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바뀌면, 삶이 바뀐다!@#$+0ㅅㄱㄷㅈ충찬

정광설 2011.04.28 08:33 조회 수 : 647

중 1 때 부터 무던히도 속을 썩이던 딸이다.

술에, 담배에, 가출에, 등교거부에,
학생이 할 수 있는 모든 레파토리의 속썪임이 충만(?)했던 딸이었다.

결국 대안학교로 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그냥 저냥 정신차려 검정고시로 대학에는 겨우 들어는 갔는데, 여전히 담배를 못 끊고 있는 것이다.


너무 너무 바뻐서,
진저리치게 마음에 안드는 시어머니에게 딸 아이를 아주 어렸을 때 몇 달 또는 몇 년 맞겨둔 적은 있었지만,
그것은 내가 여러 곳에 벌려 놓은 교육사업이 너무 바쁘고 잘되서 어쩔 수 없이 그랬던것이지,
속마음으로는 결코 그런 무경우하고, 4대독자인 아들(남편)만 과잉보호하며,
그런 귀하신 아들을 내가 하는 교육사업에서 운전이나 집 관리 같은 허드레 일 밤 늦게 까지 시킨다고,
날 마냥 나쁜 년으로만 몰아부치는 몰상식한 시어머니에게 아이를 맞길 마음은 없었던 것이다.

남편도 자기가 일 중독이라 시키는 일만해도 될 것을 이리 저리 뒤꼍까지 들쑤시고 다녀서,
자기 피곤하고 우리를 괴롭게하는 것이지, 내가 꼭그렇게 시킨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아이를 시댁 식구들이 싸고 돌면서 어찌나 나를 욕하며 세뇌를 시켰던지,
그 아이에게 바라는 게 뭐냐고 상담 선생님이 물으니,
"할머니도 좋고 아빠도 좋은데, 엄마는 재수 없고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고 했다니,
"나를 얼마나 나쁜 여자로 몰았으면,
애가 그렇게 까지 저를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치는 나를 그렇게나 싫다고 표현을 했을까?"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미리 와서 아이의 진단과 앞으로의 치료 방향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앞으로 딸 아이를 맞길 생각인 정신과 의사에게 통보(내용상으로는 "내가 생각하고 원하는 대로 아이를 보고 판단하고 진단하고 치료적 조치를 취하세요!"라고 지시하고 있다.)하고 있는 것이다.


말씀을 들으면서,
자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시간 여유가 있을 땐 데리고 있다가, 일이 바뻐서 아이가 걸리적(?)거릴 땐,
누군가에게 맞기는 애완동물(?)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 구분이 어려움을 느꼈다.

그러면서도 어떻든 자식과 가족을 위해 헌신적인 엄마의 생활태도로 미루어 볼 때,
아이가 문제가 있긴 있을 것이란 선입견(엄마의 무의식적 의도의 성공증거?)이 생기는 것 또한 어쩔 수 없었다.


일장연설과 같은, 문제 딸에 대한 통보를 하고간 몇시간 후에,
그 문제의 딸을 데리고 와서는,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대기실 소파에서 식사를 못하고 왔다고, 다른 환자랑 보호자들이 보고있는 것은 아랑곳 없이,
사가지고 온 빵으로 소파 위에다 먹자판을 벌리고 있었다.(의사생활 36년 동안 병원 대기실 소파에서,
그것도 병원에 처음 온 사람이 점심 먹자판 벌리는 것은 처음하는 경험이었다.)


어떻게 왔냐는 질문에 생글거리며 "담배 끊으려고 엄마가 오자해서 왔어요!"라고 이야기 하는 딸은,
천진무구한 것인지, 병식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요즘 세상의 자유분방한 풍조를 앞서 갔을 뿐인 보통의 사람인지에 대한 구분이 잘 안됐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엄마가 미리 와서 그렇게도 열심히 나에게 주입시키려 했던 그런 문제를 풀풀 드러내는 상태는 아니라는 것이다.
엄마의 고자질(?)이 없었다면 깜찍발랄한,
어려서 자칫 겻길로는 들어섰었지만,
품성 자체는 크게 왜곡되고 오염되지 않은 사람으로 충분히 여겨질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긍정적으로, 비록 깊은 통찰력은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밝은 모습을 보이며 담배도 끊고 조신(?)한 숙녀로의 회복을 선포하는 딸의 모습을 보며,


"결코 일부러 상황을 부정적으로 볼려고 고집할 것 같지는 않은 엄마의 시각과,
의사인 내가 보는 시각의 이렇게 큰, 그 편차의 원인이 어디에 있을까?"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엄마의 "내 생각은 옳다!"는 편견 때문일까?
아니면 "나는 경험 많은 정신과 의사야!"라는 편협된 내 생각 때문일까 헷갈리는 마음이었다.


그리곤 오늘 아침 "마음이 바뀌면, 삶이 바뀐다!"는 말씀을 접하고,

"그렇구나!",

"엄마는 과거부터 경험해오던 딸을 보고 있고,
나는 어제 만났을 때의 그 딸을 보고 있는 데서 차이가 있을 수 있겠구나!", 

"엄마는 오늘의 모습에 과거의 모습이 겹쳐져 형성된 딸의 '시공간 퓨전상(?)'을 보고 있고,
나는 엄마의 마음에 남아 있는 딸의 과거 모습이 배제된,
단지 지금의 밝고 맑고 화사한 현재의 모습을 보는 것이고,

그 차이는 딸의 마음이 바뀐데 원인이 있을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만나면서 경과를 보면 드러날 일이겠으나,
"마음이 바뀌면, 삶이 바뀐다!"는 말씀이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아침이다.



진료 현장에서 흔히 들어왔던,
"뭐가 좀 바뀌어야 내 마음도 바뀔 것 아녜요!"라면서,
누군가를 원망하고, 조건과 환경을 탓하던 사람들이,
크게 귀담아 들어야 할 말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 마음의 변화가 먼저!"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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