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담을 하다보면,

스스로 미리 진단을 다 내려놓고,

묘방만 "척"하고 가르쳐 주기만  원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스스로 내리는 진단 중 흔히 접할 수 있는 게 '강박증'이라는 것이다.

"내가 강박증이 있습니다. 약 먹으면 치료될까요?"하고 묻는다.

이야기를 좀 더 깊이 나누다 보면,

강박증이라고 까지 진단을 내릴 정도는 아닌데도,

스스로를 강박증 환자로 생각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강박장애는,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원하지 않는 어떤 특정한 생각이나 행동이,

계속 반복되는 증상을 주로하는 정신적 장애를 뜻한다.

본인은 그 생각이나, 행동이 불합리함을 알고 있고,

따라서 어떻게 해서든 그 생각을, 그 행동을 안하려고 노력하는데,

억제하려고 노력하면 할 수록, 불안은 증대되고,

결국 그러한 생각, 행동에 다시 빠져들게 되고, 헤어나질 못하게 되는 것이다.



교육수준이 높아지다 보니,

자칫 비슷한 경우에도 강박장애라고 쉽게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러나 정상인에서도,

이러한 강박증상은 다양하게, 흔히 나타나는 수가 있고,

이런 증상이 다소 있다고 다 강박장애는 아닌 것이다.



나에게도 그런 경험이 있다.

편지만 부치면, 꼭 되돌아가서,

우체통 주위로 떨어지지 않았는지 한 두번 확인하곤 했다.

나중에는 아예 우체통 입구를, 고개를 잔뜩 숙여 들여다 보면서 넣고는,

그래도 다소 찜찜하지만,

"내가 직접 보고 넣었는데..." 하면서 돌아서곤 하던 경험이 있다.

이런 정도의 강박증적 경향을,

곧 병인 것으로 스스로 진단하고,

그 스스로 내린 엉터리(?) 진단명(병?) 때문에 고민하다보니,

진짜로  병이 되는 수가 있다.



강박증이라 진단하기 위해선,

이런 강박사고나 행동이 의지와 관계없이 나타나고,

그 증상에, "이 생각이나 행동은 불합리한 것이야!"하고 벗어나려 저항하며,

이러한 불합리한 사고, 또는 행동으로 인해,

사회생활이나, 어떤 역할을 수행함에 있어서,

분명히 상당한 불편을, 장애를 초래할 정도라야 하는 것이다.



손을 몇번 씻는 것은 별 문제가 안된다.

손을 씻다 벌겋게 허물이 벗어져도,

학교도, 회사도 못가고, 아퍼 울면서도,

손씻기에 매달리는 경우 쯤 되어야 병이라 할 수 있다.



누구나 조금씩은 다양하게 있을 수 있는,

불편한 생각, 원치않는 생각,

다소 반복되는 행동이 다 강박증이란 병은 아닌 것이다.


























* steelblue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4-03-13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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