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에 강의 나갈 때 얘기다.
학생들에게 어떤 주제에 대한 생각을 질문하면,
영민한 친구들 이라서 인지 귀신 같이 그럴듯한 대답을 하는데,


가만히 들어보면 그 대답이 정작 본인의 생각이라기 보다는,
그 주제에 대하여 자신이 알고있는 지식을, 기억창고에서 끄집어 내어서,
잘 나열하고 조합해서 내 보이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기억 말고, 자네 생각을 얘기 해봐!" 하면,

"싫컷 얘기했는데, 뭘 또 얘기하래지? 정신과  의사라 좀 이상한가?"하는 눈치로 멀건히 쳐다 보고 있기 일 수 였다.


기억은 '나(我)'가 아니다.  생각이라야 '나(我)' 인 것이다.


기억이라는 저장된 정보를,
나의 철학과 가치관으로 잘 소화시켜  나의 자유의지에 의해 다시 배합할 때,
단순 기억의 회상과 나열이 아닌, 내 생각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러자면 골치가 아플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기억은 책임이 없지만, 생각은 책임이 있는 것이,
생각을 말하며 산다는 것을 골치 아프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기억 회상의 능력적인 면으로 이야기한다면,
어떤 사람도, 제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가장 시원찮은 컴퓨터를 능가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제아무리 좋은 수퍼 컴퓨터일 지라도, 어린아이의 유치한 정도의 생각도 할 수 없는 것이다.


어제 모임에서다.
선배분께서 다섯살짜리 손녀에게 놀란 이야기를 하셨다.
손녀 말이, "할아버지!  강아지는 짐승이라 말을 못해요. 그래서 가슴으로 말해요."하더란다.


컴퓨터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겠나? 컴퓨터가  이런 말을 할 수 있겠나?


사람은 생각을 말 하고 살아야 한다.  
생각을 말하고 살아야 비로서 사람일 수 있는 것이다.


입에서 나온다고 다 말이 아니다.  생각하고 말을 해야, 생각을 말해야 말인 것이다.


골치 아프다고?
그래도, 골치 안 아픈 컴퓨터가 돼서야 되겠는가?


특히 가까운 사람에겐,
더욱 조심해서  '생각해서 하는 말'을 하고 사는 사람이라야 할 것이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 갚는 법이다.  
사려 깊은 말한 마디의 효용은, 그 가치가 참으로 크다할 수 있을 것이다.
정말로 개인을, 공동체를, 사회와 국가를, 살지게 할 수 있는 양질의 비료, 말비료 일 수 있는 것이다.


'말 비료'는 아내를 행복하게 하고,
내가 속한 공동체를 아름답게 바꾸고,  
우리의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지름길 일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오늘 하루 동안,   어떤  '말 비료'로  만나는 사람들에게,
유익과 행복을  줄 수 있을 것 인가를  '생각'하며 출근 길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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