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 이 민족의 지도자들이 더 이상은 정말 이런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는 일이 없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누구를 증오하고 원망하고 누구 하나를,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는 움직임이 없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한다.
그리고 이 죽음의 망령이 전염력을 발휘하여 또 다른 이들이 죽음의 유혹에 빠져들고, 죽음을 쉽게 생각하고,
죽음을 마치 그럴수 있는, 그래도 되는 비장한 각오의 한가지 행동인 것으로 인식하는 일들이 일어나지 않기를, 퍼져나가지 않기를 기도한다.
특히 이제 막 커나가는 아이들이, 이제 막 생각이 많아지는 아이들이,
죽음의 초빙에 응하지 않고, 죽음의 유혹에 전염되지 않고,
어려울 수록, 죽음을 생각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큰 어려움에 휩싸여 있을 때, 죽을 용기(?)를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죽을 많큼 어려운 상황을 부딪치고 직면하고 초월할 수 있는 참된 용기를 발휘할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한다.
좋아하는 이들에게나 영향을 미치던 연예인의 죽음이나, 심지어 이름 모르는 누군가의 죽음마져도,
그들을 잘 모르고, 전혀 모르던 사람들에게 보다 죽음을 쉽게 선택할 수 있게끔 영향 미치는 것을 익히 보아오던 터에, 그분을 지지하는 것과는 별개로, 온 국민에게, 온 민족에게 음으로 양으로 지대한 영향을 미치던 분의 죽음이,
과연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지 큰 염려가 아닐 수 없다.
그분의 죽음이 더 많은 문제를 직면하게 하고, 죽음으로의 도피를 부추기는 효과가 없기를 기도한다.
그래도 살아야 한다!
설혹 꼭 자기 자신을 위해서만은 아닐지라도, 나를 낳아 준 분들과, 내가 낳은 이들과,
지금까지 삶을 함께 일구어온 아내를 봐서라도,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섭리하시는 분의 뜻을 따라서 살아야한다.
그래서, 유언장에 도저히 살 수 없고, 죽을 수 밖에 없는 심경과 이유를 설명하고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 저러한 방법으로, 생각으로, 소망으로, 의지로, 믿음으로 견디었나를 간증하여,
그 유언장이 가능한 널리 유포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보다 큰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더욱 많은 이들에게 읽혀지기를 원할 수 있는, 커나가고 있는 사춘기의 우리의 자녀들이 읽을 수 있는 그런 내용을 유언으로 남길 수 있는 자가 되어야 할 것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목의 덧없이 쓰러짐을 보며 허무함과 허탈함을 느끼면서,
동시에, 나의 삶이 마감된 후에 나의 죽음을 바라보는 이들이,
그 사람들의 숫자가 비록 내가 낳은 자녀들 숫자보다도 적을 지라도,
그들이 과연 무엇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죽음을 나는 보일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본다.
아버님의 주검을 보며 어린 딸이, "할아버지 웃으셔!"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하던 말이 뇌리를 스친다.
선한 영향력을 보일 수 있는 죽음을 준비하는 삶일 수 있기를 기대하며,
그분이 남긴 유언처럼 그분의 죽음이 이 땅에서의 원망과 복수의 악순환의 고리를 바로 끊을 수 있는,
진정한 기회가 되고, 진정으로 그분이 남기고 간 그 말처럼 원망의 고리가 끊어지는 선한 영향력이,
한민족의 역사 가운데, 그 누구도 이루지 못했던,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민족과 백성을 도탄에 빠치는 갈등을 사라지게하는 선한 영향력이 발휘될 수 있기를 간구한다.
이 민족에게 큰 교훈을 주는 선한 영향력이 발휘되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니 원망을 안하는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동단결의 계기가 되는 선한 영향력이 발휘되는 사건일 수 있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