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호흡 증후군 @ #+ㄱ0

정광설 2003.04.18 17:29 조회 수 : 2064

며칠 전 아는 분이 전화를 하셨다.


집안 조카가 쓰러지는 병이 생겼는데, 온갖 검사를 해 봤어도 병명은 안 나오고,
걱정이 되서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는 전화였다.
일단은 병원에 들리도록 권유하였다.



"몇살?"
"10살이요."
안경을 쓴 예쁘고 깜찍하고 야무진 인상을 주는 소녀였다.


불안한 모습으로, 떨리는 목소리로,
엄마가 딸이 쓰러지던 상황을 설명하는 동안,
소녀는 가만히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엄마의 확인에 고개만 끄덕이고 있었다.


"애가요, 갑자기 손이 뻣뻣해지면서 뒤틀리고 그냥 드러 누워요."
"요번 학기말 성적이 안 좋았어요. 항상 1등이었는데,
생각 밖으로 떨어져서 언니, 동생보다 못 나왔어요."


"애가 보통내기가 아녀요. 항상 완벽하려는 형이죠.
설겆이도 애가 다 한다니까요."



뇌파 검사를 실시하였다.  
숨을 깊이, 빨리 쉬게 하는 과호흡 유발 검사에서, 약간의 이상 소견이 발견 되었다.


이것보다 더욱 확증적인 것은,
병원에 달려오게 했던 바로 그 증상이, 과호흡 1-2분 안에 재현이 된 것 이었다.


신기한 듯 바라보는 모녀에게,
과호흡 증후군의 원리와 증상이 생기는 과정,
응급처치 요령 및 소량의 약을 투여하여 좋은 성과가 있었다.



요즈음 이와 유사한 증상을 갖고 있는 환자를 비교적 자주 접할 수 있다.


30-40대의 여성으로 여기 저기 불편함을 호소하고,
부부갈등, 고부간의 갈등이 있으면서,


자주 손발이 저리고, 흥분하거나 언쟁을 할 때,
몸이 굳으면서 쓰러지는 현상을 경험했다면,
일단은 과호흡 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런 현상은,
갑자기 숨을 자주 몰아 쉬면, 피 속의 탄산가스가 빨리 배출되어,
혈액이 일시적으로 알카리 상태로 기울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런 환자들의 심리적인 측면을 살펴보면,
그 배경에는 공포, 불안, 동통, 분노 등이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드시 신경증적인 사람에서만 나타나리라는 선입관은 배제 되어야 한다.
누구나 이러한 정서 상태에 오래 노출되면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이 때 치료는 무엇보다 증상이 생기는 원리를 이해하고,
침착하게 스스로 과호흡을 조절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정신 치료를 통하여, 스스로에게 내재되어 있는 정서적 갈등을 해소하고,
처해져 있는 어려운 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근본적 해결이라 볼 수 있다.
















steelblue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4-03-13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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