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중시조가 되세요!

정광설 2009.04.28 16:54 조회 수 : 411


개가 사람 말 하고, 사람 말을 알아듣고, 사람답게 생각하고 행동하길 기대하다가,
그 개가 내 기대처럼 사람 말 안한다고 실망하고, 억울하고, 우울하고 좌절해서 죽어버리면,

그 개가, 자기가 사람처럼 생각하고, 말하지 않아 죽었다고 미안해 하는 것이 아니고,
내가 죽어있는 곳에 와서는, 꼬리 살랑거리며 냄새나 맞고, 킁킁거리다간 제 갈길로 가고, 지 하던 짓 계속하지,

결코 그대가 생각하는 것 처럼, 회개하고, 새 사람이 되고, "미안하다 내 동생아! 니가 그렇게나 수고한 것을
우리가 미쳐 몰랐구나! 그렇게 힘들었으면 이야길 하지, 죽는 것이 웬말이냐!" 하며,
그대의 명복을 빌어주는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라고 말해 주었다.

내가 그 사람들을 알아서가 아니라,
그대의 말이 사실이라는 전제 하에서 생각해 볼 때 그렇다는 말이라고 말해주었다.

인간 같지 않고,
인간의 탈을 쓰고 있기는 하지만, 그 심성이 인간이 아니고 때로는 짐승만도 못한 존재들이 있을 수 있는데,
그렇게 변화할 수 없는, 인간도 아닌 자들을 붙잡고, 사람 말 하고, 사람처럼 생각하라고 고집부리는 것도,
내 욕심의 발로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해주었다.

차라리 내 갈길을 따로이 설정하여,
사랑을 실천하여, 후손들이 본받고, 보고 닮을 수 있는 훌륭한 중시조가 되면 어떻겠냐고 말해주었다.

부모와 형제 자매의 매정함과 몰염치와 인면수심의 행태가 섧고 억울해, 콱 죽어버려 봐야,
그 인면수심들은 "병신!"하면서, 나의 나약함만 비웃고, 얼마나 지가 잘못한게 많고, 캥기는 게 컷으면
죽음으로 도망쳤겠느냐면서, 오히려 있지도 않은 허물을 만들어다가 덮어 씌우기 싶상이니,

길이 아니면 가지 않는 결단도 필요한 것 일지니, 마음의 방향을 돌려, 엄마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곱고 귀하고 훌륭하게 자라준 자식들을 봐서라도, 그 자녀들이, 그리고 그들의 자녀들,
앞으로 태어날 손주 손녀들이 믿고 의지하고 사랑을 공급받을 수 있는, 넓게 그늘을 드리우는 큰 나무가 되고,
조상이 될 결심을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해 주었다.

차라리 분노만 일으키는 그 핏줄에서 독립, 분가해서, 새로 태어난 큰 딸의 딸아이가 이 다음에 컸을 때,  
"할아버지! 살아계셔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라고 고백할 수 있도록, 사랑을 실천하고 본을 보이시는
좋은 할아버지 될 생각을 하자고 말해 주었다.

개가 사람처럼 고마워하고, 반성할 줄 알고, 미안하다고 사과해서, 내 마음을 위로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면,
그것은 당신이 뭘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이고, 너무 '자기 식' 대로, 남들도 나처럼 생각할 수 있어야 된다고
억지 부리는 것일 수도 있는 것이다라고도 이야기해 주었다.  

먼 훗날 오늘을 돌아보며, "그때 안 죽기를 정말 잘했다!"고 감사할 수 있는 인생이 되게 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말 해주고 진료를 마쳤다.



죽음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무 것도 될 수 없다.

죽을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 때,
지금의 위치에서 한 발 벗어나고, 지금의 생각에서 한 걸음 물러서며,
이제까지의 적응, 대처방법을 다시 한 번 돌이켜보고 재고하여, 소위 발상의 전환을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삶을 대하는 태도인 것이다.

"까짓 거 죽어뻐리면 고만이 잔아!"가 아니라,
"까짓 거 죽을 각오로, 죽기 살기로 한번 부딪치지 뭐!"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때에 혼자 힘들 때 쌩짜로 버티는 것이 잘하는 것이 아니라, 잘,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요령을 배우기 위해,
주위에 손을 좀 벌릴 수 있고, 아는 사람에게 응원을 청하며, 정신과 의사의 도움도 받아들일 수 있는
자존심과 자기신뢰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자존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겁나서 도움조차 요청하지 못하는 것이 자존심이 없는 것이다!

일어설 것을 결심하고, 잠깐 부축 좀 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것이,
작은 도움으로 일어설 수 있는 자신임을 믿는, 자기신뢰와 자존심이 있다는 증거이고,

당신의 도움이 나에게 절대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드러내는,
상대를 존중하고 신뢰하는 내 마음의 표현이고 증거일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의 어려움이 끝이 아닌 것이고, 가장 어려운 것도 아니고, 언제 끝날 지 모르고, 얼마나 어려울지 모르는 문제를,
보이지 않는 내 앞에 두고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인생 길에서 조우하게 되는 여러 어려움을, 그 상황이나 조건이 얼마나 어렵고 힘드는 가에 촛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그 문제를 대하는 나의 마음이 얼마나 담대할 수 있고, 냉철할 수 있느냐와, 그리고 얼마나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느냐에 있음을,
바로 알고, 바로 보는 것이 중요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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