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돈 니꺼니?@#$+0ㅅㄱㄷㅈㅊ충국

정광설 2010.03.19 12:48 조회 수 : 609


내 것은 무엇인가?
무엇이, 어떤 것이 내 것인 것인가?


누나가 약올라 엄마를 부르며 발을 동동 구른다.
"왜 내가 준 돈을 오빠 다 주는거야? 엄마 쓰라고 드렸지, 누가 오빠 주랬어?"

누나는 엄마 쓰시라고 꼭꼭 숨겨놓았던 비상금을 털어, 엄마에게 크게 한 턱 쓴 것 이었다.
누나 마음에는 엄마를 크게 한 번 기쁘시게 해드리려고, 효도하는 마음으로 좀 버거울 정도로 한 것 이었다.

아! 그 힘들게, 그렇지만 기쁜 마음으로 드린 돈을,
엄마는 별로 크게 감격하는 것 같지도 않게, 지극히 당연한 듯 턱 받아들고(누나 느낌에는),
"훌륭하다! 그러나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은,
마땅히 할 일이지 폼잡는 일이 아니란다!"는 표정으로 턱 받으시더니,
"고맙구나!"한 마디하시고서는 홀라당 큰 형님을 다 줘버리신 것 이었다.

"엄마는! 엄마 쓰라고 드렸지, 누가 오빠 다 주래?",
"왜 맨날 맨날 뭐만 조금이라도 생기기만 하면 오빠만 다 주는건대?",
"그럴려면 내가 준것 도로 다 내노셔!"하고 엄마에게 대놓고 싫은 소리하고, 싫은 표정 짓는 것 이었다.

엄마가,
"그래 미안하다! 내가 니 맘 왜 모르겠니. 앞으로는 다신 니 오래비 한 푼도 안주마!"라고 하실 줄 알았다면,
그건 아직도 누나가 엄마를 몰라도 한참 모른다는 것일텐데,
어느덧 70이 가까운 누나가, 엄마 성격과 심중을 몰라서 하는 투정을 아닐 것이고,
아마도 자신도 아끼고 안쓰고 모은 것을 엄마 좀 쓰시라고 드렸더니 턱 아들 줘버리니,
약도 오르고, 또 당신 자신은 챙기지 않으시며 큰 아들만 뭘 못줘서 애쓰시는,
엄마의 아들에 대한 사랑이 안스러워 그냥 해보는 푸념이었으리라.

그런데 이 장면의 압권은 그 뒤를 이은 엄마의 질문에 있었다.


"이 돈 니꺼니?"
"......???"
"이 돈 니가 나 준것 맞니?"
" 예!"
"그럼 이 돈 누구 돈이니? 이 돈이 내가 니 허락 받고 써야하는 돈이라면, 이 돈이 내 돈이니, 니 돈이니?"
"......??"

"나 준 것 확실히 맞지? 그럼 내가, 내돈 내가 내 뜻대로, 마음대로 써도 되는거지?
내 뜻대로 니가 준 내돈 쓴다고, 또 효도비 안주면 그것은 니가 효도할 수 있는 은혜를 거부하는 것이고,
나는 내 돈으로 내 아들에게 사랑을 표하는 거란다. 알겠니?"


90세 되신 엄마가 이제 70이 멀지 않은 딸에게 준엄하게 교육하시는 정경이,
요즈음 지상에 회자되는 절판 논란을 보며 떠오르는 것은 어인 연유일까?


무소유의 아름답고 맑은 삶을 보여주셨던 분이,
왜? 하필이면 돌아가시면서 '내 것'을 말씀하시고, 그에 대한 '내 생각'을 두고 가셔서,
이 어리석은 후생들이 그 '말'에 걸려 우왕좌왕하게 하신 것일까?

이런 일이 빚어질것을 모르셨을리 없으련만.....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좀 더 세월이 흐른 뒤의 후손들은 '그분 생각'은 알 기회도 없어야 하는 것을,
알 권리가 그분이 '그분 것'을 허락 안하셨기에 없어야 하는 것을 의미하신 것일까?

떠오르는 이딴 생각을 뒤이어,
그분의 지난 세월 살아온 흔적을 볼 때,
"그분이 '그분 것'을 주장하시는 것인가라는 생각은 망발아닐까?"하는 생각이 떠오르는 것은,
단순히 그분이, 그분이 하신 말씀이나, 그분이 써서 남기고 간 여러 가르침과 글들을,
'그분 것'이라고 소유권을 뜻하는 것이 아닐 것은 분명할 것인데,

그렇다면 후세의 소유를 막은 것에는 어떤 깊은 의미가 담긴 것일까?


정작 답하실 분은 이미 아니게시고,
그림자만 밟고 실체를 보았노라 크게 말하는 이들만 많으니,
어찌 생각의 갈피를 잡아야할지 의문과 어지러움을 느끼는 것이다.

어리석어 담겨있는 심오한 뜻을 헤아리지 못함이어서일까?
어리석어 제대로 헤아려 들을 귀가 없는 자들에게,
알아듣기 어려운, 심오한 진리를 풀어말씀하지 않음은 또 다른 어리석음은 아닐까?

의문이 들다보니 별 불경스런 생각까지 떠오르기도 하는 것이다.


내가 불우이웃 돕기한 돈은, 내가 준 것이니까 아직 내 돈일까?
내가 한 말은, 세상 그 누가 하지 않은 말을 내가 주창한 말이니, 내가 말 하고난 뒤에도 내 말인 것인가?  
내가 써서 세상에 내논 말은, 내가 한 말이니까 아직 내말인 것일까?
돈 받고 팔았거나 말았거나?

나 있을 때, 기회가 왔을 때,
'내 말' 알아들었으면 됐고, 이제 이후의 후손들에게는 '내 것'을 끊으시겠다는 말씀일까?
후손들에게서는 더 이상 청출어람을 기대하지 않으셨던 것일까?


이따위 불경스런 생각들로 그 분을 헤아리는 것이 죄스러우면서도,
마치 그분의 대변자라도 된 양,
세상을 향하여,
"절판의 위대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푼돈 바라고 글이나 팔아먹고 있는 자들아! 그분을 닮아라!"함으로,
"이게 과연 진정 그분의 뜻 맞을까?"하는 회의가 들게하는,
호가호위(狐假虎威)하는 자의 큰 소리를 접하며 이런 생각이 불현듯 드는 것 이었다.


내 것은 무엇이고, 내 것이 아닌 것은 또 무엇이며,
소유는 또 무엇이고, 무소유는 또 무엇일까를 생각해 본다.
내 뜻을 강요하지 않음 또한 무소유인 것은 아닐까?


오늘도 젊어서 부터 많은 생각과 깨우침을 글로 전하여 주셨던 그분의 고마움을 생각하며,
많은 것을 깨우쳐 주시는 말씀인 '무소유'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자칫 무소유를 잔뜩 소유하는 마음이면서,
무소유만을 앞세우는 호가호위의 착각에 빠지지 않을 수 있는 삶이기를 염원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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