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주면 믿을래?"

정광설 2008.04.24 00:03 조회 수 : 647



직원을 어떻게 믿고 모든 것을  맞길 수 있냐고, 감시 카메라를 알게 모르게 설치해 놓고는,  
마음에서 우러나는 충성을 기대한다면 한마디로 웃기는 얘기가 아닐 수 없다.


너를 어떻게 믿냐고 금방 말해 놓고는, 얼마되지 아니하여, "아니 그래서 나를 못믿겠단 말야?"소리치면서,
자신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배신감을 토로한다.


"자식을 어떻게 믿어. 그저 노후엔 돈이 있어야 돼! 보험이 최고야. 노후 보험 들어! 빨리!"라고 말하면서,
자식들이 신경 안 쓴다고 삐져서 한숨만 쉬고있다.


"자식을 어떻게 믿고, 그 고생해서 번돈을 다 준다고 그래.  유언장에 써.  한푼도 유산 안준다고. 
키운걸로 끝 이라고.  매년 새해 인사 오면 그때 마다 얘기 해. 아예 유산은 꿈도 못꾸고 포기하도록!"하고는,
"그래도 그렇지 유산 안준댔다고 세배도 안와?"라고 자식들이 새해 인사 안 온다고 노여워 한다.



믿음이 뭘까?

뭐가 믿음일까?

나는 누구를 믿고 있는가?

나는 무엇을 믿고 있는가?



많은 관점에서의 접근과 분석이 가능 하리라 생각한다.  
진료현장에서 경험한 것을 한가지만 말해 본다면, '자기 신뢰'가 곧 타인에 대한 신뢰라는 생각이 든다.
남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신을 믿지 못하고, 자존감도 매우 낮다는 사실이다.  


"다 자기 같은줄 아네!"라고  말하듯, 진짜로 다 자기 같은 줄 알고 그래서 못 믿는 것 같다.  
왜냐하면, 자기도 그런 상황이라면 어떨지 자신이 없기 때문인 것이다.


바람피운 전력이 있는 남편의 의처증은 특히 치료가 어려움을 경험하는데,
그 외도 경험있는 남편들이, "선생님은 몰라서 그러는데..."하고,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한 추리(?)를 전개하기 시작하면 말릴 수가 없다.


결론은,
나도 그래서,
나도 나를 못 믿겠는데,
남을 어떻게 믿느냐는 것이다.


믿음은,
누가 나로 하여금 상대를 믿을 수 있게 해서 믿을 수 있는게 아니라,
내가 믿는 것 이라고 생각해 본다.


아니 믿으려고 노력한다는 표현이 더 비슷한 설명일 수 있겠다.
내가 믿을려고 노력하면서, 믿을만 한 건덕지를 찿는 것이지,
"믿게 만들어 봐!"하고 쳐다보면, 이래서 믿을 수 없고 저래서 도저히 믿어줄 수가 없다고 말하게 되는 것이다.


믿음은 내 안에 바른 가치관이 자리잡고 있고, 사랑과 포용의 마음으로 상대를 대할 준비가 되어 있고,
내가 나를 사랑하듯, 너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랑의 기준이 분명하고,  
자신이 존귀한 존재임을 깨닫고, 상대도 나와 같이 존귀한 존재이며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임을 인정하고,
그렇게 대접할 수 있을 때,  진정으로 누군가를 신뢰 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자만이 아닌, 진정한 의미의 자존으로 충만할 때, 비로소  참된 신뢰관계의 형성이 가능케되고,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더욱 아름답게 변화시키는데 이바지할 수 있게되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누릴 수 있으리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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