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문이나 TV를 보거나 또 주위를 둘러볼 때,

자기 몫을 주장하는 소리가 큼을 누구나 쉽게 느낄 수 있다.

당연히 보장되어야 할 권리를 늦은 감은 있으나,

이제라도 찾아야겠다는 소리들 인 것 같습니다.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설득력이 있기도 하나,

때로는 이럴수가 있나하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23살 된 청년이 면담을 요청해 왔다.

잔뜩 찌푸린 얼굴로 한참 고개를 숙이고 생각하다가,

갑자기 고개를 들고 눈에 힘을 준 채 빤히 바라보며 이야기를 해서,

좀 당황이 된다 할까 하는 심정으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삼수하는 학생으로,

사회로 부터, 가정으로 부터,

더 큰 것은 자신의 내면으로 부터 밀어닥치는,

압박감에 심한 괴로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공부를 잘해서 부모님 기쁘게 해 드리고,

사회에 공헌해야 되는 줄 왜 모르겠느냐,

그러나 집중이 안되고,

책만 잡으면 딴 생각이 나서 못하겠는걸 어떻하냐?

학원 강사의 강의를 듣노라면,

내용보다는 저런 사람도 강사인가 하는 생각이 들고...... 

나도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이다.

술이라도 한잔하면 부모님은 속도 모르고 야단만 치시니......

마음을 잡기 위해,

학원 등록한지는 며칠 안됐지만,

학원 그만두고, 여행이라도 한바퀴 돌고 왔으면 좋겠는데,

부모님들이 돈을 안주신다.

그동안 괴로워 술먹고 사고 몇 번 친적있지만,

이번엔 절대 그럴 마음 없는데, 이해를 안해 주신다는 것 이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느낀 것은,

부모님도 그리 경제적으로 넉넉한 편은 아니신듯 하고,

너무 공부만 강요하는 분들은 아닌 것 같았다.



"그래 그건 자네 생각이고,

자네가 부모님 입장을 이해할 생각은 안해봤나?"하고 물었다.

1-2분 정도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고개를 번쩍 들고 말하였다.

"내가 왜 부모를 생각합니까?

내리사랑 아닙니까?

부모는 내가 옳다고 생각한 것은 믿어줘야 되는 거 아닙니까?

나도  이 다음에 자식에게 그렇게 해주면 되는 것 아닙니까?"

말하는 태도로 보아,

또 그 뒤로 여러시간 진행된 면담을 통해 판단할 때,

청년의 그 말은, 그냥 홧김에 한소리로 보기 보다는,

진지한, 평소의 자신의 생각을 드러낸 것으로 생각되었다.

너무나 당연한 것을, 의사가 도움이 돼서,

부모님을 설득할 수 있도록 돕지는 않고,

그 무슨 소리냐 하는 느낌이 들었다.



'왜곡된 당연심리'의 특징적이고, 전형적인 예로 생각되었다.

부모자식 사이에서 뿐 아니라,

교우관계,

또는 배우자 사이에서도 이런 경우를 자주 접하게 된다.

"아내가 남편에게 곱살하게 대하는 것은,

적어도 한국사회에선 당연한 것 아니냐?", 

그전 날 술 먹고, 새벽 4시경 들어와서 한숨 자고 나서,  

바가지 긁는 아내에게 하는 소리이다.

"그럴수도 있는 것을,

자꾸 내 아내는,

아내의 본분에 어긋나게 잔소리가 심해 힘들어 죽겠습니다!

종교를 차라리 유교로 개종한다고,

아내에게 겁을 주니까 좀 조용해지던데요!"라고,

어떤 40대 중반의 남자 면담자는 말하기도 하는 것 이었다.

"기독교도이니 술먹고 외박이 문제지,

유교는 삼처, 사첩이 호걸에 속하는 것 아니냐,

아내도 이 말에는 찔끔하는 것 같았다!"는 것 이었다.



내 눈에 든 들보는 성격 탓이니 할 수 없고,

또  사회 분위기가 그러니 이해해야 되고,

죽도록 일해서 처자식 벌어 먹이느라 스트레스가 쌓여,

그거 풀다보면 그럴 수도 있는 것이니 그냥 놔두고,

네 눈에 든 티는 빼 버려서,

깨끗한 눈을 갖춰야 당연한 것 아니냐는 식으로 생각 되었다.



과연 나는 나하고 싶은대로 해도 되고,

상대는 당연히 나를 만족시켜줄 수 있어야 된다는,

이러한 왜곡된 당연심리가,

내 마음 속,

저 구석 어딘가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볼 필요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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