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의 의미는?

정광설 2010.04.20 08:47 조회 수 : 518

"잘 살자!", "잘 키워야 한다!"

자신의 삶에 있어서나, 자식을 키우는 데 있어서나, "잘" 하고 싶은 욕구는, 비단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생명체에는 공통적으로 있는 현상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세균도 "잘" 증식할 환경을 찾고 놓치지 않아, 우리(숙주)의 상태가 우리로서는 문제(질환)이나,
세균의 입장에서 볼때는 호기(好機)인 것일 때 기하급수적으로 "잘" 번식해서, 숙주(우리)가 죽고 사는 것은
그들의 관심사가 아니고, 그들의 본능(?)이랄까 아니면 본능이라 말할 수도 없는 원래의 프로그램(?)대로,
"잘" 자신들의 생을 유지하고, 자손(?)을 번식시키는 것이다.

짐승도 역시 이 "잘" 살고, "잘" 키우는데 조금도 소홀함이 없고, 한편 생각해보면, 그야말로 올인하는 관점에서 본다면,
그 어느 인간보다도 자신의 생을 "잘" 살려 하고, 자신의 후손을, 강한 유전자를 가진 것으로 선택하고, "잘"키우는데 목숨걸고, 전력투구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오죽하면 사자는 새끼를 절벽에서 떨어뜨려 살아남는 놈을 키운다느니,
독수리는 절벽에서 새끼를 먼저 떨어뜨려 본다느니 하는 검증되지 않은 말로,
인간들에게 정신차릴 것을 경종 울릴 때, 이런 짐승들의 "잘"하려 애쓰는 모습을 빌어 교훈하기도 한다.



먹고 살만하게 된 요즈음, 언제 부터인가 웰빙 바람이 불고, 대량생산을 위해 진즉에 팽개쳤던 유기농으로의 회귀가,
앞서 가는 농부이고, 농사를 "잘" 짓는 것의 대명사가 되버린 것을 피부로 느끼는 세상이다.

세계가 일일 생활권으로 좁아지고, 산 넘어 장에 가던 것이 큰 일거리이던 세월이 변하여, 어느새 세계가 하나의 경제 공동체인 것처럼 되어, 중국 채소에, 칠레 돼지고기 쌈 싸먹는 세상이 되고, 경쟁력있는 상품을 "잘" 키워서, "잘" 살아보고자 하는 노력이, "잘" 사는 것에 대한 글로벌 스탠다드가 된지 오래인 세상이다.



세상이,
우물안 개구리에서,
알바트로스가 높이 창공을 날며 저 멀리 멀리 까지 볼 수 있고,
보이는 그 드넓은 세상을 삶의 영역으로 삼는 것 처럼 확장되어,

세상 사는 맛이 더해진 것은 분명하지만,

동시에,
무한 경쟁의 무대속에 내던져져,
"잘" 살아남기 위해서는 탁월한 경쟁력이 있어야 하고,
어떤면에서든지 비교우위에 설 수 있는, 내놓을만한 것이 있어야, "잘" 산다 소리할 수 있는 세상이 된 것 또한 사실이다.



웰빙바람이 지구촌을 뒤덮고,
한우도, 유기농 채소도, 하다 못해 애완용 곤충도,
"잘" 키워서 지구촌 시대에 앞서가는, "잘"사는 사람일 수 있어야 할텐데,

그럴수 있기 위해서,
자식을 "잘" 키우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 요즘의 앞서 가는,
몸종 엄마(?)와 기러기 아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먹기 위해 사는 짐승처럼,
자식을 "잘" 나가는, 경쟁력있는, 글로벌, 수퍼, 프레미엄 상품만들기 위해,
인생을 바치는 것이 자신의 운명이고 삶의 목적이고,

그것이 최고로 "잘" 사는 것인 줄 생각하는 사람들이 천지에 가득하고, 그렇게 생각하도록 부추키고,
그럼으로 발생하는 수요에 편승하여 벌어먹고 "잘" 사는 사람들도 천지에 가득한 세상이다.



한우 한마리 "잘" 키워 플러스 등급 받으면 훌륭한 축산인 이듯이,
자식을 세계유수의 대학에 넣어, 장래에 플러스 등급 받을 것이 확정적인 아이로 키우면, 아이를 "잘" 키우는 것일까?

"어려서 부터 공부, 공부하지 않고 키웠는데, 이렇게 세계최고의 대학에 들어가게 됬답니다!"라고, 자식 좋은 대학
갈 수 있게 키운 노하우를 인터뷰에서 자랑스레 말하는 부모의 인생은, 과연 "잘" 사는 것이라 말하는 것이 옳다할
것이며, 그것이 플러스 등급 받고 크게 흐뭇해 하는 한우농가 주인의, 한우 "잘" 키운 것과 어떤 다른 점이 있다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잘" 또는 "Well"이란 말이 범람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어떻게"는 범람하는데,
"무엇이" 잘산다는 의미이며, "왜" 잘 살지 않으면 안되는가에 대한,

본질에 대한 의문과 질문과,
그에 대한 숙고와 통찰은 보이지 않는 듯한 것이 문제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닙니다!"를 외치며, 누군가가 성적 때문에 비관자살이라도 하는 날이면,
성적순으로 인간을 평가하고 대우하는 사회풍조의 병폐를 대서특필하는 신문이,

평소에는 그 인간의 됨됨이나 추구하는바 철학과 윤리관과 가치관이 어떤지에 대한 검증은 없이,
성적 좋은 것을 대서특필 하고 있으니, 이야말로 정신분열증 유발에 특별히 효험(?)이 있는,
"이중 멧세지"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잘" 사는 것 보다, 오히려 "잘" 죽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고, 더 보람일 수 있고, 더 귀감일 수 있고,
더 "잘" 사는 것일 수 있음을, 지난해 어느 바보님(?)의 죽음에서 우리 국민 모두가 익히 경험한바 임에도,

금방 진짜 중요한 것은 잊고, 잊혀지고, 별로, 혹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고, 배설물에 남아있는 양분의 농도만
좀 다르게 할 뿐인 일들에 전심(?)을 다해 매달리고, 매달리게 만드는 세상 풍조가 염려스러운 것이다.



너무 "잘"(웰빙)을 생각없이 부르짖고 추종하다가,

조건이 맞으면 "잘" 번식하며 살고,
조건이 맞지 않으면 스스로 생명현상을 중지시킬 수도 있어,
지구생태계에 진짜 "잘" 적응(?)하고 있는 바이루스가 진짜 웰빙인 것으로 생각하고,
그 바이루스의 경지에 이르기를 소원하고, 닮기 원하는 인간이 될까 걱정하는 마음이 드는 것이다.



"잘"이 중요한 것은 부인할 이유가 없겠으나,
그 "잘"이 단지 기름기 흐르는 살진 생존만을 의미하고, 향한 것인지, 인간다운 삶의 가치와 의미를 향한 것인지,
그 "잘"이 지향하는 방향이, 어디이고, 무엇인지에 대한 숙고와 각성이 겸비된 "잘"이어야 할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0ㅅㄱㄷㅈㅊ충국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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