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서 결혼 했는데 갈등이라니, 말도 않돼!"

정광설 2008.04.29 13:49 조회 수 : 722



오랜 연애 끝에, 많은 반대를 극복하고 드디어 사랑을 이루어 결혼한 부부에게 있어서,
갈등은,   있어선 안되는 현상인가?
             있을 수 있는 현상인가?
             있어야 할 현상인가?


20대 중반의 주부가, 얼굴이 벌겋게 상기된 채 진료실에 들어와서도 분(憤)을 못 삭히는 것 처럼 씩씩거리며 말을 시작하였다.  

"지금 막 시골에서 올라온 길인데요, 어디로 가야 하나 생각하다가, 지난번 결혼전에 선생님과 상담한게 기억나서 왔어요.  선생님 저 어떻게 하면 좋아요?"하고, 울먹거리면서 털어논 이야기의 전말은 이런 것 이었다.

캠퍼스 커플로 만난 두 사람은, 대학 졸업하고 얼마 안돼서 양가 부모님의 축복 가운데 결혼을 하게 되었다.  
교육자로 명성이 자자한 시부모님은 은퇴하신 상태였고, 너무나 인자하시고 사랑 넘치는 분들이시라,
모시고 함께 살기로 했어도 전혀 걱정하지 않고 결혼하고는 시댁으로 바로 들어갔다는 것이었다.

역시 연애 시절 뵈었던 대로 자상하시고, 매사에 어린 며느리를 배려해 주셔서 너무나 행복한 신혼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시부모님 두 분이 말다툼을 하시다, 점점 심해지시더니,
시아버님이 접시를 막 집어 던지면서 시어머님에게 상스런 욕을 하시는 것 이었다.  

"어떻게 저럴 수가 있나?" 하고 어쩔줄 몰라 당황해서 우왕좌왕하고 있는데,
두분은 며느리는 아랑곳 하지 않고 난리 법썩을 떨며 계속 싸우는 것 이었다.


지금까지 인자하고 교양이 넘치던 모습은 간 곳 없고 서로 못잡아 먹어 으르릉 대는, 개 두마리가 싸우는 것 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나는 저들의 아들과 결혼했으니 누구(개새끼?)와 결혼한거지?"하는 생각이 드니까,
울컥 구토가 치밀면서 도저히 그 자리에 있을 수가 없어서 그냥 일단 대전으로 도망치듯 왔다는 말 이었다.


자기는 그럴 수 있다는 것을 도저히 상상할 수 없다는 말 이었다.
지금까지 성장하면서, 한번도 부모님이 싸우는 것을 본적이 없었단다. 상상해 본 적도 없단다.  


그런데 존경받는, 교장으로 은퇴한 시아버님이 육두문자 써가며 욕을 마구 하고,
이에 질세라 맞상대 하는 어머님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고,
이런 개같은 집안이면서도 나를 속인 남편도 너무 밉고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는 말 이었다.
아직도 흥분이 가시지 않아, 말을 하면서도 얼굴이 뻘개서 씩씩거리며 이야기 하고 있었다.


"댁의 부모님께  문제가 있는 것 아닐까요?"하고 내가 이야기 하니,
깜짝놀라서, "아니 이 무슨 자다가 일어나 봉창 두드리는 소리냐!!"는 듯 나를 바라보는 것 이었다.


"부부가 서로 싸우지 않고 말로 상의하며, 모든 것을 원만히 해결해 나갈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게 어디 될법이나 한 말이냐. 세상에 싸우면서 정든다는 말도 있듯이, 부부가 살면서 어찌 의견 충돌이 없을 수 있겠으며, 모든 충돌의 경우에 항상 이성을 절대로 흐뜨리지 않고 점잖게 대화로만 풀 수 있다는 말이냐.  


또 중요한 것은,
지금 당신의 경우에서 바로 드러나듯 사람이 싸울 수도 있고, 그리고 그것을 잘 마무리 하고 화해하고,
그 사건이 계기가 되어 그 후로는 서로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
관계가 회복되는 것을 보여 주며 산 교육을 시킬 책임이 부모에게 있는 것이다.  


댁의 부모는,
아마도 두분이 싸우는 것을 자녀들에게 속이고, 몰래 자녀들 안보는데서 싸우셨을지 모르겠다."라면서,  
한참 얼르고 달래서, 대화를 통해 남편에게로 돌아갈 수 있게 한 적이 있었다.


부부간의 갈등이란, 부딪침, 어려움, 괴로움, 벽등,
새로운 형태의 삶을 시작하면서 있을 수 있는 여러가지 어려움을 의미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갈등을, 바라보고, 접하는 자세에 따라,  
대응, 대처 방법이 달라지고, 그 후의 느낌, 보람, 의미도 달라지게 될 것이다.


부부란, 서로 다른 가정에서,
가치관, 교육 배경, 정서의 차이는 말할 것도 없고,
어느 여성은, "자신과 남편은 삶의 목표가 달라요!"라고 할 정도로 엄청난 차이를 이미 갖고 만나는 것이다.
이러한 차이를 가진 상태로 만나서, 공동 운명체로서 이제 한 배로 인생 여행을 시작하는 것이다.  
인생이란 바다에서 둘이 합심하여 항로를 연구하며 구원의 항구를 향해 나아가는 항해를 시작하는 것이다.


이것이 결혼이고, 부부인 것이다.


따라서,
부딪침은 이미 있는 것과 같은, 예약돼 있는 것과 마찮가지인,충분히, 당연히 기대 되어야 할 상황인 것이다.
둘이 만나서 적당히 간격을 두고 산다면, 그게 무슨 공동 운명체란 말인가?


둘이 만나서, 서로 하나 되기 위해, 서로에게 파고 들어 가다 보면,
뿌리가 가슴을 파고드는 아픔, 이미 형성된 가치관의 다름으로 인한 부딪침과 아픔은,
상대를 이겨 굴복시키고자 함이 아닌, 서로를 보다 더 자세히 알기 위한 부딪침은,
당연히 있을 수 밖에 없고, 꼭 있어야만 하는 것 아닐까?


갈등이 없길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슬기롭게 극복함으로서,
서로를 바로 알아가는 노력에, 전력을 다해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0ㄱㄷㅈ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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