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0ㅅㄱㄷㅈㅊ

정광설 2009.06.30 11:58 조회 수 : 449

어제 학회 모임에 갔었다.
주제가 요즈음 심심치 않게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어,
우리를 놀라게 하곤 하는, 싸이코 패스(Psychopath)를 비롯한 성격장애에 관한 특강이었다.


최신 지견과 본인의 임상 경험과 현장에서 느끼는 여러 어려움과 솔직한 생각을,
느끼는 그대로 진솔하게 들려준 아주 귀한 시간이었다.


강의 내용중 특히 기억에 남는 말은,
싸이코패스는 보통 사람이라면 매우 큰 자극으로 받아들일만한 끔찍한 일을 대해도,
별로 감정 동요를 안 일으키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 이었다.
일반인이라면 극한 상황으로 받아들일만한 일 쯤 돼야,
"이제 조금 자극이 오네!" 식으로 일반인과 다른 차이를 보인다는 것 이었다.


그래서 일반인의 눈과 기준과 감정으로는 도저히 납득될 수 없는 잔인한 일을,
아무 죄책감 없이 저지를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소위 뱀같이 차거운 냉혈한이라는 말이 정신의학적으로 보았을 때 매우 적절한 표현인 것 같다는 말씀이었다.


강의를 들으며 몇년전에 방문하였던 30대 중반의 남성이 기억났다.
자신은 소위 잔인한 행동을,
자기 자신에게나 남에게나 행할 때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하고,
아무 꺼리낌이나 죄책감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며,
듣고 교육을 받아서 그러는 것이 잘못하는 것이라고 생각은 할 수 있지만,
그래야 될 필요성도 잘 못느끼겠고, 그럴 생각도 없다고 말하면서,
그래도 그래서는 안된다니 약으로 혹시 고칠 수 도 있는 것이냐면서,
그냥 지나가다 들려봤다고 이야기하던 청년 생각이 떠올랐다.


생각은, 하도 들어서 그런가보다 하지만,
막상 상황이 닥치면 행동으로 먼저 자동적으로, 자연스럽게 옮겨지게 된다는 것 이었다.


강의하는 교수가 강의의 말미에,
이렇게 어려운 냉혈동물과 같은 차가움과 몰이해를 보이는 성격장애도 치료를 통하여,
특히 정신치료를 통하여 그런 냉혈한들에게도 인간적인, 인격적인 변화가 올 수 있는데,


책을 읽다보면, 그렇게 힘들게 4ㅡ5년 노력해서, 치료 경과가 아주 좋아,

"드디어 결혼을 할 수 있었다!"라든지,

"아이를 낳을 수 있었다!"든지,

"취직을 할 수 있었다!"로 끝맺는 것을 보면,

허무하기도 하고,
또한 이런 일상적인 사소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소중한 일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말씀으로 강의를 끝내었다.


의대시절,
발생학 강의를 들으면서,
이렇게 특별한 유전적인 문제나 병 없이 태어날 수 있었던 것이,
무한대에 가까운 경쟁(?)과 가능성을 뚫고, 극복한 결과라는 것을 배우면서,
소름이 끼치며, 한편으론 이런 행복한 몸과 마음의 상태일 수 있었던 것을 감사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병 없는 자식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도 얼마나 큰 감사의 조건인가 하는 생각을 새삼 해보게 되었다.


이제 노년의 문턱에 서서,
혹자는  이제 내리막 길이고,
죽음이라는 풀에 풍덩 빠지러 미끌어져 달려 내려가는 것 같은 심정에,
노인되기를 거부하고, 거절하고, 안 늙을려고 안간 힘을 쓰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지만,


이 늙는 서러움조차도 너무나 감사하지 않으면 안될 조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잘못과 아무 상관없는, 본래 갖고 태어난 병으로 인해 평생을 어려움 가운데 사는 이들도 많고,
그것이 병이고 그릇된 것이라는 생각도, 감정도, 못하고, 못느끼면서,
인간이면서도 뱀과 같이 차가운 냉혈한으로 살아가는 경우도 있는 현실을 바라보면서,


아픔을 겪는 것도, 슬픔을 겪는 것도, 서운함을 경험하는 것 조차도,
축복이고 감사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하루 하루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여 삶의 가치를 일구고, 삶의 의무를 다하는 인생이 될 결심을 새로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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