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의 밤

정광설 2017.04.04 12:02 조회 수 : 60

[ 불면의 밤은 불편한 밤이지 두려운 밤이 아니랍니다! ]

요즈음 갑자기 "선생님! 설마 저 그 수면제 주시는 거 아니죠?"라고 묻거나, 딸이나 가족이 전화해서 의심 가득한 목소리로 "우리 엄마 주시는 수면제가 요새 티비에 나온 그 약 아닌가요?"하고 묻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필자가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수면제의 폐해에 대해 일반대중에게 왕창 겁(?)을 주는 데 성공적(?)인 프로가 방영된 것을 보고 하는 걱정이고 문의였습니다.

그러면서 "그렇게 나쁜 약을 처방하는 당신도 나쁜 의사 아닌가요?"라는 의심이 바닥에 깔려 있는 말투처럼 느껴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아주 잘 드는 칼은 나쁜 것일까요? 아니면 그 칼을 잘못되게 사용한 사람이 문제일까요?"라고 되질문을 하면 고개를 갸우뚱하며 무슨 의미로 되묻는 지를 알아듣곤 하였습니다.

"의사로서 세상에서 제일 좋은 약이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누가 묻는다면 필자는 서슴없이 "아편이요!" 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그럼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약은 무엇인가요?"하고 묻는다면 이 때도 머뭇거림 없이 "아편이요!" 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문제는 약을 사용하는 사람에게 있는 것이고, 또 한 문제는 그 문제를 대하는 각자의 인식에 있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바로 알고 현명하게 대처하느냐 아니면 왜곡된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당황하며 괜한 문제를 야기하고 스스로 발전시킨 걱정과 염려에 사로잡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필자는 의사로서 의업을 수행한 지 40 년이 넘는 동안 불면증으로 인하여 사망하였다는 보고는 접한 적이 없었습니다.

수면이란 현상은 심리적, 신체적, 환경적인 여러 요인에 의해 아주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생명현상의 유지에 필수적인 생리적 현상입니다.

물론 병적인 수면장애가 있긴 하지만 일반인이 불편해 하는 대부분의 불면은 병적이라기 보다는 소위 수면위생이 잘못 관리되어 나타나는 경우입니다.

쉽게 표현하면 수면을 방해하는 여러가지 잘못된 인식과 버릇으로 인하여 자신은 잠을 잘 자려고 노력한다는 것이 실제 효과는 잠을 방해하는 결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잠을 방해하는 요소 몇 가지를 생각해 본다면;

1) "맛있게 푹 자 야 제대로 잔 것이다!"는 망상(?)에 집착하는 왜곡된 인식입니다:
   맛이 있어야 음식인 것이 아니라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에너지를 함유한 것이 음식인 것     처럼, 맛있게 자야 잠을 잔 것이 아니라 생명을 유지하기 위하여 몸이 그리고 뇌가, 그     것도 뇌의 일부분에 해당하는 대뇌피질이 쉬는 것이 잠인 것입니다.

   따라서 비록 흡족하진 않았어도 몸을 쉬키고 뇌의 활동이 쉬면 비록 의식이 없어지는 잠     상태에 빠진 것은 아닐지라도 그것이 어느정도 잠의 효과가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 점     을 기억하고 너무 "잘 자야 한다."는 생각에 집착하지 말아야 합니다.

2) "빨리 내 맘에 쏙 들게 잠에 빠져야 한다."는 망상(?)입니다. :
   어느 연구에 의하면 잠들려고 누워서 잠이 들 때 까지 걸리는 평균시간이 15분이라는      보고가 있습니다. 베개에 머리를 대기만 하면 곧 바로 잠이 드는 것은 별종(?)이고 특별     히 축복받은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것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왜 빨리 잠이 안드      냐?"고 스스로 잠드는 모습을 확인하려고 열심히 관찰(교감신경을 흥분시키는 효과)하는     것이 오는 잠을 쫒아 보내는 결과를 낳는 것입니다.

3) 잘 자려고 냅다 운동을 한다든지, 배가 많이 부르게 야식을 먹는다든지, 잠들기 직전 까     지 재미있거나 흥분되거나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예민해지는 일에 몰두하다가 탁 접고 "     빨리 자야지!"하고 눕는 등의 버릇들을 들 수 있습니다.

잠을 잘 들게 도와주는 것들은;

1) 잠자리에 들 때 "자자가 아니라 쉬자다!" 라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잠이라는 현상은 자신의 노력에 의해 쟁취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저절로 의식이 없는 잠이라는 상태로 접어드는 자연적인 현상입니다. 따라서 잠 들려고     용쓰며 노력하면 할수록 잠은 달아나는 법입니다. 그냥 잠이 들기 쉬운 자세를 유지하며     쉬고 있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잠이라는 몸과 뇌의 휴식상태로 빠져드는 것입니     다.

2) '빈익빈 부익부'라는 말처럼 밤에 잠을 잘 자는 사람은 낮잠을 자도 되지만 불면에 시달     리는 사람은 낮잠 잘 자격(?)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밤에 잘 못 잦으니 낮에      잘 수밖에 더 있냐?"고 말하지만 그럴수록 밤잠을 더 설치게 됩니다. 우리 몸의 생체리     듬, 생체시계 체계에 혼란이 오기 때문입니다. 낮에 누워만 있어도 잠의 효과가 있어 밤     의 잠시간을 갉아먹는 결과를 낳게 되는 법입니다.

3) 오후 4시에서 6시 사이에 햇볕을 받으며 한 시간 정도 걸으면 수면에 큰 도움이 됩니다.

4) 저녁 식사 때에 양파와 꽃상추를 넉넉히 많이 먹고, 저녁 식사 후 한 시간쯤 되어서 바     나나 한 개와 미지근한 우유 한 잔을 먹으면 수면에 도움이 됩니다. 대추 차도 도뭄이      됩니다.

이런 저런 이론과 방법이 있겠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잠이라는 생리적 현상에 대한 가치를 지나치게 과대평가해서 마치 잠을 잘 못자면 금방 죽기라도 하는 듯, 인생이 망가지기라도 하는 듯, 온통 그날 저녁 잘 자기 위한 생각에만 하루 종일 몰두하다가, 혹시나 했다가 역시나 하는 생활이 반복되며, 마치 '잠 잘 자기 위해 사는 사람'처럼 되어서, 불면이 우리가 살면서 겪을 수 있는 이런 저런 불편 가운데 한 가지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마치 자신의 인생을 망치는 무섭고 두려운 것으로 받아들이고 미리 겁을 내는 마음가짐이라 생각됩니다.

불면의 밤은 비록 불편할지언정 두려운 대상이 아님을 기억하고 "잠이여! 올테면 오고 말테면 말아라! 나는 눈 감고 쉴란다!"라고 생각하며 눈 감고 편히 쉴 수 있는 여건을 허락하심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모두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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