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이 반려(伴侶)라고?@

정광설 2009.11.16 12:54 조회 수 : 564



"풍뎅이가 반려동물 맞나요?"하고 인터넷 상에서의 질문 글을 접하며 생각해 본다.

반려(伴侶)란 함께 하는 동무, 벗, 친구, 어울리는 짝이라고 국어 사전에는 나와 있고,
내 평생의 반려라 이르고, 반려자라 함은 통상 아내나 남편, 또는 평생의 동지를 이르는 말일진대,

요즘음의 개보고도 "엄마한테 가!" 한다거나,
"가서 아빠 깨워라!"하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할까를 고민했는데,

이제는 반려동물이라는 말과 뜻이 너무도 공공연히, 당연히 쓰이고 있어,
감히 이러한 흐름에 이의를 제기함이 위태롭다(?)는 것을 생각지 못하는 바는 아니나,

그래도 사람이 짐승을 귀여워하고 아끼고 사랑할 수 있는 것과,
짐승을 벗삼고, 가족이라 칭하면서, 엄마 아빠 되고, 자식 대접하고,
인간의 후손과 오빠 동생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아니던질 수 없는 것이다.



"그냥 말이 그렇다는 것을 뭘 그리 까탈스럽게 구냐?"고 나무랠지 모르겠으나,
말은 의미가 있는 것이고, 우리의 생각을 나타내는 것이고,
내가 쓰는 그 말이 바로 내 마음이고, 그 말이 바로 나인 것을 생각할 때,
그냥 적당히 넘어가서는 안되는 사안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내가 쓴 말에 내가 되짚어 영향을 받고,
차츰 그것에 익숙해지고, 머지않아 그런 것이 되어버리는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반려동물이라고 애지중지, 물고빨고(?) 난리법석, 야단스럽게도 좋아하다가, 필요가 다하면 버리거나 안락사 운운하고,
이상한 것들 키우다 고의로(?) 잃어버려 세상물의를 일으키기도 하는 일이 점점 증가하면서,
동물이 가족이고, 형제 자매 대접받는 일이 점점 늘어가는 형국이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짐승은 함께 사는 대상인가, 아니면 인간이 짐승을 데리고 사나, 아니면 가지고 사나?
친하고 안친하고, 유용하고 아니고, 고맙고 아니고의 문제를 이야기 하자는 것이 아니라,
그 근본적인 격(格)을 생각해 보자는 의미이다.

이모 저모 불편한 사람에게 인도견은 시원찮은 가족보다 훨씬 더 고마운 존재일 수 있을 것이다.
발 없는 사람에게 전동 휠체어가 더 없이 고마운 존재이듯이.....

그래서 그런 이유로 소원한 피붙이 보다 차라리 개를 가족 삼는다면,
발 없는 사람은, 같은 논리로 전동 휠체어를 동생 삼을 수도 있다는 말인가?



그 반대로 면담 중 흔히 접할 수 있는, "편할려고 결혼했죠!"라고 당당히 이야기 하는, "사랑하지도 않고, 끌리는 마음도 별로 없었는데, 집을 벗어날 수 있다는 것 하나 땜에 결혼했죠!"라고 말하는, 돕는 배필이 되고자 하는, 인생을 함께하는(伴侶) 마음은 고사하고,필요에 따라 데리고 사는 마음인가,필요에 따라 가지고 쓰는 마음인지 헷갈리는 경우를 대하면서, 짐승을 반려동물이라 외치며(?) 말 못하는 짐승의 의중(?)과 정서를,소설가 뺨치게 상상력을 동원하여 대변하는 노력을 헌신적으로 행하며, 반려동물이란 표현가지고는 모자라고 진짜 가족이라고 주장하고, 어느 나라에서의 사건처럼, 늙으막에 데리고 살던 개에게 유산을 물려주며, 그 개 잘 돌본다는 조건으로 친손주에게는 개 돌보는 값 정해주는, 그리고 그것이 고인의 뜻이고 선택한 바라고 법의 힘으로 그 유언이 지켜지기를, 그 손자가 그 개를, 개가 사람지키고 돌보듯 하게 강제하는 경우를 바라보면서, 과연 어떻게 이런 흐름을 어떻게 받아들임이 맞을 지 혼란스럽지 않을 수 없다.

개를 사람 대접하면 사람되나?
그래서 반려동물이라고 대우하다 형편이 바뀌고, 새 임자 안 나서면 안락사 시키나?
임의대로 안락사 시킬 수 있는 대상을 나의 반려(伴侶)라 말할 수 있는 것인가?
개를 개 취급하면 죽기까지 데리고 사는데 지장있고, 개가 이의제기하나?


생각이 가능하고, 말할 수 있다고, 너무 한계를 두지 않고 생각도 말도 서슴없이 드러내며,
그리고 그 생각없이 한 생각과 말을 근거로, 그에 따른 행동을 서슴치 않으니 이것이야 말로 큰 문제가 아닐까?


인간이 그 격을 생각지 않고 짐승과 벗삼고 가족삼고 부모 형제삼아,
짐승과 인간과의 관계를 왜곡시키는 발상과 행동이,
인간사를 파멸로 이끄는 전주곡 같은 것은 아닐까하는 염려가 되는 것이다!


"어느 아이가 풍뎅이도 반려동물이예요?"하는 질문을 했는데,
이 아이가 나중에 자신의 반려자(伴侶者)에게 반려자라는 말을 쓸 때,
그 반려자를 풍뎅이처럼 생각할까 아니면, 그 풍뎅이를 반려자처럼 생각할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말이 씨된다!"는 옛말의 의미가 여기까지 닿아있는 것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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