쁨과 평안을 줄수 있는 진리가 있을까?"를 생각하는,
평범함을 평범한 것이기 때문에 능멸하여 그 평범함에 깃든 진리를 흘려보내는 우를 범하지 않는,

삶의 참 뜻과 의미를 찿는 구도자의 마음을 가지고, 순례자의, 길에 핀 작은 들 꽃 한포기에게서도  
하늘의 뜻을 헤아리려는 진정과 열정이 담긴 눈을 가지고 나의 삶터로 나선다.

설레이고 기대에 가득한 맑은 눈을 가지고,
오늘은 과연 어떤 것이 나에게 기쁨을 더 할 것인지,
이번 일주일은 과연 무엇이 나를 보람되게 할 것인지,

"걸리기만 해라! 반드시 낚아 채어 나의 것으로 만들고야 말리라!"하는 의욕을 가지고,
즐거운 월요일, 신나는 일주일을 맞으러 나아간다!    

















@#$+0ㅅㄱㄷㅈㅊ

댓글 0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74 꿈도 야무지지! ㅎㅎㅎ 정광설 2009.05.08 449
473 삶의 뜨락에 서서! 정광설 2009.05.07 341
472 내 인생 최고의 날은.....@#$+0ㅅㄱㄷㅈㅊ 정광설 2009.05.07 403
471 짱구박사! 정광설 2009.05.01 498
470 내일은 어제 도착했다! 정광설 2009.04.30 489
469 없어도 되는, 있어야 되는 것과, 없으면 절대 안되는, 있어야 되는 것! 정광설 2009.04.28 335
468 차라리 중시조가 되세요! 정광설 2009.04.28 411
» 분위기! 정광설 2009.04.27 386
466 노력(勞力)의 참 의미는? 정광설 2009.04.25 380
465 관용은 미덕인가? 정광설 2009.04.24 3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