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 없는데요!

정광설 2009.07.02 17:06 조회 수 : 420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을 엄마가 겨우 겨우 달래서 데리고 왔다.

아침에 학교에 가다가 없어져서 찾고 난리가 났었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학교에 자전거 타고 강변 따라 가다가,
자전거 타는 것이 너무 재미있어서, 그냥 하루 종일 여기 저기, 이리 저리 자전거 타고 다녔다고 하더라는 것 이었다.

아무 꺼리낌도, 죄책감도, 미안해하는 것도 없이, 너무나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해서,
"얘가 진짜 돌았나?"하는 생각이 들어서, 사정해서 데리고 왔다는 것 이었다.



그 아들과 상담을 하는데,
진짜로 자기가 하고 싶으면 해도 되고, 하기 싫은 것은 안해도 되는 것 아니냐고,
조금의 주저도 없이 너무나 자연스레 이야기하고 있었다.

학교 가기 싫으면 당연히 안가도 된다는 생각이었다.
단지 학교가는 이유는, 안가는 것 보다는 들 심심해서라는 것 이었다.

"좋은 것이 무엇인가?"하고 물었더니,
"좋아하는 것 없는데요!"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하는 것 이었다.

장래 희망에 대해서도, 장래 계획에 대해서도, 앞으로 먹고, 살 일에 대해서도, 인생을 어떻게 보람있게
살 것인가에 대한 생각따위는 애초에 해본 적이 없다고 너무도 당당하게 이야기하면서 빤히 쳐다보는 바람에,
물어보는 내가 뭘 못 물어 볼 것을 물어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며, 당황이 될 정도였다.



열정을 갖고, 지칠 줄 모르고 자신의 일에 열중하는 분을 지켜보며,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지치지도 않나?  어쩌면 저럴 수 있을 까?"하는 것이다.

"과연 무엇이 저분을 저렇게 기쁨 가운데 지칠 줄 모르고,
자신의 일에 몰입하고 매진하게 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피곤치 않아 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은 분명한데, 그런데 그렇게 보이지 않고,
오히려 더욱 힘이 넘치고, 강력한 열정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 무엇일까 하는 궁금함이 절로 생긴다.



틀림없이 무엇인가 있으리라!

우선 먼저 드는 생각은, 그분의 분명히 드러나는 특징은,
자신의 일을 너무 좋아하는 것이, 너무 좋아하며 자신의 일에 몰두하는 것이, 너무도 뚜렷이 드러나는 것이다.
그리고 지켜보면서 생각되는 것은, 저절로 저리된 것은 아니리라는 것이다.



무엇을 좋아할 것인지?

무엇을 좋아해야 할 것인지?  

무엇을 좋아하는 것이 세상에 와서 마땅히 할 일인지?



깊은 묵상과 간구함이 있었으리라는 것과,
지금도 끊임없이 그러한 초심을 잊지 않으려고, 잃지 않으려고, 애써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생각컨데 아마도 열심히, 무엇을 좋아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며, 무엇을 하며 스스로의 삶을 일구어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무수히 하였으리라.



"좋아하는 것 없는데요!"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하는 학생을 보며,
"아직 무엇 좋아하라는 호르몬의 명령이 없었는데요!"라고 말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본능이 시키지 않았으니 안해도 되고, 몰라도 되고, 없어도 되는 것이 인생은 아닌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인가 좋아할 수 있다는 것도,

무엇을 좋아할 것인가,
무엇을 좋아해야 할 것인가,
무엇을 좋아해도 될 것인가에 대해 열심히 생각해야,

알 수 있고, 가능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인가를 좋아할 수 있는 것도,
무엇인가를 좋아할려는 생각과 노력의 열매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 무엇이, 아무것이나 여도 되는 것인가는 차제에 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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