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回復)!

정광설 2009.06.01 10:42 조회 수 : 483


정신과 의사의 임무를 한마디로 정의하기란 너무나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러나 그래도 생각해 보자면 '회복(回復)'이라는 말로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대인 관계에서의 회복, 자기 내면의 무너진 자존감, 자신감, 세상을 행복하게 일구며 살고자 하는 의욕의 회복과,
무너진 마음의 회복과 더불어, 이로 인한 신체적인 쇄약함의 회복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이 얼마 못가서, 누가 일부러 그러지 않아도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보이게 되듯이,
무너진 마음이 거하던 그 곳은, 내가 나를 떠난 그 마음이 깃들었던 집인 몸도, 곧 마음의 무너짐 따라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이때 그 쓰러진 마음과 무너진 몸을 일으켜 세우는, 회복시키는 일이 정신과 의사의 임무요,
마땅히 할 일이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회복은, 그 상한 마음을 알아주고, 이해해 주고, 어루만져주고,
위로와 격려와 지지해줌으로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회복의 변화가 진료의 과정을 통하여 행여나 조금이라도 나타나거나,
아니 변화가 시작하는 기미만 보여도 너무나 기쁘고, 보람과 감격과 희열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회복의 역사는, 변화는,
정신과 의사의 진료실에서만 가능하고 또 그래야 하는 것 만이 아니고,

실은 정신과 의사와의 실랑이는 제일 나중의 일이고,
실제로는 가정에서, 교실에서, 가까운 이와, 친구와의 대화와 친교 속에서 우선적으로 이루어 질 수 있어야 하고,

이런 변화를 서로에게 일으켜 줄 수 있는, 서로의 회복(回復)을 도울 수 있는,
서로가 서로에게 치료자가 되고, 유익이 되고,

말초적 쾌감을 느끼기에 편하고 효과적이어서 서로의 옆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선한 영향력을 서로에게 미칠수 있는 사회, 인간관계 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럴수 있는 관계와, 이런 일이 보편적 현상으로 있을 수 있는 사회가,
아름다운 관계이고, 아름다운 사회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남편이 아내를, 아내가 남편을, 친구가 친구를, 지도자가 백성을, 백성이 지도자를,
오늘날 시공을 같이 하며,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를 같이 살고있는 우리 모두가,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만져주고, 위로하고, 격려하며, 지지함으로써 서로의 회복을 돕는 관계가 되어야 할 것이다.

나의 상한 마음이 위로받고, 격려받으며, 지지받을 것을 기대하면서,
아내가 기다리는 집을 향하고, 남편이 기다리는 집을 향하고, 친구와의 약속장소를 찾아가며,
사회적 만남의 장소를 향하는 일이, 언제든지 자연스레 일어나는 사회를 상상해 본다.

설렘과 기대를 가지고 빨리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는 그곳, 그 사람을 향해 달려가는 마음과,
이미 행복해하고, 이미 행복해 있는 자신을 느끼고 누리며 살 수 있는 사회를 그리어 본다.

이런 관계와, 이런 사회를 일구는데,
정신과 의사로서 한 모퉁이를 담당할 수 있기를 꿈꾸어 본다.

아내가 즐거운 마음으로, 기대하는 마음으로, 보고 싶은 마음으로 기다리는 남편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불편을 호소하는 자들에게 유익을 주고, 위로를 주며, 지지를 보내주고,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진솔하게 수행할 수 있는 자이길 기대해 본다.

언제든지 돌아가 기댈 수 있는, 넓고 평안한 품의 소유자로, 사랑이 가득한 마음의 소유자로,
내 아이들에게 기억되고 신뢰받는 아버지 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정신과 의사이기 전에, 누군가의 남편이고 아버지이며,
누구들의 아버지이기 이전에, 이 시대에 살아 존재하는 한 인간으로서,
서로에게 유익을 끼치고, 서로의 회복을 돕는 일에 쓰임받을 수 있는 사람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댓글 0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94 안 보는 것과, 안 보이는 것의 차이는? 정광설 2009.06.01 391
» 회복(回復)! 정광설 2009.06.01 483
492 포기가 아니라 극복이고, 체념이 아니고 초월이다!@0ㅅㄱㄷㅈㅊ두 정광설 2009.05.30 444
491 투명인간@#$+0ㅅㄱㄷㅈㅊ 정광설 2009.05.30 463
490 선물!@ 정광설 2009.05.30 381
489 있는 걸 안보면 없는 거다! 정광설 2009.05.29 414
488 고마운 농부를 그리어 본다! 정광설 2009.05.29 356
487 행복한 삶은? 정광설 2009.05.29 418
486 유언장!@ 정광설 2009.05.25 331
485 그래도 죽으면 안된다! 정광설 2009.05.25 4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