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아부는 충성심의 발로이다!

정광설 2009.09.10 08:44 조회 수 : 403

30대 초반의 청년이다. 수년째 다소 강박적인 증상이 있어서 면담과 약물요법을 병행하는 청년이다.
아주 건실하고 자기가 맡은 일에는 철저한, 그러면서 자기 생각에만 지극히 당연히 올인하는,
전형적인 이 시대의 젊은이이다.

최근 이직을 하였는데 오늘 지난 직장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는 것 이었다.
그가 있던 부서에서 제일 나이먹은 부장을 서울에서 지방으로, 이제 회사에 갓 들어온 젊은이들이나 하는
조사업무를 지원하라고 발령을 냈다는 것 이었다.

"나가라 소리나 마찬가지 아닌가요!"하면서, 일만 잘해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장한테 잘 비빌 줄도 알아야 된다고 하더라면서, 그런 나쁜 회사를 그만두기를 잘했다는 뜻으로
이야기하는 것 이었다.



언뜻 옛날에 들은, "적절한 아부는 충성심의 발로이다 !"를 주장한다는 어느 군인의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그 군인은 임무를 부여 받으면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기 이전에,
그 임무를 맡긴 상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하여 우선 생각한다는 것 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기 이전에, 부여받은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내가 무엇을 해야할까를 생각한다는 것 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간보고를 적절하게 하여, 상사로 하여금 그가 내린 명령이 이행되고 있는 과정에 대하여
긍금해하지 않게 하려고 애를 쓴다는 것 이었다.

그에게 무엇인가를 맡기면, 120%(?) 임무완수는  기본이라는  어느 군인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무엇이 아부이고 아첨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행여나 친절히 대응하는 것을 아첨이라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행여나 미리 알아서 반박자 빠르게 상사가 원하는 것을 처리하려고 애쓰면 아부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행여나 내가 필요해서 웃으며 정월 초하루처럼 구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나,
상대를 기쁘게하고 만족시키기 위해 억지로 나의 감정을 다스리고 웃음짓는 것은,
자존심도 없고, 아부 아첨하기 위해 밸도 빼놓고 혼도 없는 무골충이라고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도움이 필요한 상사나 부하가 도움을 요청하기 전에 손을 내밀면, 잘보이기 위해 자존심도 없이 아양떠는 것으로 여겨, 도움을 청할 때까지 지켜보다가, 도움을 청하면 천천히(?) 도와줌으로, 도와주고서도 좋은 인상 남기지 못하고,
상대의 자존심을 상할 대로 상하게 해놓고는 공치사나 하면서, 그 어리석은 대인관계에 임하는 자세가
마치 당당한 태도인줄로 착각하며, 스스로의 무덤을 열심히 파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적극적인 관심과 배려와 충성과 보살핌은, 아부이고 아첨인 것과 어떻게 무엇이 다르다는 말인가?

그 청년에게 이렇게 이야기해 주었다.

충성할 줄 모르고, 적극적으로 상사에게 관심을 가지고, 상사의 마음에 드는 쓰임받을 만한 부하직원이 되기 위해,
마음을 다하고자 하는 자세가 되어있지 않은 사람들이, 자기는 못하면서, 해야되는 것인 줄을 깨닫지도 못하면서,
그것을 잘 할줄 아는 사람들에게 괜히 시기하고 시비거는 부당한(?) 마음일 수 있다고....



사리 사욕을 위하여 일은 제대로 하지 아니하고 술이나 사주고 비위만 맞추고, 옛날의 우스운 이야기처럼
방귀뀐 대통령께 "시원하시겠습니다!"했다는 식의 아첨이 있을 수 있겠지만,

수술후 방귀가 안나와서 고생, 고민하는 환자가 방뀌를 꾸었을 때, "시원하시겠습니다!"하고
같이 기뻐하는 보호자나 간호사나 의사에게 있어서의 그 말은, 결코 아첨이나 아부가 아니고,
사랑이고 본분에 충실함이고, 인간적으로 해야할 바를 한 것일 것이다.



새로히 직장을 옮겨간 그 청년에게, "적절한 아부는 충성심의 발로이다!"라는 어느 군인의 우스게 소리이며,
동시에 상사가 명할 때 "죽으라면 죽으리라!"는 군인정신을 내포한 그 말이,
참으로 중요한 격언(格言)일 수 있음에 대하여 이야기했다.

솔직히 일도 잘하고 동시에 나의 가려운 곳을 잘 긁어줄 수 있는 부하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며,
그렇게 배려해주는 상사에게 어찌 충성을 다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때가 되서 짤리는 것은 자연의 법칙이고, 정글의 법칙이고, 지극히 자연스러운 결과인 것이다.
"나 먹을 것도 없는데, 너 줄 것이 어디 있냐?"라는 반응은, 이 "나부터 살고 보자!"라는 반응은
지극히 자연스런 것이 아닐 수 없다.

인간적인 것은 그 정글의 법칙을 극하여, 나를 희생하며 사랑을 나누는 것 일텐데,
이것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고, 지극정성으로 나부터 사랑을 나누고 실천할 때
가능한 것 임에 대하여 이야기 나누었다.



그리고 충고해 주었다.

토사구팽은 당연한 정글의 법칙이고, 그것에 얽매여서가 아니라,
진정으로 나를 알아주는 사람에게 충성하고, 재대로 아부(?)할 줄 아는 직장인이 되기 위해 올인하라고......

머리를 숙이며, 입술을 꽉 다물고, "감사합니다! 말씀 알아듣겠습니다!"하며 돌아가는
그 청년의 모습이 대견하게 느껴진다.

나의 진의가 잘 전달된 듯한 느낌에, 또 하나의 아부선수(?)가 태어날 것 같은 조짐에,
진짜 멋있는 직장에서의 배터리가 생겨날 것 같은 예감에, 흐믓해짐을 느끼며,
오늘도 하루 종일 찾아오는 환자들 가려운 곳을 제대로 잘 긁어줄 수 있는,
아부 잘(?)하는 의사일 것을 다짐하며, 혼자 웃으며 외쳐본다.


"적절한 아부는 환자를 평안케한다!"


















@#$+0ㅅㄱㄷㅈㅊ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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