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이 어떤 시대인데,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30대 중반의 남자인데, 대학동아리 몇년 선배가 경영하는 작은 회사에 취직을 했었다는 것이다.
대학시절에도 다소 폭력적인 성향이 있었기는 했지만, 이 나이되서도 마찬가지이고
오히려 더 심해진것 같다는 이야기였다.

뒷통수에 귀퉁방망이 맞는 것은 다반사이고, 쪼인트를 까이기도 하고,
심지어는 앉아서 일하는데 허벅지를 발로 차여서 한동안 치료를 받은 적도 있었다는 것 이었다.

왜 그렇게 부당한 대우를 받고만 있었냐고 물으니까, 뜨거운 물에 개구리를 넣으면 펄쩍 뛰어올라 살 수도 있지만,
찬물에 넣고 서서히 온도를 올리면 가만히 있다가 죽는 것 처럼, 항상 맞다보니 맞는다는 것에 무뎌져서,
그냥 맞고 있었던 것 같다고, 그 상황을 설명하며 대답하는 것 이었다.



개구리를 찬물에 넣고 삶아본 적이 없어서, 실제로 그런지 어떤지는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일견 그럴수도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건 개구리에 해당하는 이야기이지, 사람은 개구리가 아니잖아?"하는 생각이 그 뒤를 이어 들었다.



그래서 물어보았다.

"개구리세요?"

"면담하다 말고 이 무슨 뜬금없는 질문이란 말인가?"하는 뻥찐 얼굴로 나를 바라본다.

"그래서 그대는 개구리처럼, 상황과 조건에 의해서 운명이 결정지어질 수 밖에 없는,
다시 말해서, 스스로 조건과 상황을 변화시키고, 조절하고, 진퇴를 능동적으로 결정하여,
바람직한 적응을 할 생각이나 능력은 없는 존재인 겁니까?"라고 물어보았다.

멍하니, 가만히 나를 바라보고만 있다.

그런 조건 때문에, 그럴수 밖에 없어서, 결국 헤어질 수 밖에 없었고, 그만두고 난 다음에도 자꾸 자꾸
그 선배가 나를 때려서, 다 큰 이 나이에 맞고 지낸 억울함 만을 생각하며, 그의 무례함을 탓하고만 있으면,

또 다른 곳에서 서서히 침습해 들어오는 유혹과 거짓과 사기와, 나를 넘어뜨리고, 쓰러뜨리고,
좌절과 실패로 몰고가려는 악의 세력이 사용하는 궤계 앞에, 또 넘어가지 않을 수 있을 것 인가를 물어보았다.



또 물어보았다.

"그대는 그러니까 누가 때리면 맞는 존재입니까?"

"그가 때리면 맞을 수 밖에 없고, 그가 안 때려야 안 맞을 수 있고,
그가 부당한 대우를 한 것이 문제이지, 내가 맞은 것은 그런 선배를 만났으니 할 수 없는 일이란 말입니까?"

"그건 아니죠!"하고 대답한다.



때리니까 맞은 것인가, 아니면 내가 맞은 것인가?

세상에는 자기 편익을 위해 남을 때리고, 해꼬지하고, 무책임하고 무례하게 상대를 취급하는 사람이, 무리가 흔히 있는 법이다.  물론 그 모든 이들이 대오각성, 개과천선하여, 남을 해꼬지 하지 않게 되는 변화가 일어난다면 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 그때를 기다리며 때리는 자를 만나면 맞고, 사기꾼을 만나면 사기당하고, 현혹하는 자에게 현혹당함이 당연한 일이란 말인가?



그가 나를 때렸기 때문에 나는 당연히 맞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아니라,
내가 맞은 것임을 깊이 깨달을 수 있어야, 다시는 맞지 않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때리는 버릇(?), 못된 습관이, 악한 의도가 그의 문제이라면, 맞는 것은 나의 문제일 수 있다는 의미이다.



내 문제를 바로 보고, 나의 문제점을 바로 밝혀, 상대의 문제와는 별개로,
내가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동물은, 자연계에 속해 생존하는 것들은, 그 자연의 조건과 환경에 의해서 운명이 정해지고 결정되지만,
생존을 딛고 서서, 그 생존 위에 인간으로서의 삶을 일구고 세워가는 존재인 사람은,
조건이나 환경에 의해 비록 영향은 받을지언정 결정당하는 존재가 되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이번은 그래서 힘들었지만 다음에는 또 다시 이렇지 않을 수 있기 위해,
이번 일에서 어떤 것을 배워야 할 것인가에 그를 원망하는 것보다 더 신경쓸 것을 권유하였다.

큰 느낌을 얻고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서는, 그 순박한 청년의 앞 날에, 현명함이 더해질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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